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강소 4개국, 한국과 교역 크게 늘 것"

김덕식 2019. 5. 2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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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자유무역연합체 한국사절단 스마리 매카시 대표
스위스·노르웨이 등 4개국
EU 가입 않고 EFTA 결성
인공지능·사물인터넷 등
4차산업혁명 시대 반영해
韓과 맺은 FTA 개정 원해
울산 찾아 전기차 논의도
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이 4개국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인구 규모는 작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전형적인 '강소국'이라는 얘기다. 또 하나는 유럽연합(EU)에 가입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4개 국가로 구성된 경제연합체가 유럽자유무역연합체(EFTA·European Free Trade Association)다. 총 국내총생산(GDP)이 6393억유로에 달하는 부국들 연합체로 교역 규모는 상품교역 세계 9위, 서비스교역 세계 5위에 달한다.

최근 방한한 스마리 매카시 EFTA 의회위원회 대표단 대표(35)는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국과 EFTA는 훌륭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는 2006년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후 양측 간 교역과 투자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교역 규모는 총 92억8000만달러로 FTA 발효 전인 2005년 대비 220% 증가했다. 양측 간 교역 확대라는 환경 변화에 맞춰 매카시 대표는 FTA 개정을 주장했다. 그는 "FTA가 발효된 지 13년이나 지났다"며 "이전에 생각하지 못한 상황까지 고려해 합의를 재평가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매카시 대표는 특히 기술 발전에 주목했다. 그는 "자동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을 바탕으로 한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정보기술(IT)이 발전한 한국에 큰 기회가 생겼다"며 "첨단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EFTA 회원국과 협력하면 환상적인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 13년간 새롭게 나온 기술에 근거한 산업이 향후 FTA를 개정하는 데 주요 대상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또 그는 미·중 무역전쟁이 수출 중심 국가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FTA 개별 회원국이나 한국 모두 무역이 생명줄입니다. 무역전쟁이 격화돼 미국과 중국이 점차 수입 문을 닫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죠. 이럴 때일수록 한국과 EFTA가 더 나은 협약을 맺어야 합니다. 현재 협정은 특히 (새로운) 기술 영역 부문을 다루지 않고 있어요."

매카시 대표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 측면에서 한국과 EFTA 회원국 간 협력이 가져다주는 이점도 강조했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이 세계 무역에서 큰 지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다"며 "한국과 우리(EFTA 회원국)의 협력 관계가 무뎌질수록 한국이 가져갈 수 있는 혜택을 중국이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FTA 대표단은 최근 방한 기간에 울산을 다녀왔다. 이와 관련해 "전기차 기술과 선박 분야에 대한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갔다"며 "그곳에서 세계적인 규모의 선박 건조 시설을 직접 봤는데 정말 매혹적이었다"고 말했다.

EFTA 회원국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선도국이다. 아이슬란드는 국제수소경제파트너십(IPHE) 공동의장국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노르웨이는 세계 최초 상업용 부유식 해상풍력단지를 보유하고 있다. 스위스 역시 '2050탈원전'을 선언했으며 리히텐슈타인은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태양광에너지 강국이다. 한국과의 공조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지금 유럽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혼란으로 떠들썩하다. 영국 정치권은 브렉시트 문제를 두고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브렉시트에 관한 여러 시나리오 중 영국이 EFTA에 가입해 EU 단일시장에 남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매카시 대표는 "영국은 오래전에 EU에 가입하기 위해 EFTA 회원국과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며 "영국이 돌아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매카시 대표는 1984년생으로 30대의 젊은 아이슬란드 정치인이다. 2012년 아이슬란드 해적당 설립 멤버이고, 2016년 총선에서 의원으로 당선됐다. 해적당은 해커, 무정부주의자, 온라인 활동가를 중심으로 제도 개혁, 정보 공개, 기득권 타파 등 '새로운 민주주의'를 내걸고 창당됐다. 이들은 2013년 총선에서 득표율 5.1%로 3석을 얻어 의회에 진출한 뒤, 2016년 총선에서는 무려 10석을 차지하면서 원내 2당으로 부상했다.

매카시 대표는 "매사 호기심이 많다"며 "한국에 오기 전 한글을 익혔다"고 말했다. 그는 "한글은 금방 배울 수 있는 멋진 글자 체계를 가졌다"고 감탄했다.

[김덕식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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