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대사관 직원들 한·미 정상 통화 내용 돌려봤다"
[경향신문] ㆍ외교부 감사팀, 확인 중 진술 확보
ㆍ대사관 전체로 조사 확대 일파만파
주미 한국대사관 직원 여러 명이 3급 기밀로 분류돼 조윤제 주미대사만 보도록 했던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7일 밤 통화 내용을 돌려본 사실이 23일 확인됐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에게 통화 내용을 유출한 외교관 한 명이 아니라, 주미 한국대사관 전체로 조사가 확대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워싱턴에 파견된 외교부 합동 감찰팀은 강 의원의 고등학교 후배인 주미 한국대사관 3급 외교관 ㄱ씨가 기밀을 유출한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대사관 직원들이 통화 내용을 돌려봤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의 통화 내용은 3급 기밀로 분류됐고, 외교통신시스템을 통해 암호 문서로 조 대사만 보도록 전달됐다. 그런데 여러 명의 대사관 직원들이 이 내용을 문서로 출력해 공유했다는 것이다. 보안업무규정에 따르면 보안문서는 이중 잠금장치가 된 비밀보관 용기에 보관해야 하고, 복사는 엄격히 제한된다. 감찰팀은 여러 명의 대사관 직원들이 어떻게 기밀문서를 빼내 돌려볼 수 있었는지를 집중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유출한 사람 본인도 누설에 대해 시인했다. 조만간 감찰 결과에 대해 외교부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자체 징계는 물론 유출 당사자인 ㄱ씨를 형사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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