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훈의 시사본부] "저는 노무현의 '찍사' 장철영입니다"

KBS 2019. 5. 2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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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녀와 자전거 타는 뒷모습 사진이 가장 맘에 들어.. 많은 감동을 준 사진
- 대통령이 가는 곳은 거의 다 간다, 일거수일투족 주무실 때 빼고는 늘 동행
- 아들만 셋, 청와대 근무 시절 휴가도 없이 가정엔 소홀했지만.. 그래도 좋았어
- 대통령께 배운 게 너무 많아... 노 전 대통령은 내 인생의 어마어마한 스승
- 사진 찍다보면, 표정의 변화로 대통령의 그날 그날의 기분 바로 알아
- 노 전 대통령 가식적인 촬영 싫어했지만, 남북정상회담 땐 “많이 찍어라.”
- 문 대통령 당선 오픈카 인사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좋아하실 것 같아 눈물 흘려
- 다시 봉하에 가서 모시겠노라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 지키지 못해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5월 21일(수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장철영 전 청와대 행정관

▷ 오태훈 : 이번 주 목요일,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시사본부에서 오늘 특별히 노무현 전 대통령과 또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사를 지낸 대통령 전속 사진사, 장철영 전 행정관과 말씀 나누는 시간 갖겠습니다. 장철영 전 행정관과의 인터뷰는 유튜브에서 KBS1라디오 검색하시면 영상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장철영 전 행정관, 어서 오십시오.

▶ 장철영 : 안녕하십니까?

▷ 오태훈 : 먼저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서 직접 소개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 장철영 :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찍사’라고 얘기하죠? 가장 사진사들이 듣기 싫어하는 게 ‘찍사’인데 ‘노무현 찍사’라는 소리를 가장 듣기 좋아하는 장철영입니다.

▷ 오태훈 : 노무현 대통령 이후에 문재인 대통령 때도...

▶ 장철영 : 네, 2012년 대선 때 촬영을 했고요. 2017년도에는 임시 팀장을 맡아서 촬영하는 팀들의 이미지 촬영하는데 전체 총괄을 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청와대에서는 얼마나 계셨던 거예요, 두 대통령을 모셨으니까?

▶ 장철영 : 일로 따지면 만 7년 있었고요. 연도수로 하면 한 9년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청와대 가시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습니까?

▶ 장철영 : 기자 생활을 좀 했었고요. 외신기자하고 내신기자를 한 7년 정도 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사진기자로?

▶ 장철영 : 네, 사진기자로 일했었습니다.

▷ 오태훈 : 사진기자로 활동하시다가 어떻게 해서 청와대로 가게 되셨어요?

▶ 장철영 : 노무현 대통령님이 당시에 출입기자문을 많이 허물어주셨습니다, 청와대 출입기자 벽을요. 그때 제가 청와대 출입기자가 됐었어요.

▷ 오태훈 : 아, 청와대 출입하는 기자로 활동을 하셨군요, 먼저.

▶ 장철영 : 하다가 선배들하고 많은 지인분들에게 추천이 돼서 한 명이 티오가 남게 돼서 거기에 추천이 돼서 2003년도 11월부터 근무를 하게 됐습니다.

▷ 오태훈 : 그러셨군요. 처음 제의받고는 어떤 느낌 드셨어요?

▶ 장철영 : 약간 당황도 했고요. 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사실 노무현 대통령을 제가 되게 좋아했었거든요. 같은 경상도 사람이었고 저도 대구에서는 흔히 말하는 빨갱이 이야기도 많이 들었는데. 그러니까 고등학교 때부터 그런 어떤 평교사협의회, 참교육 여러 가지 이런 부분 때문에 학교에서 같이 활동을 많이 했던 시대였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서울에 와서 기자 생활하면서 노 대통령님이 2000년도에 북강서 을에 출마한 모습을 보고.

▷ 오태훈 : 어디서 출마요?

▶ 장철영 : 부산에.

▷ 오태훈 : 아, 부산에 북강서.

