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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학회 교수들, 2015년에도 "일본산 수산물 안전"

정대희 입력 2019.05.24.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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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 대변' 오해라던 교수들, 박근혜 정부 때도 미심쩍은 조사위원회 활동

[오마이뉴스 정대희 기자]

 
▲ 한국원자력학회 주최 회견 참석한 하야노 류고 명예교수 일본 도쿄대 하야노 류고 명예교수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원자력학회 주최 '극초저선량 방사선에 대한 오해와 진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같은 시간 일본산 수산물 수입 대응 시민네트워크 회원들은 프레스센터앞에서 "후쿠시마 수산물은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일본 교수 초청 회견은 납득할 수 없다"며 규탄시위를 벌였다.
ⓒ 권우성
    
'불필요한 오해'
 
한국원자력학회(회장 김명현)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와 관련해 일본 정부의 입장을 옹호하는 듯한 기자회견을 열어 논란이 되자 내놓은 해명이다. 원자력학회가 기자회견을 연 취지가 잘못 알려졌고, 의도한 바도 아니라는 것이다. (관련 기사: "일본산 수산물 안전"...원자력학회, '일본 정부 대변' 논란 http://omn.kr/1je1y)

원자력학회는 지난 22일 '5.21 기자회견에 대한 우리 학회의 입장'을 통해 "(기자회견은) 저선량 방사선에 대한 과도한 반응으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는 국내의 현 상황이 안타까워 이를 개선해보고자 기획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원자력학회 소속 교수들이 "일본산 수산물이 안전하다"고 말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지난 2015년에도 일본 정부를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해 '불필요한 오해'를 낳은 바 있다.

2015년에도 "일본산 수산물 안전하다"

21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의 극히 낮은 방사선 위험은 순수한 오해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방사선 피폭으로 복원이 위협받을 정도가 아닌데 방사능에 대한 공포심 때문에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주장한 이재기 한양대 명예교수를 보자.

이 교수는 2015년 1월 CBS <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먹어도 될 만큼 안전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 교수는 당시 박근혜 정부가 구성한 '일본산 식품 방사능 안전관리 전문가위원회(이하 위원회)'의 위원장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2014년 9월,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임시특별조치'를 검토하기 위해 위원회를 꾸렸다.

당시는 일본 정부가 우리 정부에 '후쿠시마 주변 8개현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 해제'를 요구하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는 의견을 수차례 밝히고 있을 때다. 이런 시기에 이 교수는 위 인터뷰에서 아래와 같은 말을 했다.

"일본 사람들은 (후쿠시마 원전사태를)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닌데 한국 사람들이 더 신경 쓰고 있다. 일본에서 들여온 수산물 표본을 분석한 결과 세슘의 방사선 수치는 1~10Bq/kg 수준이다. 이는 통상 기준치인 100Bq/kg보다 월등히 낮은 안전한 수치이다."

21일 기자회견에서 "(방사능) 수치로 보면,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은 상관이 없다"라고 말한 강건욱 서울대 교수도 위원회의 위원이었다.

위원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의뢰로 지난 2014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일본산 식품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방사능 안전관리 현황 파악을 위한 현지조사를 다녀왔다. 현지 조사에 필요한 경비 8천만 원은 세금으로 지원했으며, 위원들에겐 회의 참석비 명목으로 약 9개월 동안 2천만 원 가량이 지급됐다.

그러나 현지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일본 정부가 일본 해역의 해저 심층수와 해저토 시료 채취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심층수와 해저토 분석은 일본의 방사능 오염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였다. 하지만 위원회는 일본 정부가 거부한다는 이유로 이를 조사하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도 일본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지난 2015년 1월 서울시 광화문 광장에서 환경시민단체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재개에 반대하며 집회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 정대희
 
원자력학회, 이례적 기자회견 연 이유는?

당시 시민단체들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에 빌미를 제공하기 위한 '면죄부용 조사'였다"라며 위원회 활동을 비판했다.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은 "위원회가 박근혜 정부의 입맛에 맞는 인물과 친원전 학자들로 구성돼 출범 당시부터 편향성 논란이 있었다"며 "박근혜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를 해제하기 위해 위원회를 꾸려 명분을 만들려고 한다는 의구심까지 들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위원회의 활동을 문제 삼은 건 시민단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식약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근혜 정부는 2014년 임시특별조치를 재검토하기 위해 '민간전문가위원회'를 구성하고 3차례 걸쳐 일본 현지 조사도 실시했는데, 방사능 오염을 확인하기 위해 계획했던 심층수와 해저토는 시료 채취조차 못 하고 돌아왔다"라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약 9개월 동안 1억 원의 국비 지원을 받고도 현지 조사결과조차 내놓지 못했다. 지난 2015년 5월 일본 정부가 WTO에 우리 정부를 상대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가 부당하다고 제소한 뒤 자진 해산했다. 식약처는 위원회의 현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임시특별조치 검토에 반영해 국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위원회가 3차 현지 조사를 마치고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려고 했으나 일본 정부가 현지 조사에 적극적이지 않고, WTO에 우리 정부의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제소하면서 스스로 위원회를 해체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은 당시 '국민 세금을 사용하고도 보고서 한 장 없다'는 이유를 들어 식약처를 상대로 정보공개청구를 했고, 소송으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민변 송기호 변호사는 "위원회의 현지 조사 결과는 우리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의 위험성을 알 수 있는 과학적인 증거였다. 하지만 위원회는 무슨 이유에선지 보고서도 내놓지 않고 돌연 해체했다"며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문제는 원전 정책과 맞물려 있다. 결과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일본과의 외교 관계, 원전 사업의 부흥을 이유로 위원회가 현지 조사도 내놓지 않고 해체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지난 21일 원자력학회가 연 기자회견도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학술대회'가 아니라 '기자회견'을 연 것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원전 산업계의 위기의식이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안재훈 국장은 "우리 국민들은 저선량 방사능에 피폭된다고 해서 곧바로 암에 걸리는 게 아니란 걸 대부분 안다. 원자력학회가 학술대회가 아니라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연 것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산업이 위축되는 걸 타개하기 위한 것 같다"며 "결국 무리한 기자회견을 열고 엉뚱한 이야기를 해서 역풍을 맞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불필요한 오해'는 누가 만들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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