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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대금 못갚아 파산신청 당한 명지대 운영법인..도대체 무슨일이?

안대규/조아란 입력 2019.05.22. 17:47 수정 2019.05.23. 10:15
사기분양에 192억 배상 판결 나와도 이행안하자 '뿔난 채권자'
교육부 "학생 2만6천명,교직원 2600명 피해우려"법원에 의견내
법원 법리상 파산맞지만 조정 추진..실패시 '플랜B'도 가동할 듯

[ 안대규/조아란 기자 ] 명지대와 명지전문대를 비롯해 명지초·중·고교 등을 모두 운영하는 학교법인 명지학원이 4억3000만원의 빚을 갚지 못해 파산신청을 당했다. 법원은 법리적으로 파산을 허가하는 것이 맞지만, 학생 2만6000여명과 교직원 2600명의 피해를 우려해 선고에 고심하고 있다. 파산을 신청한 채권자는 교육부 허가 없이는 경매 압류 등이 불가능하도록 한 사립학교법을 빌미로 명지학원이 일부러 돈을 갚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본잠식 상태인 명지학원은 “나중에 갚겠다”는 입장이지만 채권자들과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명지대 /한경DB


◆법원 강제 조치취할 가능성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채권자인 김 모씨는 명지학원이 10년째 빚을 갚지 않자 지난해 12월 21일 파산신청서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김 씨는 명지학원의 ‘사기분양 의혹’관련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지만 분양대금 4억3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했다. 채무자회생법상 파산은 채무자 뿐만 아니라 채권자도 신청할 수 있으며, 별도의 청산가치 산출없이 ‘지급 불능’사유에 해당하면 대부분 법원의 허가가 난다. 법원은 지난 3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심문을 끝내고 선고 절차만 남긴 상태다.

명지학원 사기 분양 의혹은 2004년 경기 용인시 명지대 캠퍼스 내에 지어진 실버타운 ‘명지 엘펜하임’에서 발생했다.명지학원 측은 당시 “9홀짜리 골프장을 지어 평생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내용의 광고를 하며 336가구의 주택을 분양했다. 하지만 명지학원측은 골프장을 건설하지 못했고, 이에 김씨를 비롯해 33명의 분양 피해자는 명지학원을 상대로 분양대금을 돌려달라며 2009년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2013년 최종 승소해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192억원의 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하지만 이후에도 명지학원측이 아무런 배상을 하지 않자 김모씨가 대표로 ‘파산 신청’을 한 것이다.

법원은 법리적으로는 파산 선고를 내려 채권자를 구제해주는 것이 맞지만, 명지학원 소속 학생과 교직원의 피해를 우려해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명지학원 파산에 대해 교육부 입장을 묻는 공문을 보냈다. 교육부는 지난 2월“명지학원이 파산할 경우 명지대, 명지전문대, 초·중·고교 등 5개 학교가 폐교가 예상됨에 따라 2만6065명의 학생의 학습권 피해와 2633명 교직원의 대량 실직이 예상된다”며 “파산선고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법원은 파산선고 대신 김씨와 명지학원간 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명지학원측이 이전과 같이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다른 법적 조치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이사장 비리후 재정 악화

김씨는 수차례 경매,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추진했지만 사립학교법에 막혀 채권을 회수하지 못했다. 김씨는 2013년 최종 판결을 근거로 2014년 수원지방법원에 엘펜하임 일부 자산에 대해 경매를 신청해 채권 회수를 시도했다. 하지만 법원은 교육부의 허가없이는 법원이 처분할 수 없다며 경매를 허락하지 않았다. 사립학교법 제 28조에 따르면 학교법인이 그 기본재산을 매도할 때에는 관할청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김씨는 이 조항에 대해 2016년 헌법재판소에 위헌소송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계 관계자는 “명지학원측이 사립학교법을 교묘하게 이용해 빚을 안갚고 있다”고 지적했다. 명지학원 관계자는 “명지학원이 부동산을 많이 갖고 있지만 법상 교육부 장관의 허가 없이는 처분하는 것이 쉽지 않아 당장 현금화가 어렵다”며 “현재 사업을 하는 것이 있는 데, 그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나중에 빚을 갚아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명지학원의 재정상태가 녹록치 못한 것도 빚갚기가 한없이 미뤄진 배경이다. 명지학원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2조원대 수익사업체를 보유해 재정이 튼튼한 학교법인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설립자의 장남인 유영구 전 이사장이 2007년 자신이 소유한 명지건설의 부도를 막기위해 법인의 수익용 재산인 명지빌딩을 2600여억원에 매각했고 사학비리를 저지르면서 재정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유 전 이사장은 명지학원 교비 727억여원을 빼돌리고 재단에 1735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로 2012년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확정 받았다. 명지학원은 2018년 2월 기준 자본잠식 상태로 자산(1690억원)보다 부채(2025억원)가 많다. 학교 재정상 자본금에 해당하는 기본금 조정항목도 118억원 적자, 당기운영차액도 52억원 적자다. 교육부는 작년 9월 명지학원과 명지대에 대한 회계 감사를 실시한 결과 회계비리를 적발해 기관경고 조치를 내린바 있다.

안대규/조아란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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