▶ 장철영 : 북강서 을. 경상도 사투리라서 억양이. 북강서 을에 출마하신 것을 보고 “종로가 됐는데 왜 나가시지?”라고 하는데 “아, 부산분이구나.”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서 저렇게 하는 모습을 보고 존경심이 그때부터 시작이 됐고요. 상당히 그때부터 저런 정치인들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시작을 해서 사실 의뢰 들어왔을 때 너무너무 좋았고요, 사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저분의 기록을 담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했는데 하여튼 행운을 제가 잡았기 때문에 놓치지 않고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캠프에서 활동을 하다가 들어가신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제의를 받고 중간에 들어가신 거 아니에요, 청와대에?

▶ 장철영 : 그렇죠. 2003년도 초에 중간에 제의를 받았죠.

▷ 오태훈 : 그러면 그 이후에 교체가 되지 않았습니까, 정권 교체가 이명박 대통령으로. 그 이후에는 그러면 어떻게.

▶ 장철영 : MB 때는 1년 동안 인수위 때문에 1년간 제가 국제 행사가 되게 많기 때문에 남아서 그걸 인수를 해주고 1년 하고 그만뒀습니다.

▷ 오태훈 : 아, 이명박 전 대통령과도 1년 정도를 같이 생활을 했었군요, 청와대에서. 그러니까 직장으로 청와대를 오랫동안 다니신 분 아니에요? 청와대 출입기자도 해보셨고. 출입기자에서 봤을 때 청와대와 안에서 직장인으로서의 청와대는 어떻게 달랐습니까? 그게 참 궁금하더라고요.

▶ 장철영 : 출입기자 때는 갑이었죠. 출입기자 때는 제가 요구하는 게 많았었고 요청도 편하게 했었는데 바뀌었죠, 이제. 기자들이 요구하는 것을 제가 들어줘야 되고 거기에 대한 일을 해줘야 되기 때문에 사실 기자 때는 밖에서 술 먹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지만 청와대 직원으로 되는 순간부터는 사실 행동과 말과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고요. 제 한마디 한마디가 대통령한테 누가 되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매번 고민해야 되고 조심스러워야 되고. 들어가서도 사실 기자들 만날 때마다 노 대통령님께서 기자들이 잘못 알고 있는 보도 잘못된 것에 대해서 답변하고 대화할 때도 사실 되게 조심스러웠고 화날 때도 많았죠. 노 대통령님에 대해서 후배들이나 선배들 만나서 기자들하고 만나서 대화할 때 오해된 부분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설득하고 그 상황 설명한다는 게 사실은 기자 때하고... 기자 때는 그냥 과감하게 던지지만, 질문을 던지고 할 수 있지만 이제는 제가 그쪽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답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매번 힘들었던 것 같아요.

▷ 오태훈 : 대통령의 전속 사진사셨잖아요. 주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곳에 갑니까?

▶ 장철영 : 대통령이 가는 곳은 거의 다 간다고 보시면 되고요. 일거수일투족 관저에서 주무실 때를 제외하고는 대통령이 움직이면 같이 동행한다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대통령님의 기본적으로 보도사진, 그러니까 기본 행사 같은 경우에는 보도 중심 사진을 촬영하고요. 그다음에 그 외적인 대통령님의 이미지라든가 대통령 느낌, 이런 것도 촬영을 같이하기 때문에 사실은 보도사진과 구분할 때 한번 경계가 왔다 갔다 할 때가 많습니다. 기록사진과 대통령 이미지를 찍어야 되고 때로는 그 이미지를 가지고 외부에 홍보도 해야 되고 그런 부분을 다 겸하는 일을 했죠.

▷ 오태훈 : 이전에 그러니까 노무현 대통령 전에 대통령의 여러 가지 사진들을 보면 정형화되어 있고 “자, 찍습니다.”라고 하는 기록을 남길 때나 누군가가 함께 사진을 찍는다거나 이런 사진이었다고 하면 노무현 대통령님의 사진이 나중에 나온 것을 보면 찍고 있을지 모를 때 찍은 사진들이 꽤 많이 보이더라고요.

