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中 고위직 3인 동시방한..언론은 "反화웨이 땐 보복"

신경진 2019. 5. 2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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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서기·시장·부부장 등 중앙위원급 모두 서울에
환구시보 "화웨이 수입 중단하면 한국에 보복"
지난 5월 17일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왼쪽)이 왕샤오훙 중국 공안부 상무부부장(오른쪽)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장 대사는 왕 부부장과 한·중 전략적 협력자 관계 발전 및 소통 강화를 위한 대화를 나눴다고 중국 공안부가 전했다. [사진=중국 공안부 웹사이트]
탕량즈(唐良智·59) 충칭(重慶) 시장. 우한(武漢)·청두(成都)·충칭까지 대도시 시장을 세 곳에서 역임한 탕 시장은 60년대 정치가 중 선두주자로 꼽힌다. [사진=둬웨이]
러우친젠(婁勤儉·63) 장쑤(江蘇)성 당서기. 산시성장 재직 당시 삼성의 시안(西安) 반도체 공장 건설을 도우며 한국 인맥을 쌓았다. [사진=중국 신화망]
중국 공산당의 핵심 권력기구인 중앙위원회의 고위급 3명이 이번주 한국을 연쇄 방문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다음달 방한은 무산됐지만 미·중 충돌 국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에 앞서 한국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입국한 러우친젠(婁勤儉·63) 장쑤(江蘇)성 당서기는 29일까지 머물며 삼성·현대차·SK·LG 그룹 등 4대 그룹 최고 경영진과 만난다. 27일에는 신라호텔에서 바이오 산업 등 대규모 투자 설명회를 개최한다. 공학박사 출신의 19대 중앙위원인 러우 서기는 공업정보화부 부부장(차관), 산시(陝西) 성장을 역임했다. 산시성장 당시 삼성의 시안(西安) 반도체 공장 건설을 도우며 인맥을 넓힌 대표적인 한국통이다.

왕샤오훙(王小洪·62) 공안부 상무부부장(차관)은 27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왕 부부장은 시진핑 주석이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시에 근무할 때의 부하로 이른바 ‘시자쥔’(習家軍·시진핑 사단)의 공안통이다. 역시 19대 중앙위원인 왕 부부장은 방한 기간 경찰과 검찰 총수를 만나 사법 현안을 논의한다. 장하성 중국대사가 앞서 지난 17일 왕 부부장을 접견했다.
29~31일에는 탕량즈(唐良智·59) 충칭(重慶) 시장이 한국을 찾는다. 19대 중앙후보위원인 탕 시장은 미국에서 열린 5차 미·중 성장·주지사 회의에 중국측 단장으로 참석했다가 귀국길에 일본을 거쳐 한국에 온다. 우한(武漢)·청두(成都)·충칭까지 대도시 시장을 세 곳에서 역임한 탕 시장은 60년대생 정치가 중 선두주자다. 29일 현대차 본사를 방문할 예정이다.
9000만 명에 육박하는 중국 공산당원 중 376명에 불과한 중앙위원·후보위원 3명의 동시 방한은 이례적이다. 베이징 소식통은 “당초 시 주석 방한을 염두에 둔 선발대 격으로 준비했다가 방한이 무산되자 미·중 충돌 속에서 한·미의 밀착을 견제하기 위한 한·중 관계의 관리자 격으로 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중국 측이 이번 방한을 통해 미·중 무역전쟁이 한국 대기업에 미치는 여파를 파악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 대한 압박은 중국 매체가 앞장서고 있다. 민족주의 성향의 환구시보는 24일 1면 머리기사에 “화웨이 설비 수입을 중단하면 한국 기업의 손실은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만일 중국이 한국 기업에 보복조치를 취하면 손실은 눈더미처럼 커질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광저우(廣州)의 인터넷 매체 ‘시대재경’은 24일 “스마트홈과 액정패널 분야에서 화웨이는 삼성의 큰 고객사”라며 “화웨이 봉쇄는 삼성에 직접적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학자들도 경고성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비잉다(畢潁達) 산둥(山東)대 교수는 “양국이 함께 발전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양국 관계에 이롭지 않은 일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리춘푸(李春福) 난카이(南開)대 교수는 중앙일보에 “화웨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기업 경영 개입 불가론을 중국은 ‘책임회피’로 본다”며 “문재인 정부가 북핵 해결을 위해 남·북·중 3자 구도를 제시하는 대신 한국 스스로 대북 돌파구를 찾기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희옥 성균관대 중국연구소장은 최근 중국의 기류에 대해 “한국이 한·미 동맹에 전적으로 올라타지 않고, 반(反)화웨이 진영에 가담하지 않으며, 대북 인도적 지원 등 선제조치를 통해 중국의 대북지원 부담을 덜어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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