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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빚 없이 출발하라" 477억 기부 뒤에는 '이것'이..

김성은 기자 입력 2019.05.21. 11:43 수정 2019.05.21. 13:13
美 흑인 기업가 로버트 스미스의 '통 큰 기부' 뒤 외신들, 그의 삶 집중 조명..모교에 5000만달러 쾌척·빌앤멜린다 재단에도 전재산 기부 '약속' 등
/사진=모어하우스 칼리지, 로이터

지난 주말, 미국 한 사립대 졸업 연설식에서 학자금 빚을 갚아주겠다며 477억원을 깜짝 기부한 기업인 뒤에는 매달 25달러씩 꼬박꼬박 미 흑인대학 펀드에 보내던 어머니가 있었다. 뉴욕타임스는 이 독지가에 대해 "이번 기부가 처음은 아니지만 '일요일의 선물'과는 필적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비스타 에쿼티 파트너스(Vista Equity Partners)의 대표이사 로버트 프레드릭 스미스(만 56세)는 애틀랜타에 위치한 모어하우스 칼리지 졸업식 축사 연설 말미에 "우리는 당신의 버스에 연료를 조금 넣으려고 한다"며 "우리 가족은 학생들의 대출을 없애주기 위한 보조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의 뜻이 올해 이 학교 졸업생인 약 40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총 4000만달러(477억원)에 달하는 학자금 빚을 모두 갚아주겠다는 걸 알게된 졸업생들은 환호를 터뜨렸다.

"빚 걱정 말고 세상에 나가 일하라"고 격려해 준 이 기업인을 두고 당장 트위터에서는 '나는 왜 모어하우스 칼리지에 들어가지 않았을까'라는 유머섞인 감탄들이 올라왔다. 올해 4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총 1조5000억달러(약 1700조원)에 달하는 학자금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깜짝 기부'로 주요 외신들이 그의 선행을 앞다퉈 다뤘지만 그의 통 큰 기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모어하우스 칼리지만 하더라도 과거 스미스로부터 장학금 명목으로 150만달러를 기부 받았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기업가인 스미스는 주로 흑인들이 재학하는 이 대학에 애착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1867년에 세워진 이 학교는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배출해 낸 곳이기도 하다.

스미스는 올 초 자신이 운영하는 재단을 통해 킹 목사가 태어나 유년기를 보냈던 주택을 구입해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ational park service)에 기부했다.

뿐만 아니다. 2016년에는 자신의 모교 코넬 대학에 흑인과 여성 엔지니어 학생 지원을 목적으로 5000만달러(596억원)를 기부했다. 같은 해 가을에 문을 연 아프리칸 아메리칸 역사문화박물관(National Museum of African American History and Culture)에도 2000만달러를 쾌척했다.

이밖에 스미스는 2017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부부가 만든 '빌앤멜린다' 재단에 자신의 재산의 대부분을 자선 사업에 기부키로 약속한 첫번째 아프리카계 미국인이기도 하다.

그는 당시 이 기부를 약속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나는 내 부모님, 조부모님, 그리고 내가 결코 알지 못할 이름을 가진 흑인 세대들에 의해 나의 길이 닦여 왔음을 결코 있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투쟁과 용기는 내가 노력하고 또 성취할 수 있도록 해줬다. 나의 이야기는 미국에서만 가능할 것이다. 앞으로 이 유산을 지불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고등교육, 그리고 흑인들의 역사나 인권을 지키는데 유난히 관심이 많은 것은 그가 자라온 배경 영향도 크다.

스미스는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그의 부모는 모두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아 학교장을 지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스미스는 그의 어머니가 매달 25달러씩을 미국 흑인대학 펀드(United Negro College Fund·UNCF)에 기부하는 것을 보고 자란 것이 독지가로서의 그의 삶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스미스는 나중에 UNCF의 감독관으로도 활동했다.

기부 소식이 알려진 뒤 다수 언론이 그의 성장기를 다뤘다. BBC는 스미스가 고등학교 시절 벨 연구소 인턴으로 취직하고자 했으나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거절당하자 그 후 5개월 동안 매주 회사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해낼 수 있음을 어필해 결국 인턴으로 채용되는데 성공한 일화를 소개했다.

고교 졸업 이후에는 코넬대학에서 화학 공학을 전공했고 대학 졸업 이후 콜롬비아 비즈니스 스쿨에서 MBA를 받았다. 그의 첫 직장은 미국 유명 식품기업인 '크래프트 제너럴 푸드'였다. 이후 골드만삭스로 옮겨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IT 기업들과 함께 일했으며 2000년 자신의 회사이자 사모펀드 기업 비스타 에쿼티 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소프트웨어 기업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전세계 6만명 이상의 사람들을 고용중이고, 포트폴리오에만 50개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비상장사로 정확한 실적 등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뉴욕타임스 등은 기업가치만 460억달러(54조8600억원), 연간 수익률만 20%에 달하는 것으로 보도했다.

이처럼 알짜 대기업을 거느린 그의 자산가치는 얼마나 될까.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순자산가치는 50억달러(5조9600억원)로 유명 흑인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보다도 앞선다.

음악 애호가이기도 한 그는 미국 카네기홀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한 바 있으며 두 아들의 이름은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와 가수 존 레전드의 이름을 따 헤드릭스와 레전드라고 짓기도 했다. 2015년 플레이보이지 모델 출신의 호프 도라시크와 재혼했는데 이 결혼식에도 존 레전드를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교적 어렵지 않은 가정에서 태어나 기업인으로 승승장구하며 순탄한 길을 걸어왔을 것만 같지만 그는 2014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내 인종때문에 종종 다른 동료들보다 두 배나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번 졸업식 연설에서 기부의 뜻을 밝힌 뒤 학생들을 향해 "나는 이제 우리 졸업생들이 받은 것을 앞으로 돌려주리란 것을 확신한다"며 "앞으로 다른 졸업생들도 이와 같은 기회를 접할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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