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황교안 "사내카페 멋지게 만들면 청년들 지방중소기업 갈 것" 정의당 "황당한 대안"

입력 2019.05.24. 19:36 수정 2019.05.25.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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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기업·공무원만 가려는 젊은이들 인식 문제"
정의당 청년본부 "장시간 노동, 저임금 때문 모르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2일 오후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민생투쟁 버스 대장정'' 출발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자유한국당은 ‘출산주도성장’을 말하더니 이번에는 ‘카페주도성장’이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멋진 사내카페를 만들어 회사 가는 게 즐겁도록 하면 (청년들이) 지방 중소기업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가 누리꾼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24일 정의당 청년이당당한나라본부(본부장 정혜연)는 ‘황교안 발언 관련 이번엔 카페주도성장인가’ 제목의 논평을 내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청년들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 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중동에 가라고 하더니, 황 대표의 청년 실업 대책은 중소기업 사내카페인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중소기업을 방문하면서 청년 일자리 대책 일환으로, ‘지방 중소기업도 사내카페를 멋지게 만들어서 회사 가는 게 즐겁도록 하면 지방으로 가게 할 수 있지 않겠느냐’ 라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문제의 발언은 황 대표가 ‘민생대장정’ 중이던 지난 22일 경기 남양주 진건읍에 있는 한 중소 카시트 제작업체를 찾아 중소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자리에서 나왔다. 이날 황 대표는 현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무제가 기업의 생산성을 저해한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황 대표가 민생대장정에서 줄곧 주장해 온 내용이다.

이후 한 지역 중소기업인이 “최저임금과 주52시간도 중요하지만, 여기 와서 사업해 보니 직원을 구하기 힘들다”며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지역의 교통 여건 등이 중요한데 서민들이 살 수 있게끔 국회나 기관에서 도와 주는 것을 많이 바라고 있다”고 지방의 교통 인프라 확충을 부탁했다. 그러자 황 대표는 “(청년은 일자리가 없고 중소기업은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미스매칭 현상인데 교통 하나만 풀어줘선 쉽지 않고 문화, 교육 환경 등을 전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젊은이들은 (지역의) 문화 환경 부족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젊은이들의 인식 문제도 중요하다” “다들 대기업 가려고 하고 공무원이 되려고 하니까 지방 또는 중소기업은 안중에도 없다”고 청년들의 ‘인식’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실제로 지방 명문 기업들을 가보면 근무 여건도 좋고, 후생복지도 잘 되어 있는 곳이 많은데, (젊은이들이) 무조건 안간다”고도 말했다. 이어 “총리 시절에도 지방에 중소기업이라 하더라도 사내카페를 멋지게 만들어서 회사 가는 것이 즐겁도록 만들어주면 아무래도 그런 것들이 지방에 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 이야기도 했었는데, 제안해 주신 문제(교통 인프라)에 더해 근로 여건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근로 여건 개선책의 일환으로 사내카페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황 대표가 실제로 우리 사회가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장시간 근로, 불공정 문제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젊은이들의 인식”과 “사내카페”를 이야기하자, 누리꾼들에게선 ‘현실을 모르는 발언’이라는 싸늘한 반응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댓글 등을 통해 “카페 가려고 회사 가냐” “그저 월급 잘 주고 일 끝나는 대로 바로 퇴근시켜 주는 회사가 좋은 회사” “차라리 직장 어린이집이면 이해라도 가겠다” “그거 지으려고 내 임금 체불이나 안하면 다행” “젊은이들이 공기업이나 공무원에 몰리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기 때문” 등 비판을 남겼다.

[논평] 황교안 발언 관련 이번엔 카페주도성장인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중소기업을 방문하면서 청년 일자리 대책 일환으로, “지방 중소기업도 사내카페를 멋지게 만들어서 회사 가는 게 즐겁도록 하면 지방으로 가게 할 수 있지 않겠느냐”라는 발언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청년들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 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중동에 가라고 하더니, 황 대표의 청년 실업 대책은 중소기업 사내카페인 모양이다.

황 대표가 황당한 대안을 내놓은 이유는 기본적으로 청년실업을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일이라는 인식 자체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이 다들 대기업을 가거나 공무원이 되려하니 지방중소기업은 안중에 없는 것”이라며, 청년 탓을 한 그의 발언으로 보아, 국가 책임에 대한 전무한 인식을 확인할 수있다. 더구나 이는 엘리트 검사출신의 공무원이었던 본인이, 지금도 고시원에서 공무원 시험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도저히 할 소리도 아니다. 사다리 걷어차기를 하는게 아니고 무엇인가.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대기업에 들어가려고 취업준비를 하는 것은 자신의 불안정한 미래와 한국 사회에 만연한 장시간 노동, 저임금 때문이다. 이는 중소기업은 대기업들의 ‘단가 후려치기’ 등 갑질로 인해 회사의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된 대우를 해주기 어려운 상황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중소기업 중심으로 재편하고, 중소기업이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된 대우를 할 수 있게 기업의 이익을 나누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더 많은 예산을 투여하고, 기업으로 하여금 노동시간 단축과 임금 인상, 고용안정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답이다. 황 대표는 절대로 그러할 계획이 없으니, ‘즐거운 사내카페’와 같은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 가능한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출산주도성장을 말하더니, 이번에는 카페주도성장인가 싶다.

황교안 대표는 중소기업을 돌면서 ‘사내카페’와 같은 한가한 소리를 할 것이 아니라, 정부에게 청년들의 일자리, 지방 제조업 인프라 강화를 위해 돈을 더 많이 풀 것을 강력하게 요청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청년들의 삶을 바꾸는 제대로 된 야당의 역할이다.

2019년 5월 24일

청년이당당한나라본부(본부장 정혜연)

정유경 기자, 남양주/장나래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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