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등교거부 이끈 16살 소녀 "자폐증 때문에 가능했다"
"주말에 시위했으면 아무도 신경 안썼을 것
부모는 반대, 학교가 학업 지장 없게 도와"
기후변화 영화보고 우울증 겪다 행동 결심
노벨평화상 후보인데 "상 관련 운동 아냐"
"지도자들이 책임지면 난 안해도 되는데.."
노르웨이 의원들이 그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툰베리는 “명망 있는 상에 후보로 추천된 것은 좋지만, 이 운동은 상에 관한 게 아니다"며 “우리가 미래를 가질 것인지 아닌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자폐증과 비슷한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툰베리는 “기후 변화에 관한 영화를 친구들과 봤는데, 그들도 신경을 쓰긴 했지만 난 큰 불편을 겪었다"며 “나에게 자폐증과 같은 증상이 없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스웨덴 의회 앞에서 정부에 배출가스를 줄이라는 1인 시위를 한 데 이어 금요 등교거부 운동을 시작했는데, 어떤 생각에서였나.
A : “파리기후협정에도 불구하고 지구 온난화를 막으려는 조처를 국가조차 거의 하지 않더라. 그래서 학교 거부 운동에 나섰다. 배출가스 등 감축할 것이 엄청난데다 평등과 정의라는 측면에서도 파리협정은 전 지구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나도 가능한 한 많이 노력하는 게 도덕적 의무라고 생각했다.”
Q : 학교 파업 시위가 전 세계로 확산한 이유는 뭐라고 보나.
A : “타이밍과 방법이 옳았다. 대다수 어린이와 청소년은 우리가 처한 상황을 모르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행동할 수 있는 충분한 인원이 있다. 정치인들이 많은 것을 약속하고 사람들도 기후 위기에 대해 걱정하게 됐다. 그러나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오염 배출량이 급감하는지를 확인하는 거다. 지금도 여전히 증가 중이다.”
Q : 인류가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문제를 언제 처음 인식했나.
A : “8~9살 때쯤 심각함을 깨달았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데,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보는 데 도움을 준다. 독창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기후 변화에 관한 영화를 다른 학생들과 함께 봤다. 그들도 끔찍하다고 여겼지만, 곧 괜찮아졌다. 하지만 난 그럴 수 없었다. 외로움을 많이 느꼈고 매우 우울해졌다. 먹는 것도 못 먹고, 학교에도 가지 못했다. 몇 년 후 기분이 나아지자 행동을 하기로 결심했다. 내가 다른 사람들과 비슷했다면 (관련 운동을 하는) 그룹을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남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혼자 하기로 했다. 자폐증이 없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Q : 장래에 어떤 일을 하고 싶은 게 있나.
A : “그런 건 생각하고 있지 않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노력한다. 지도자들이 책임감을 갖고 행동하기를 바란다. 그들이 그렇게 하면 내가 이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지금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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