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판 뛰어든 북한..바이든 때리며 트럼프 지키기?

워싱턴=CBS노컷뉴스 장규석 특파원 2019. 5. 23.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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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지율 1위 대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지능지수 모자라는 멍청이"
바이든 과거 실수 조목조목 끌어내..'트럼프와 관계 유지 유리하다는 판단' 분석도
바이든 전 부통령. AP=연합뉴스
북한이 난데없이 대선 레이스에 나선 바이든 전 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미국 대선판에 뛰어든 모양새가 됐다.

북한이 민주당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대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폭군’발언에 발끈해 “지능지수가 모자라는 멍청이”라고 비난하자, 바이든 캠프가 이를 다시 맞받아치며 미국 정치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바이든 전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 첫 공식 유세를 가진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우리는 푸틴(러시아 대통령)이나 김정은과 같은 독재자와 폭군을 포용하는 국민이냐? 우리는 아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그렇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북한이 21일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바이든이 감히 최고존엄을 모독하는 망발을 한 것은 참을 수 없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으로 말하면 여성들에 대한 저속한 언행과 생각 없이 내뱉는 막말로 하여 미국사회에서는 물론 민주당 내에서까지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자”라면서 “미국 내에서 그의 출마를 두고 지능지수가 모자라는 멍청이라는 조소와 함께 지나친 기대를 걸 필요가 없다는 평가가 그치지 않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한 것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아울러 영어 논평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과거 대학시절 논문 표절로 F학점을 받은 점과 1988년 영국 정치인의 연설을 베낀 것이 들통나 대선 출마를 포기한 점, 2011년 4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연설 도중 조는 모습이 포착돼 미국 언론의 조소를 받았던 점 등을 조목조목 꺼내 공격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미국 언론들은 민주당 대선주자로는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능지수가 모자라는 멍청이’로 북한이 비판했다고 일제히 보도하기도 했고, 여론의 관심이 쏠리자 바이든 캠프가 다시 맞대응에 나섰다.

바이든 캠프의 앤드루 베이츠 신속대응국장은 2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트럼프는 평양의 살인적 정권에 반복적으로 속아 큰 양보를 해왔지만 대가로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고 북한과 트럼프 대통령을 동시에 공격했다.

또 “미국의 가치와 이익 쪽에 쭉 서 있었던 바이든의 기록을 감안하면 북한이 트럼프가 백악관에 계속 있는 쪽을 선호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원색적 공격에 나서자, 미국 언론들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미국 인터넷 언론 복스(Vox)는 북한이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학시절을 비롯해 그의 실수를 조목조목 끌어낸 점을 두고 “북한 정권이 미국 정치에 대한 깊은 이해와 오랜 기억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과거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의 제재와 군사태세에 대한 깊은 증오가 표출된 것”이라는 밴 잭슨 빅토리아 대학 전략문제센터 연구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과거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의 대북정책이 다시 재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오스트리아 빈 대학의 북한 전문가인 루디거 프랭크 교수는 복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좋은 관계에서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래서 바이든 비난 논평은 트럼프를 지지하기 위해 내놓은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랭크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 논평을 읽었을 것이고 아마도 기뻐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민타로 오바 전 미 국무부 한일 담당관은 NK뉴스에 “북한은 아마도 초기 대선 레이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한다는 인식을 주는 것이 가져다 줄 이득이 미래의 잠재적인 대통령을 비난하는 비용보다 더 크다고 계산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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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CBS노컷뉴스 장규석 특파원] 2580@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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