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선거 또다른 승자는 前 '트럼프 책사' 배넌

정시행 기자 2019. 5. 28.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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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극우당 양성 일등공신
언론 "배넌키즈, 유럽 장악"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이 약진하면서, 전 '트럼프의 책사' 스티브 배넌(65·사진)이 극우의 영토를 세계적으로 넓히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인인 배넌은 EU 선거를 앞두고 2~3년간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헝가리·체코 등 각국 극우 정당 창립에 매진해왔다.

이번 EU 선거는 언론들이 "배넌 부활의 최대 시금석"(뉴스위크) "'배넌 키즈'가 유럽을 장악했다"(데일리비스트)고 할 정도로 '배넌의 선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은 베를린에 번쩍, 내일은 파리에 번쩍"(뉴욕타임스)할 정도로 각국 현장을 뛰었고, 최근엔 파리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 바로 옆 호화 호텔에 묵으며 전체 선거를 지휘했다.

일명 '배넌 키즈'는 프랑스 국민연합의 마린 르펜, 영국 브렉시트당 나이절 패라지, 이탈리아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지도부인 뵈른 회케는 물론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현 총리를 아우른다. 그는 구소련 공산당 이론가에 빗대 '포퓰리스트 인터내셔널의 트로츠키', 글로벌 진보주의 행동가에 빗대 '우파의 조지 소로스'라고도 불린다.

배넌은 2017년 대중의 반(反)난민 정서가 높아진 유럽에 진입, '더 무브먼트'란 단체를 설립해 신생 정당들에 포퓰리즘 전략을 전수해 빠르게 키워내는 역할을 했다.

이탈리아의 수도원을 빌려 극우 정치인 양성소(Dignitatis Humane Institute)를 설립해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정치 레토릭부터 철학과 역사, 경제학 교육까지 시켰다. 이 DHI 출신들이 이번 선거에서 상당수 당선됐다.

골드만삭스 임원 출신으로 극우 매체 '브라이트바트 뉴스'를 운영한 배넌은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 좌장으로 이민장벽 건설, 중국과 무역 전쟁 등 핵심 공약을 만들었다. 백악관 수석 전략가로 들어갔다가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로 곧 경질됐지만, 스티브 밀러·피터 나바로 등 '배넌의 오른팔·왼팔'이 여전히 백악관 핵심에 버티고 있다.

유럽의 극우를 돕는 이유에 대해서도 배넌은 언론 인터뷰에서 "유럽의 모든 유행은 6개월~1년이면 미국으로 온다. 2020년 미 대선 (트럼프)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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