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하러 왔나" 산불 피해 주민 고성에..황교안 "조용해달라"
정은혜 2019. 5. 24. 06:20
황 대표는 이날 오후 강원도 고성군 토성농협 회의실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이 두 차례, 국무총리가 세 차례, 장관들도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실제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 빈껍데기 지원책만 내놓고 갔다는 말씀들을 주민들이 많이 하신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예비비로 배상금을 먼저 지급하고 (화재의 원인이 된) 한국전력공사에 구상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추경안도 엉뚱한 데 돈을 쓸 궁리를 할 게 아니라 재난 피해 주민과 기업에 직접 지원하는 예산안으로 다시 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회의에 참석한 한 주민이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은 "여기서 홍보하는 식으로 말씀하지 마시고 이재민에게 어떻게 해주실 것인지 그것만 말씀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주민도 "산불 피해 때문에 왔다는 사람이 왜 딴소리를 하는가. 피해 본 사람들 앞에서 한국당 선전만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은 "옛말에 동냥을 주지 못할망정 쪽박을 깨지 말라고 했다"며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정치인들이 말이라도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주민들의 반발에 "지금 최고위원회의 진행 중이다. 회의를 다 마친 뒤에 그러한 부분을 더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화가 난 주민이 "여기 홍보하러 오셨나. 홍보고 나발이고 국회 가서 홍보하면 되지 왜 여기서 난리냐"고 맞섰다.
황 대표는 수차례 "조용히 해주시기 바란다"고 주민들을 제지했다. 이양수 한국당 의원(강원 속초·고성·양양)은 "안내가 제대로 안 됐나 본데 여기는 한국당 현장 최고위원회의다. 산불만을 위해서 만들어진 자리가 아니다"라면서 제지했다. 한국당 당직자들은 항의하던 주민들을 밖으로 내보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중앙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盧 자전거 탄 5살, 부시 팔짱낀 15살로..소녀는 웃었다
- "내 말, 비아냥거릴 일인가" 최종구, 잇단 이재웅 비판
- 선박압류 펄쩍 뛴 北..그뒤엔 '2700만달러 동결' 악몽
- 트럼프 대이란 군사옵션..남부해안만 때리면 이긴다
- 택시기사 뺨 때린 한지선.."드라마 하차" 요구 빗발쳐
- 맛 없기로 유명한데..캄보디아 北식당 왜 인기일까
- 비례대표 13석, 50억..바른미래 '합의 이혼' 힘든 이유
- 타다 갈등.."흰 번호판 죽으면 노란 번호판도 죽는다"
- 신호등 3색의 비밀..기차사고 탓에 '진행' 신호된 초록
- "북한 식량 위기, 주민들 올해 두 달은 굶어야 할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