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에너지 마저..국내 태양광산업 위기감
시장 주도권 中에 뺏길 우려
웅진에너지는 웅진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태양광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2006년 미국 태양광 패널 업체 선파워와 합작투자로 설립한 회사다. 국내에선 웅진 외에 LG, SK, 한화, 한솔, STX, OCI 등 주요 기업들도 태양광 밸류체인인 잉곳·웨이퍼 제조에 뛰어든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의 저가·물량 공세가 계속되면서 웅진을 제외한 모든 기업이 관련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계열사를 매각했다. 웅진에너지가 업계에 남아 있던 국내 유일의 잉곳·웨이퍼 제조 업체였던 셈이다.
잉곳은 태양전지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녹여 제조하는 소재이고, 웨이퍼는 잉곳을 얇게 절단해 만든 판이다. 잉곳·웨이퍼는 태양광산업 가치사슬을 구성하는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태양전지)-모듈(패널)-발전 시스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중국 웨이퍼 업체들 공세로 과잉 공급과 단가 하락이 이어지는 '치킨게임'이 계속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독일의 솔라월드, 미국의 선에디슨 등 유수의 글로벌 잉곳·웨이퍼 기업이 모두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태양광 웨이퍼 생산량 '톱10'은 모두 중화권 업체로 그중 9곳이 중국, 1곳은 대만 업체다. 중국의 글로벌 잉곳·웨이퍼시장 점유율은 92%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웅진에너지마저 사라질 경우 국내 전체 태양광 산업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태양광산업 가치사슬 중 어느 하나라도 무너지면 전 밸류체인이 무너지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 관계자는 "웅진에너지가 폐업으로 몰리게 된 것은 기술경쟁력이 뒤처지기 때문이 아니라 중국 정부의 세제, 금융 등 각종 지원 정책과 값싼 전기요금 혜택 때문"이라며 "국내 핵심 기초소재를 전량 중국산에 의존하게 되면 시장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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