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 취재하던 MBC 기자들, 교회 신도들에 폭행당해

입력 2019. 5. 21. 11:46 수정 2019. 5. 21.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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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을 겨냥해 목회 시간에 특정 정당 지지 발언을 일삼아 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는 교회를 취재하던 <문화방송> (MBC) 기자들이 교회 신도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문화방송 탐사기획 스트레이트팀은 서울 장위동에 위치한 사랑제일교회에서 전광훈 목사가 예배시간에 신도들을 대상으로 자유한국당에 투표할 것을 지속적으로 독려한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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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제일교회 목사, 목회중 자유한국당 지지 독려
문화방송 스트레이트팀 선거법 위반 혐의 취재
취재·영상기자에 폭력..카메라 던지고 발로밟아
MBC 기자회·영상기자회 "언론탄압 강력 규탄" 성명
20일 방영된 문화방송 스트레이트 ‘예수님은 기호 2번?…선거법 비웃는 정치 교회’편에 나온 전광훈 목사. 문화방송 갈무리.

내년 총선을 겨냥해 목회 시간에 특정 정당 지지 발언을 일삼아 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는 교회를 취재하던 <문화방송>(MBC) 기자들이 교회 신도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경찰은 교회 관계자들을 폭행과 재물손괴죄로 입건했다.

문화방송 탐사기획 스트레이트팀은 서울 장위동에 위치한 사랑제일교회에서 전광훈 목사가 예배시간에 신도들을 대상으로 자유한국당에 투표할 것을 지속적으로 독려한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에 들어갔다.

20일 방영된 문화방송 스트레이트 <예수님은 기호 2번?…선거법 비웃는 ‘정치 교회’>에선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인 전 목사가 예배시간에 "대한민국이 사느냐 해체되느냐 결정적인 날이 내년 4월 15일이라는 걸 나는 믿고 난 지금 기도를 빡세게 하고 있어. 여러분도 기도를 세게 하십시오." “내년 총선에는 빨갱이 국회의원들 다 쳐내버려야 돼” 등 색깔론까지 발언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전 목사는 교회 장로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황 대표가 “목사님, 혹시 내가 대통령하면 목사님도 장관 한번 하실래요?”라고 자신에게 장관직을 제의했지만 거절했다는 부분도 영상에 담았다. 스트레이트팀은 19일 사랑제일교회를 찾아가 전 목사를 만나 황 대표의 장관 제의나 색깔론 발언과 관련한 진의를 물었으나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20일 방영된 문화방송 스트레이트 ‘예수님은 기호 2번?…선거법 비웃는 정치 교회’편에 나온 전광훈 목사. 문화방송 갈무리.

취재진은 이날 교회 로비에서 전 목사를 만날 때 소속을 밝히며 질문을 했고, 전 목사도 적극적으로 답변을 한 상황으로 당사자간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신도들은 이런 것을 모른 채 카메라 탈취를 시도하며 폭력사태가 벌어졌다. 박주일 스트레이트팀 영상기자는 21일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목사는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응했으나 신도들이 듣기에 공격적 질문이라고 판단해선지 뒤에서부터 한두명이 밀치다 누군가 ‘카메라 뺏어’라고 하니 군중심리 작용해 탈취를 시도했다. 버티긴 했으나 다수에 제압당해 카메라를 빼앗겼다. 그들은 인터뷰 내용을 지우려고 했으나 삭제는 못한 것 같다”며 “112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하자 경찰이 보는 앞에서 카메라를 내동댕이쳐 파손시켰다”고 밝혔다.

20일 방영된 문화방송 스트레이트 ‘예수님은 기호 2번?…선거법 비웃는 정치 교회’편에 나온 전광훈 목사. 문화방송 갈무리.

문화방송 기자회와 영상기자회는 20일 성명을 내어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의 취재진 폭행과 언론탄압 행태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성명서는 “교회 신도들은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던 취재기자와 영상기자에게 달려들어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했다. 심지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보는 앞에서 취재진의 카메라를 바닥에 던지고 발로 밟아 취재 자료를 없애려는 시도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성명은 이어 “선거는 어떠한 경우에도 불법적인 행위로 방해받아서는 안 되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이다. 교회가 나서서 신도들에게 특정 정당과 후보에 대한 지지를 요구하는 것은 심각한 선거법 위반 행위로 반드시 견제 받아야 한다”며 “우리는 폭력으로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교회의 만행에 굴하지 않고 의연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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