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장관 "통일은 결과가 아닌 과정, 꾸준한 준비 필요"

서근영 기자 2019. 5. 3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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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 수준 높은 질문에 신중한 답변 이어가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31일 오후 모교인 강원도 동해시 북평고등학교를 찾아 일일 통일교사로 강연하기 위해 후배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2019.5.31/뉴스1 © News1 서근영 기자

(동해=뉴스1) 서근영 기자 =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31일 모교인 강원 동해시 북평고등학교에서 일일 교사로 나서 후배들에게 통일 강연을 했다.

북평고 제32회 졸업생인 김 장관은 이날 오후 모교를 찾아 기념식수를 하고 민병승 교장, 김규태 총동문회장 등 학교 관계자들과 차담회를 가졌다.

김 장관은 학교 강당에서 ‘마주잡은 평화의 손, 함께 여는 통일의 길’이란 주제로 통일 강연을 진행했다.

강당에 모인 600여 명의 학생들은 단상에 오른 김 장관이 “후배들 앞에 서니 너무 떨린다”고 소감을 밝히자 “힘내세요. 선배님!”을 외치며 응원했다.

김 장관은 강연을 통해 “통일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라 생각하고 폭력이 아닌 평화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생각의 차이를 존중해 나가면서 갈등을 해결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후배들에게 “경청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배우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지금의 학생들이 할 수 있는 통일에 대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강연 후 김 장관이 질문을 받기 시작하자 후배들은 각자의 궁금증을 쏟아냈다.

학생들은 초반에는 ‘장관님처럼 멋진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통일을 위해 학생들이 할 수 있는 노력은 뭐가 있을까요’ 등을 물어보며 김 장관의 미소를 이끌어냈다.

일부 학생들은 김 장관이 신중하게 답변해야 할 정도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한 학생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들이 우리나라의 통일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고 또 다른 학생은 “흔히 통일비용이라 불리는 남북간 경제적 차이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란 물음을 던졌다.

또 ‘북한이 자신들의 배만 채우고 미사일을 만드는데 계속 지원해야 하는지’, ‘북한의 발사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국내에서도 통일에 대한 여론이 하나가 안 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 등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이 같은 질문에 잠시 고민하던 김 장관은 “통일은 인생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산을 넘는 것이 아닌 산맥을 넘는 과정이다”며 “남북관계라는 것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니고 UN제재로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현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현 상황에서 이산가족과 인도적 지원 등은 북핵문제 등과 분리해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했다.

김 장관은 이어 “통일 문제에서 중요한건 국내적 합의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100% 똑같은 의견이 나올 수는 없다”며 “여러 악기들이 오케스트라에서 하모니를 만드는 것처럼 다양한 목소리로 화음을 만드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 설명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31일 오후 모교인 강원도 동해시 북평고등학교에서 일일 통일교사로 나서 강연을 펼친 후 후배와 셀카를 남기고 있다. 2019.5.31/뉴스1 © News1 서근영 기자

또 “국제사회에서 형편을 떠나 어려움이 있는 사람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거와 달리 국내 성장률과 인구가 감소하고 극복해야할 상황이 많다보니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통일비용은 남북간 소득격차를 줄여나가는데 필요한 것으로 이를 줄이기 위해 북한도 국제사회에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개성공단과 같이 남북이 경제적으로 협력해 이득을 창출할 수 있는데 그런 과정을 통해 남북간 경제적 격차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주변국이 생각하는 통일에 대한 시선은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에 달려있다”며 “외교는 사람과의 관계이기에 품격 있고 교양을 갖춰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마지막으로 “분단국가에서 정부의 목적은 평화의 정착과, 경제적 번영인데 상황에 따라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목적달성을 위해 기회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하며 “역시 우리 북평고 후배님들의 수준이 높다”며 웃음 지었다.

이날 모교 방문에 앞서 김 장관은 동해 현진관광호텔에서 열린 '평화경제시대 학술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1984년 북한이 우리 수해복구를 위해 지원한 3만5000톤의 시멘트를 동해항을 통해 들여오고 1998년 12월 금강산 관광 첫 뱃고동도 동해항에서 울렸다”며 “앞으로 남북교류협력이 활성화될수록 동해시의 역할은 중요해질 것”이라 밝혔다.

sky40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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