▶ 장철영 : 그게 대통령한테 제안을 했고요. 제안을 해서 “대통령 기록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옆에서 찍어라.”라고 대통령님께서 허락을 해주셔서 찍었는데 사실 제가 덩치가 크기 때문에 말 없이 조용히 움직인다고 하더라도 눈에 띄거든요. 말을 절대 하면 안 돼요. 그래서 자연스러움을 얻기 위해서 계속 옆에 붙어 있다 보면 제가 있는데 그냥 있다고 생각은 하시지 찍는다는 느낌을 안 가질 때 그 자연스러움이 보이거든요, 사실은요. 그리고 제가 그분을 너무나 좋아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사람들이 좋아할 거야, 나중에 이분의 진실된 모습을 보고 싶어할 거야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때마다 셔터를 눌렀고 그것이 재임기간 동안에는 사람들한테 공개를 못했고요. 공개를 하면 “대통령이 너무 가볍다.” 그런 얘기도 많을 걸 우려했었고요. 그래서 돌아가시고 나서 그 사진이 공개되면서 많은 분들한테 노 대통령님의 진솔된 모습을 보일 수 있지 않았나라고 생각을 합니다.

▷ 오태훈 : 오태훈의 시사본부 노무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사였던 장철영 전 청와대 행정관과 함께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튜브에서 KBS1라디오 검색하시면 영상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고요. 방송 듣다가 김현주님께서 “행정관님 반갑습니다. 좋은 사진 남겨주셔서 볼 때마다 행복하고 그립습니다.”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러면 휴일이라든가 아니면 일과 이후에도 같이 계신 거예요?

▶ 장철영 : 그래서 사실 집에서 부인이 제가 아들만 셋인데 노무현 대통령 때는 집은 옷 갈아입는 곳이었습니다.

▷ 오태훈 : 아, 집에 안 들어가셨어요?

▶ 장철영 : 가서 옷 갈아입고 바로 나오고 한 2~3시간 자고 나오고. 집에서는 되게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 대선할 때 부인이 못 나가게 “절대 못 간다, 이번에는 각서 써라.”할 정도로 가정과는 소홀히 할 수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 오태훈 : 그렇게 예쁜 아들 셋이나 두고 집에 안 들어가면 좀 아쉽잖아요. 안타깝잖아요.

▶ 장철영 : 그런데 일이 우선이었으니까요, 그 당시에는 노무현 대통령 모시는 게 저는 더 영광이었기 때문에. 그때는 좀 미안한 얘기지만 집을 약간 등한시했죠. 옷 갈아입고 잠만 자는 곳. 그리고 주말에도 항상 대기했고 대통령님이 부르면 언제든지 쫓아가야 되고. 그 생활을 했죠. 휴가라는 개념이 없었죠.

▷ 오태훈 : 그런데도 싫지 않으셨어요, 그 생활이?

▶ 장철영 : 좋았어요.

▷ 오태훈 : 뭐가 그렇게 좋으셨어요?

▶ 장철영 : 대통령님한테 배운 게 너무너무 많았습니다. 제 인생에서 기자 때 아니면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배웠던 것보다 노무현 대통령 때문에 배웠던 것이 정치를 사실 제대로 배웠던 것 같아요. 정치가 이런 것이다. 그리고 정무적인 판단이라든가 그다음에 사람을 위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그런 부분 세세한 부분까지도 옆에서 지켜봐왔고 그것을 제가 느꼈고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보면 인생의 30대의 제 인생의 어마어마한 스승 역할을 했죠.

▷ 오태훈 : 하루에 몇 장 정도의 사진을 찍으셨습니까?

▶ 장철영 : 수천 장일 수도 있고 수백 장일 수도 있고요. 그때마다 다른 것 같아요.

▷ 오태훈 : 그러면 그때그때마다 그렇게 많은 수천 장, 수백 장의 사진을 매일매일 찍다 보면 표정에서 드러나는 당시의 어려움, 고뇌 이런 것들을 다 느낄 것 아니에요?
▶ 장철영 : 바로바로 느끼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특징이 뭐냐 하면 아침에 무슨 행사가 있어서 딱 만났다, 망원으로 찍다 보면 “어? 표정이 안 좋은 것 같다, 오늘 안 좋은 것 같아요.” 그러면 행사 전체적으로 약간 조심해지고 “오늘 얼굴이 밝으시다.” 그러면 오늘 실수도 조금 인정해 주겠구나. 조금 사람들도 분주하게 움직여주고. 느낌이 많이 와요, 얼굴 표정에서.

