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볼턴 욕하다 탄도미사일 '자백'

김명성 기자 2019. 5. 2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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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을 '인간 오작품' 비난하며
"우리 軍의 정상적인 군사훈련 뭐든 발사하면 탄도 그으며 날아"

북한이 27일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난하는 과정에서 최근 두 차례 발사한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이 탄도미사일임을 시인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추가 제재의 근거가 된다. 그동안 청와대와 군은 북한이 쏜 미사일에 대해 3주 가까이 "분석 중"이란 말을 되풀이하며 '탄도미사일'이란 용어 사용을 금기시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수행하는 핵심 참모들이 27일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미·일 정상회담 기자회견을 기다리고 있다. 왼쪽부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AP 연합뉴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인터뷰에서 "볼턴이 우리 군대의 정상적인 군사훈련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걸고 들었는데 정도 이하로 무식하다"고 했다. 이어 "무엇이든 발사하면 탄도를 그으며 날아가기 마련"이라며 "사거리를 논하는 것도 아니라 탄도 기술을 이용하는 발사 그 자체를 금지하라는 것은 결국 우리더러 자위권을 포기하라는 소리"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불법화한 안보리 결의의 '부당함'을 강조하며 볼턴 보좌관의 논리를 반박하려는 의도였지만, 결과적으로 지난 4일과 9일 발사한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이 '탄도를 그으며 날아간 탄도미사일'임을 인정한 셈이 됐다.

외무성 대변인은 볼턴 보좌관에 대해 "우리나라를 '악의 축'으로 지명하고 선제 타격, 제도 교체 등 각종 도발적인 정책들을 고안해 낸 대(對)조선 '전쟁 광신자'"라며" "안보보좌관이 아니라 평화와 안전을 파괴하는 안보파괴 보좌관"이라고 했다. 이어 "구조적으로 불량한 자의 입에서 항상 삐뚤어진 소리가 나오는 것은 별로 이상하지 않다"며 "이런 인간 오작품은 하루빨리 꺼져야 한다"고 했다.

앞서 볼턴 보좌관은 지난 2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앞서 도쿄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5월 4일과 9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실험을 했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의 측면에서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했다.

외교가에선 북한의 볼턴 비난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나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의 '탄도미사일' 발언 이튿날(26일) 트위터에 "북한이 '작은 무기' 몇 개를 발사한 것이 나의 사람들(참모)과 다른 사람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지만 나는 아니다"라고 썼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한이 트럼프와 볼턴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트럼프와 볼턴은 굿 캅, 배드 캅의 역할을 분담할 뿐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방향이 다르진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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