윈도7 기술지원 중단 D-8개월.. "MS 비켜" 국산 OS 뜬다

남도영 기자 2019. 5. 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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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윈도7' 기술지원 앞두고 공공부문 '개방형OS' 도입 잰걸음
'하모니카'·'구름'·'티맥스' 등 국산OS 수혜 기대
국내 SW기업 티맥스오에스의 '티맥스 OS'© News1

(서울=뉴스1) 남도영 기자 = 오는 2020년 1월부터 '윈도7' PC 운영체제(OS)의 무상 기술지원이 끝나면서 그동안 기를 펴지 못했던 '국산 OS'들이 반사이익을 누릴지 주목된다. 'OS왕국'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막대한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며 끌려다니던 공공기관들이 앞장서 국산OS 도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현재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지자체, 학교 등 전체 공공부문에서 윈도7 교체에 드는 비용은 약 78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공공부문에서 사용하는 윈도7 PC는 작년 말 기준으로 245만대에 달한다. 대부분 윈도7 라이선스가 귀속돼 있어 OS 교체를 위해선 PC까지 함께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내부업무에 사용하는 전자정부시스템들이 윈도7 전용으로 만들어져 이를 업그레이드 하거나 다시 개발하는 비용도 든다.

윈도7 기술지원이 종료되면 가장 시급한 문제는 '보안'이다. 새로운 보안 취약점이 발견돼도 보안 업데이트 등을 할 수 없어 해킹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윈도7을 사용하는 PC를 방치할 수 없어 당장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윈도 종속 탈피하자"…'개방형OS'로 교체 추진

지난 2014년 '윈도XP' 기술지원 종료 당시에도 대응에 골치를 앓았던 행안부는 이번 기회에 윈도에 종속된 PC 운영체제를 '개방형 OS'로 바꿔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개방형 OS는 리눅스 기반으로 개발돼 소스코드를 공개하는 OS를 말한다. 윈도가 독점하는 환경에서 벗어나 예산도 절감하고 특정 기업에 대한 종속도 탈피하겠다는 의도다.

행안부는 올해 각종 보안 소프트웨어(SW)와 주요 웹사이트, 주변기기 등에 대해 개방형 OS와의 호환성을 검증하고 개선작업을 추진한다. 이후 2020년 행안부 내부를 시작으로 안정성을 검증해 2021년 전 행정기관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공공기관에 적용될만한 개방형 OS로는 먼저 정부 주도로 개발된 '하모니카OS'와 '구름OS' 등이 꼽힌다. 또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티맥스가 리눅스 커널 기반으로 개발한 '티맥스OS'도 공공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하모니카OS'는 2014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도해 개발한 개방형 OS다. 하모니카OS의 배포와 관리를 맡고 있는 인베슘에 따르면 현재까지 11만6000여건의 누적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고 있다. 국방부, 병무청, 경찰청, 농림부, 학교 등 공공부문에서 활용한 사례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아직 보급률은 미미한 수준이다.

'구름OS'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산하 국가보안기술연구소가 2015년부터 개발해 온 개방형 OS다. 군이나 검찰, 경찰 등 높은 보안성을 요구하는 기관에서 활용하기 위해 개발됐다. 2017년 '구름 1.0'이 공개됐고, 최근 '구름 플랫폼 개발포럼'에 참여하고 있는 한글과컴퓨터 주도로 구름OS를 육군본부 지상전술C4I체계에 도입하기 위한 기술개발 과제가 시작됐다.

'티맥스OS'는 리눅스 기반에 자체 개발한 그래픽 유저인터페이스(UI) 윈도용 SW 호환 기능을 더한 게 특징이다. 티맥스오에스가 300여명의 개발 전담인력을 두고 있기 때문에 기술지원이나 유지보수 등 사후관리가 용이한 장점이 있다. 다만 상용 제품으로 개발돼 정부가 정의한 개방형 OS에 부합하는 지는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

◇국군 '사지방'·우본 '망분리' 사업에 국산 OS 도입

국산 OS가 공공부문의 윈도 종속을 탈피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어떤 OS가 주도할 지는 현재 추진 중인 국방부의 '사이버지식정보방 클라우드컴퓨팅 환경개선 사업'과 우정사업본부의 '클라우드 기반 인터넷 망분리 서비스 도입' 사업이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국군 장병들이 이용하는 사이버지식정보방의 PC 2만5000대를 교체하면서 절반은 상용 OS를, 나머지 절반은 개방형 OS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 우정사업본부는 인터넷 망분리 사업을 통해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을 도입하면서 윈도10, 티맥스OS, 리눅스 등 세 가지 OS를 동시에 사용할 계획이다.

최근 클라우드 기반의 웹오피스가 확산되고 '엑티스엑스' 등을 거둬내며 웹 호환성이 높아지면서 개방형 OS 도입에 유리한 환경이 되고 있다. 다만 개방형 OS 도입은 아직 검토해야 할 사항도 많다. 개방형 OS를 사용하면 윈도 OS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라이선스 비용을 아낄 수 있지만, 유지보수 등을 위한 전담 지원조직이나 용역 서비스가 필요하다. 리눅스 환경에 익숙하지 않는 공무원들이 개방형 OS를 사용하면 기술지원 수요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한 SW 업계 관계자는 "공공부문의 개방형 OS 도입 확산은 윈도 종속성을 탈피하고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며 "다만 숨어있는 비용이 클 수 있기 때문에 단계별로 도입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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