▷ 오태훈 : 그렇게 많이 좋아하는 분과 함께 일을 하셨고 두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에서 생활을 하셨는데 최근에 그만두셨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 장철영 : 예, 이번에 사실 30대 때야 젊으니까 내 생활 없이 좋아서 움직였는데 문 대통령 때는 제가 촬영보다는 모든 기자단이라든가 전속들이 좋은 이미지를 찍을 수 있도록 역할을 해 주고 그 이미지에 대한 기획을 해주고 현장을 미리 답사하고 하다 보니까 리더 역할을 하다 보니까, 팀에서 그 역할을 해주고 하다 보니까 건강이 상당히 안 좋아졌어요. 그래서 좀 쉬어라, 다들 쉬면서 가만히 있으면 되지 않느냐라고 하는데 그 자체가 청와대에서는 사실 그렇게 내가 체력이 안 받쳐주면 그리고 그걸 못한다면 나와야 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금 나가야 될 것 같다라고 해서 나오게 됐습니다.

▷ 오태훈 : 그러셨군요. 그러면 그 두 대통령과 여러 가지 가까운 거리에서 했던 여러 가지 삶이라든가 역정들 이런 것들은 저희가 잠시 헤드라인 뉴스 듣고 계속해서 말씀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오태훈의 시사본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사였던 장철영 전 행정관과 함께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 오태훈 : 노무현 전 대통령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사였던 장철영 전 청와대 행정관과 함께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사진 찍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셨다고요?

▶ 장철영 : 아주 싫어하셨어요.

▷ 오태훈 : 싫어할 정도로.

▶ 장철영 : 문재인 대통령님도 별로 안 좋아하셨지만 두 분 다 인위적으로 촬영하는 건 상당히 싫어하셨어요. 연출이라는 느낌, 가식적이라는 느낌 이 느낌을 싫어하셔서 노무현 대통령 같은 경우에 비공식적으로 기념 촬영할 때 센터를 대통령이니까 중심을 맞춰야 되는데 대통령님이 중심에 안 서셔서 “대통령님 중심으로 오셔야 됩니다.” 하면 “그만해라, 됐다 그냥 찍어라.” 너무너무 귀찮아하셨어요. “너무 인위적으로 하지 말아라, 있는 그대로 찍어라.” “아,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하고 찍고. 그러면서 나머지 일상적으로 찍을 때는 아무 말 없이 찍게 됐던 거고요. 그 있는 그대로 모습이 너무너무 좋았고 하여튼 촬영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싫어하셨다가 노무현 대통령이 2007년도에 남북 정상회담 때는 완전히 다르셨어요.

▷ 오태훈 : 어떤 차이가 있었습니까?

▶ 장철영 : 그때는 처음부터 “우리 사진사 어디 있냐?”, “옆에 있습니다.”하니까 “남는 거 사진밖에 없다. 많이 찍어라.”

▷ 오태훈 : 북한 가셨을 때?

▶ 장철영 : 그래서 그때 정말 옆에서 계속 찍었던 것 같아요. 쉼없이 찍었고 마지막 날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다 굶어서 돌아오는 버스에 음식들이 귤하고 있던데 돌면서 거기 남아 있는 사람들 것 다 먹을 정도로 허기져서. 그런데 너무너무 좋았던 게 “남는 게 사진밖에 없다. 사진 찍어라.” 했을 때 기록에 남는 부분에 대해서 대통령께서도 중요하게 여겼다는 게 너무너무 고마웠죠.

▷ 오태훈 : 남는 게 사진밖에 없다는 게 정말 맞죠?

▶ 장철영 : 네, 우리가 옛날 추억 사진을 보더라도 결혼식 했던 영상을 보는 것보다 앨범을 많이 보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사진 자체가 추억을 많이 남겨두는 매개체인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노무현 대통령과 현 문재인 대통령 간의 성격이 비슷한 점이나 다른 점, 차이점 같은 것은 어떤 걸 꼽으실까요?

