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美, 무기 사는 데 신물났다"

미국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가 가상 표적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미 공군 제공

 
터키가 러시아제 ‘S-400‘ 미사일 도입과 관련해 미국의 제재 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장담했다.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 장관은 21일(현지시간) 밤 수도 앙카라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S-400 방공 미사일 도입에 따른 미국의 제재 가능성에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카르 국방 장관은 터키가 무기를 사기만 해야 하는 데 “신물이 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터키는 항상 (무기를) 사고, 미국은 언제나 생산한다는 개념은 이제 끝났다”고 단언했다.
 
터키 정부에 따르면 미국의 ‘패트리엇’ 미사일 판매 조건과 달리 러시아는 향후 방공 미사일 공동 생산에 합의했다.
 
앞서 지난 18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S-400 미사일을 러시아에서 도입한 뒤 차세대 ‘S-500’ 미사일을 양국이 공동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터키군이 ‘F-35’ 전투기와 S-400 방공 미사일을 동시 운용하면 미국산 F-35의 안보가 위협을 받는다고 우려하면서 터키 측에 도입 계약을 철회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미 정부와 의회는 터키가 S-400 도입을 강행하면 ‘미국 적대세력 대항 제재에 관한 법률’(CAATSA)에 따라 제재 대상이 될 수 있고, F-35 국제 공동프로젝트에서 방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아카르 장관은 터키 인력이 이미 러시아에 파견돼 S-400의 운용 훈련을 받고 있고, 이르면 다음달 러시아가 이 미사일을 인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