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 낙하실험하곤 "튼튼하다"..1천억 예산만 날려

전예지 2019. 5. 28.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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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물론 새로운 무기를 만들다 보면 실패할 수도 있고 그 실패를 거울 삼아서 더 좋은 무기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K-11 은 계속된 논란 속에 성공인지 실패인지 제대로 검증하지도 않고 덥썩 대량 생산에 들어갔고 전용 특수탄만 700억원 어치를 만들어놨습니다.

이 사업이 중단되면 결국 이게 다 고철이 돼서 천억원 넘는 예산을 날리게 되는 겁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전예지 기자가 보도 이어갑니다.

◀ 리포트 ▶

군부대 무기고마다 쌓여있는 K11 복합형 소총.

2008년 12월 처음 공개된 뒤 성능 평가를 거쳐 2010년 5월 본격 생산이 시작됐습니다.

군은 성능을 충분히 검증했다고 했지만 실상은 딴판이었습니다.

우선 성능시험 성적부터 일부 조작됐습니다.

사격통제장치 납품업체는 이 장치가 사격 충격을 못 견디고 깨지자 규정 충격량의 1/3만 주는 방법으로 시험을 통과했다 적발됐습니다.

내구성에 대한 검증도 부실했습니다.

MBC가 입수한 육군본부 시험평가단 보고서에 따르면 1미터 높이에서 흙과 콘크리트, 자갈에 총을 한두 번 떨어뜨린 뒤, 소총은 30발, 20mm 유탄은 5발만 사격해 문제가 없으면 합격이라고 돼 있습니다.

실제 전투 상황과는 거리가 먼 얘기입니다.

[前 군수지원사령부 장교] "1미터에서 떨어뜨리는 충격만으로 내구성 테스트가 됐다고 볼 수 없고‥ (체인지) K2소총 같은 경우는 진흙탕에 집어넣고 각종 오염에 노출된 상태에서 테스트를 했었어요. 일부러 좀 (검증) 기준을 낮게 잡은 것 아닌가…"

국방과학연구소는 K11의 경우 세계적으로 비교 대상이 없어서, 소총 관련 국제 기준을 참고해 시험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성능 검증은 부실했지만, 생산은 신속했습니다.

K11 한 정당 가격은 1천5백만 원.

2013년까지 914정이 생산됐습니다.

전용 탄환만 해도 53만 발, 745억 원 어치나 생산돼 창고에 쌓여 있습니다.

연구개발비를 합쳐 결국 1천억 원이 넘는 예산이 낭비된 겁니다.

그런데도 K11 개발에 관여한 관련자 12명은 그동안 표창과 서훈을 받았습니다.

[김병기/더불어민주당 의원] "철저한 검증을 통과한 무기만이 일선 부대에 보급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군은 K11 공개 당시 해외 수출도 기대된다고 자랑했지만, 불량 문제가 제기되면서 지금까지 실적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MBC뉴스 전예지입니다.

(영상취재 : 김동세, 영상편집 : 양홍석)

전예지 기자 (yeji@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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