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로 연설해"..취임 후에도 이어진 최순실의 국정 개입
지난주 최순실, 박근혜 전 대통령, 정호성 비서관의 녹취록이 공개되며 충격을 주었습니다.
최 씨는 정 비서관 외에도 박근혜 대통령에게까지 지시를 내리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최순실의 지시는 실제로 취임식 연설에 그대로 반영되어 최 씨의 힘이 지난 정권에 얼마나 뿌리 깊게 자리 잡았는지 알 수 있었는데요.
박근혜 대통령 지지자를 중심으로 앞서 공개된 녹취는 취임 전의 일일 뿐이라는 반박이 있었지요.
취임 후의 음성 파일이 또 공개되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공식 업무를 시작한 뒤 약 4개월 뒤 중국 칭화대에서 이뤄진 연설부터 들어보지요.
[박근혜 / 前 대통령 (2013년 6월 29일) : 중국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문화와 인문교류를 통해서 여러분의 앞날에 광명이 비추길 기원합니다.]
연설 후 이정현 홍보수석은 방중 성과를 설명하며 '칭화대 중국어 연설로 중국인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갔다고, 중국 철학에도 조예가 풍부하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그 배경에도 최순실이 있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지요.
[최순실 / (시사저널 제공) : (칭화대 연설) 맨 마지막에 중국어로 하나 해야 될 것 같은데요.]
[정호성 / 前 청와대 비서관 : 맨 마지막에요? 쭉 가다가 갑자기 맨 마지막에 중국말로 하면 좀…. 하하.]
[최순실 / (시사저널 제공) : 아니, 마지막으로…. "중국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미래를 끌고 갈 젊은이들이….]
[정호성 / 前 청와대 비서관 : 지금 선생님 말씀하신 그걸 마지막으로 중국어로 하신다고요?]
[최순실 / (시사저널 제공) : 응!]
'응'이라고 단호히 말하는 최 씨.
최순실이 지시한 메시지는 조금 전에 확인한 것처럼 고스란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연설에 담겼습니다.
최 씨가 개입한 것이 해외 연설뿐이었을까요?
취임 9개월 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국회 시정연설 들어볼까요?
[박근혜 / 前 대통령 : 외국인 투자촉진법안이 통과되면 약 2조 3천억 원 규모의 투자와 1만 4천여 명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박근혜 정부 5년의 국책 방향을 소상히 알리는 국회 첫 시정연설입니다.
이 자리에서 '외국인 투자촉진법'이 필요함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시정연설 바로 전날 녹음된 최순실과 정호성 비서관의 대화, 확인하시지요.
[최순실 / (시사저널 제공) : 그…. 외국인 투자 활성법 각 분야의, 그걸 통과시키면 얼마만큼 일자리하고 경제 이득이 있는지 그것도 좀 뽑아 달라 그러세요.]
[정호성 / 前 청와대 비서관 : 예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깍듯이 대답한 정호성 전 비서관의 대답처럼 최순실의 주문은 박 전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그대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외국인 투자촉진법안'에 대한 최순실의 요구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법안 통과가 국회에서 어려움을 겪자 '국민을 볼모로 잡고 있다'며 국회 대응책까지 주문했습니다.
최순실이 이 법안에 이렇게 집중한,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걸까요?
녹취록을 공개한 시사저널의 오종탁 기자는 어제 YTN 라디오에서 최순실 씨가 차은택 씨한테 맡겼던 K 컬쳐밸리 사업 등과 관련이 있었던 게 아닌지 더 취재해 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최 씨의 국정개입은 당시 정부 인사들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최 씨가 정홍원 국무총리까지 압박하는 내용도 고스란히 담겨있었습니다.
[최순실 : 그리고 그 저거 있잖아. 관련 그거 안 된 거. 몇 가지만 고쳐서 써요.]
[정호성 / 前 청와대 비서관 : 근데 선생님, 그 정홍원 총리한테 다 얘기를 해서…. 그게 또 똑같은 거….]
[최순실 : 아니, 그래서…. 그건 꼭 해 줘야 된다고, 그거는…. 그래서 중요한 거기 때문에 또 얘기 드린다고…. (알겠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 사태가 불거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대선 때와 취임 후 일정 기간만 국민의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로 최 씨의 도움을 받았다고 사과했었습니다.
그러나 녹취록에서 드러난 상황을 보면 취임 후 9개월 뒤까지도 최 씨의 영향력은 대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공개하지 않은 녹취가 더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국정 농단의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며 충격을 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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