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금지명령'에 LG유플러스 5G 전략 '적신호'

이경탁 기자 2019. 5. 2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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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거래 금지명령’으로 화웨이 통신 장비를 도입한 LG유플러스의 5세대(5G) 이동통신 전략에 적신호가 켜졌다.

LG유플러스 사옥 전경. /LG유플러스 제공

화웨이 통신 장비는 인텔, 퀄컴 등 미국산 부품 의존도가 큰데, 앞으로 이를 공급받지 못하면 원활한 제품 생산과 유지보수가 어려워진다. 화웨이 통신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도 타격을 받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네트워크 장비·스마트폰 개발을 위해 미국산 부품과 소프트웨어(SW)에 의존하고 있다. 화웨이의 92개 핵심 협력사 중 33곳이 미국 기업이다. 인텔·NXP·퀄컴·브로드컴 등 반도체 기업과 마이크로소프트(MS)·오라클과 같은 소프트웨어(SW) 기업이 포함된다.

화웨이가 미중 무역전쟁의 중심에 놓인 셈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월 15일(현지 시각) "외부 위협으로부터 미국의 IT 기술과 서비스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롭게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라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는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불가능해졌다.

일부 미국 동맹세력이 ‘화웨이의 5G 시스템을 도입하지 말라’는 미국의 권고를 무시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대표적인 예다. EU 집행위원회는 올해 3월 회원국에 미국·호주·일본이 중국 화웨이의 5G 시스템 도입을 금지한 선례를 따르도록 요구하지 않았다.

미국의 조치가 장기화할 경우 싫든 좋든 화웨이 장비를 배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중국 정보당국과 연관돼 화웨이 5G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안보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고 수차례 경고했다.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 LG유플러스는 일단 상황을 더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아직 미국의 조치가 LG유플러스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5G 장비 조달에도 당장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 기업들에게 직접적 타격이 올지는 아직 여러 단계의 가정이 필요한 만큼 LG유플러스가 적극적 대응에 나서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LG유플러스는 서울·수도권·강원도 지역에 화웨이 5G 장비를 통해 기지국을 구축 중이다. 장비 공급에 당장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파산 위기에 몰렸던 ZTE의 전철을 밟는다면 새로운 전략을 찾아야 한다.

미국 정부로부터 스파이 혐의를 받던 중국의 또 다른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ZTE는 2018년 6월 13억달러(1조5500억원)의 벌금과 경영진 교체를 조건으로 미국의 제재에서 벗어난 바 있다.

더군다나 2022년까지 5G 전국망 구축 완료를 목표로 한 LG유플러스는 5G 커버리지(수신가능지역)에서 SK텔레콤과 KT와 비교해 뒤처진 상태다.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LG유플러스는 전국에 2만여개 기지국을 설치했다. SK텔레콤과 KT는 같은 기간 3만개 이상의 기지국을 구축했다. 화웨이 이슈가 장기화할 경우 삼성전자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화웨이가 5G 시장 공략이 힘들어질 경우 관련 장비 시장은 삼성, 노키아, 에릭슨의 3강 체제로 구축될 전망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화웨이의 추격을 막을 수 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역전쟁이 단기간 해결되지 않을 시 화웨이 장비 구매를 했거나 고려했던 기업들도 삼성 등 타사 장비로 대체하는 것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미국의 조치를 예상했다면서 독자적 부품 개발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의 조치로 (제품) 생산에 영향은 있지만, 반도체 등 고성능 부품의 조달처를 변경하는 문제는 이미 준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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