▶ 장철영 : 보는 사람마다 시각이 다를 것 같아요. 노무현 대통령 그때도 한번 누군가가 물어보셨는데 노무현 대통령은 그냥 감탄사로 표현하자면 뭐만 하면 “아, 아아, 아!” 문재인 대통령님은 “아~” 약간 뒤에 가야 이해할 정도로 그 느낌을 표현하시는 게 가장 좋지 않았을까. 두 분 다 꼼꼼하시고 스타일이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그러니까 노무현 대통령은 웅변도 하셨고 이래서 약간 달변가셨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더 쉽게 사람들한테 다가서려고 했고 표현도 아주 쉬운 표현으로 많이 더 쓰셨던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청취자 한재이님께서 “노무현 대통령을 추억할 수 있는 이야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9100님, “행정관님 이야기 듣다보니 코끝이 찡합니다.”라고 보내주셨는데 사진가로 활동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같은 것들 있으실 것 같아요.

▶ 장철영 : 노무현 대통령님하고 에피소드는 많았는데 그중에 다들 찡하다니까 즐거운 얘기를 하자면 옛날에 갯벌을 가신 적이 있었습니다. 갯벌을 갔는데 대통령님이 갯벌 중앙에 가셨는데 찍다 보니까 대통령님 얼굴이 잘 안 나와서 뒤로 돌아가서 찍다 보니까 갑자기 계속 발이 들어가더라고요. 제 발이 계속 들어가요. 그래서 이상하다 했는데 찍고 나서 나오려고 하는데 발이 안 빠지는 거예요. 제 모습을 보다가 경호부대가 전부 다 안 된다, 위험하다, 들어갑시다. 타라했는데 제가 발을 못 빼고 있는 거예요, 카메라 들고. 그래서 대통령님 쳐다보고 계시고. 나보고 주변에서 카메라를 달래요. 카메라 들고 가겠다고. 안 된다고 왜냐하면 카메라 주면 나 놔두고 갈 것 같았거든요.

▷ 오태훈 : 카메라만 소중하고 행정관은...

▶ 장철영 : 느낌이 그래서 카메라 안 주고 계속 들고 있으니까 대통령님 빨리 차에 타시라고 주변에서 하니까 타시면서 계속 쳐다보시는 거예요. 옆에 있는 어떤 비서관이 삽을 들고 오셔서 내 발 밑에 삽을 넣어서 빼주더라고요. 옷을 다 버렸어요, 그래서. 수행부장님 나를 잡아당기다가 빠지니까 도망가셨고 안 되겠다 가셨고. 그때 그런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고요. 문재인 대통령하고는 아름다웠던 추억이었던 것 같아요. 당선되고 나서 국회에서 취임식을 하시고 차량을 타고 오픈카를 타시고 청와대까지 한 번도 안 내려오시고 계속 국민들한테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사실 차 안에서는 그 모습을 보고 눈물을 많이 흘렸거든요. 노무현 대통령님이 되게 좋아하시겠다. 그래서 청와대 딱 도착했을 때 그때 딱 했던 말이 기억이 나는 게 제 스스로도 노무현 대통령님, 다시 왔습니다. 그때 찡했던 감동이 좀 있는 것 같아요.

▷ 오태훈 : 올해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가 됩니다. 마지막 만남을 기억하십니까?

▶ 장철영 : 청와대 떠나실 때 모습이었거든요. 그때 대통령님하고 약속을 했던 게 제가 1년을 더 남게 돼서 원래는 봉하를 따라가기로 했었다가 제 생활고 때문에 일단은 남아서 더 도와드리고 가겠다, 청와대에. 그랬더니 대통령님도 이해를 해 주셨고요. 그다음에는 제가 1년이나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뒤에 다시 봉하에 가서 모시겠노라고 약속을 했는데 1년 뒤에 잠시 쉬고 내려가려는 찰나에 돌아가셔서 그 약속을 못 지켰기 때문에 지금도 계속 행사 때마다 대통령 기록을 담고 있는 중입니다.

▷ 오태훈 : 많은 분들이 기억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대표적인 사진 하면 청와대 안에서 자전거를 손녀 뒤에 태우고 가는 그 사진일 것 같아요. 그 사진을 직접 찍으신 거죠?

▶ 장철영 : 네.

▷ 오태훈 : 지금 손녀가 많이 컸을 것 같아요.

