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층짜리 부산 엘시티 유리창, 바람에 깨져 또 날벼락

김지혜 2019. 5. 2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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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오후 2시 24분쯤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랜드마크동(101층) 83층에서 강풍으로 유리창이 부서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 해운대소방서 제공]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부산 해운대 101층짜리 건물 엘시티의 유리창이 바람에 깨지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28일 시공사인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2시 24분쯤 부산 해운대 엘시티 랜드마크동(101층) 83층에서 강풍에 유리창이 부서졌다.

랜드마크동 83층은 높이만 200여m에 달한다. 깨진 유리는 가로 120㎝, 세로 130㎝, 두께 28㎜다. 위가 고정돼있고 아래에 달린 창틀 손잡이를 밖으로 밀어 여는 형태의 창이다.

깨진 유리는 바람을 타고 날아가 엘시티에서 100여m 이상 떨어진 미포 공영주차장에 있던 차량 4대를 긁는 피해를 입혔다. 자칫 인명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사고였다.

포스코와 시행사인 엘시티 측은 사고가 발생한 83층은 건물 마감 공사가 진행 중이라 한쪽 벽 창문이 모두 설치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방이 막힌 아래쪽 층보다 강한 바람에 의한 기압차를 잘 견디지 못한다는 것이다.

포스코 측은 모든 창호를 닫은 채 작업하도록 근로자에게 지시했지만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았고 열린 창문이 기압차로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하다 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엘시티 관계자는 "건물 구조나 유리 강도 등과 관련해서는 풍압 실험을 거쳤고 설계대로 만들어지고 있어 구조적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해운대구는 이번 사고를 관리부실에 방점을 두고 행정지도 한다는 입장이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출입문 공사 등이 완료되지 않아 바람이 건물 하부에서 위로 타고 올라가는 현상과 외부에서 때리는 강풍이 겹쳐 기압차가 크게 나며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출입문 공사를 이중 삼중으로 하고 외부 창 공사도 모두 이뤄지면 강풍에 견디는 힘이 더 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태풍 '콩레이'로 인한 해운대 엘시티 유리창 피해. [연합뉴스]
하지만 엘시티 유리가 깨진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주민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6일 태풍 콩레이가 남부지역을 통과할 때 엘시티 건물에서 유리창 1000여장이 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포스코가 건물 외벽에 달려 있던 와이어 줄을 걷어놓지 않아 와이어가 유리창을 쳐 파편이 100여m 떨어진 6개 건물 유리창 수백장과 주차된 차량 60대를 파손했다.

당시 피해를 본 한 오피스텔 관계자는 "포스코 측에서 즉각 보상방침을 알려와 당시 언론 접촉에 소극적이었는데 어제 사고 소식을 접한 뒤로는 '안전 관리에 문제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강풍이 불 때마다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유리창이 깨지는 상황이 너무 불안하고 구조적 문제가 없는지 구청이 외부전문가를 영입해 중간점검을 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상호 부산대 건축학과 교수는 "초고층 건물 유리창 파손은 위험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건물이 완공됐다면 안 깨져야 하는 게 너무나도 당연하고 맞다"면서 "준공 후에도 재발 우려가 없도록 주민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문제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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