▶ 장철영 : 이제 16살 됐겠죠?

▷ 오태훈 : 지금도 봉하마을 자주 가셔서 사진 찍고 또 활동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 장철영 : 1년에 4번 정도는 가고요. 거기에 자원봉사하시는 분들께는 오히려 제가 더 죄송스럽고 거기서 노무현 대통령님 지키려고 계시는 분들도 많아요, 사실은. 저는 끽해봐야 1년에 4번 정도 공식적으로 가는 건 4번 정도 가고요. 여사님 생신 그다음에 대통령님 서거일 그다음에 대통령 생신 그다음에 연말 12월 31일, 1월 1일 그때만 일단 무조건 내려가고 있고요. 저보다 거기서 사시는 분도 있고 그다음에 많은 분들이 주말마다 와서 봉사활동 하는데 저는 사실 부끄러워요, 그분들한테 고맙고. 제가 이렇게 인터뷰하는 것도 죄송스럽고 제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 아닌데 그분들이 오히려 대단한 숨어 있는 노무현 대통령을 지켰던 분들인 것 같아요. 저희들은 어떻게 보면 죄인이었죠. 지키지 못했던 옆에서 근저에서 지키지 못했던 죄인이었던 느낌이 많았죠.

▷ 오태훈 : 청취자 3629님, “너무나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신 분이네요, 부럽습니다.”라고 말씀 주셨는데요. 방금 장철영 행정관님께서 죄인이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지난 10년 동안 참 많은 변화도 있었고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죄인으로 생각하세요?

▶ 장철영 : 지금은 많이 그 부분에 상쇄가 됐지만 그래도 지키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한 마음이 들고요. 지금은 못다한 꿈을 제가 대신해드리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러니까 조금이나마 대통령께서 하고 싶었던 일을 사회에서 만들어보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 그러면 좀 더 낫지 않을까. 이제는 새로운 노무현이라는 플랜을 걸고 10주기를 하고 있는데요. 각자가 노무현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내 마음속의 노무현이고 내가 노무현일 때 어떻게 행동할까? 그 마음으로 다들 움직이고 있고 저 또한 판단 기준이 노무현이면 어떻게 했을까?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 그 마인드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고요. 그래서 요즘은 좋아하지 않을까. 그래서 좀 더 그것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면 현실적으로 국민들에게나 시민들한테 혜택이 간다면 좀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앞으로 좀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에 있습니다.

▷ 오태훈 : 아직도 못다한 꿈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지금까지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에서 아니면 노무현 대통령의 생각에서 펼쳐지지 못한 꿈은 어떤 겁니까?

▶ 장철영 : 가장 큰 핵심이 아까도 얘기했지만 우리나라가 남북으로도 갈려 있지만 동서로도 갈려 있었잖아요. 그런 부분이라든가 아직까지도 자기 이익을 위해서 구분하는 것에 대한 것을 상쇄하고 정말 서로가 위하는 다같이 더불어 사는 사람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그 꿈에 저도 약간의 이바지를 하고 싶을 뿐이거든요. 그러면 그런 힘들이 모였을 때 각자 힘들이 모였을 때 정말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대한민국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장철영 전 행정관께서 꼽는 노무현 대통령의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은 어떤 걸 꼽으실까요?

▶ 장철영 : 방금 이야기하셨던 손녀와 자전거 타는 뒷모습 보면서 저도 찍으면서 놀랐거든요. 뒤에 손녀가 탔는데 손수건을 이렇게 딱 포개서 엉덩이 아프지 말라고. 그 모습 보면서 역시 할아버지야. 정말 세심하다. 그런 분이 대통령이었다. 이분이 대통령이었고 이런 분이 우리와 같은 시대에 살았었고 그래서 그 사진 1장이 많은 사람들한테 감동을 주지 않았나라고 생각이 듭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또 현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을 찍으셨던 장철영 전 청와대 행정관과 함께 말씀 나눴습니다. 시간을 저희가 많이 할애했다고 생각했는데 많은 말씀도 못 나누고 지금 보내드려야 될 것 같아요. 시간 다 됐습니다.

▶ 장철영 : 감사합니다.

▷ 오태훈 :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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