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판 대신 '인권' 중시.. 대학축제가 달라졌어요!

박세원 이사야 기자 2019. 6. 3.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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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부분의 대학이 31일을 끝으로 축제를 마쳤다.

음주와 사고로 물들었던 기존 축제 분위기 대신 장애인, 여성 인권 증진 등을 위한 움직임이 확산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선영 고려대 장애인권위원장은 2일 "누구나 차별없이 축제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마련한 조치"라며 "지난해 축제부터 문자통역을 시작해 올해에는 문자통역의 안정성을 위해 전문속기사를 고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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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사고 판치던 주점 사라지고 장애인 위한 '배리어프리존' 설치

전국 대부분의 대학이 31일을 끝으로 축제를 마쳤다. 음주와 사고로 물들었던 기존 축제 분위기 대신 장애인, 여성 인권 증진 등을 위한 움직임이 확산된 점이 눈길을 끌었다. 학생들의 문제의식이 빚어낸 긍정적 변화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건국대는 축제 시작일인 지난 15일 서울 광진구 캠퍼스 내 노천극장 무대 앞쪽에 장애 학우들을 위한 ‘배리어프리존(barrier-free zone)’을 설치했다. 지난해 무대 뒤에 설치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배리어프리란 장애인을 물리적·제도적 장벽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는 의미다. 건국대 축제에서는 몸이 불편한 장애인 학생들에게도 출입이 허용됐고, 상주 근무요원과 장애학생 도우미를 배치해 긴급 상황에 대비했다.

지난 17일과 21일 각각 열린 연세대와 고려대 축제에는 장애인 학생들이 시야를 확보할 수 있게끔 좌석이 높은 단상이 공연장에 마련됐다. 이선영 고려대 장애인권위원장은 2일 “누구나 차별없이 축제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마련한 조치”라며 “지난해 축제부터 문자통역을 시작해 올해에는 문자통역의 안정성을 위해 전문속기사를 고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2년 전 가수 지코의 무대를 수화로 통역해 화제가 된 대구대는 올해도 수화통역사와 스크린 자막을 배치했다.

배재대는 지난 축제기간(15~17일) ‘지역사회 동행’ ‘소수자 참여’ ‘취·창업 역량 강화’를 기치로 내걸고 학교에 재학 중인 장애학생 및 도우미, 후생학원(대전 정림동 소재 아동 양육시설) 원생, 대전서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다문화가정, 유학생 등 39명을 축제에 초청했다. 배재대 관계자는 “학생들의 성숙한 의식 덕에 이번 축제에 성폭력과 안전사고 등이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육 당국이 지난해 5월부터 주류 판매업 면허 없이 술을 팔지 못하게 하면서 대학 내 주점문화를 타파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서울시립대는 축제 전부터 건전한 음주 문화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만들어 홍보했다.

다양한 사회 이슈를 고민하는 활동도 활발해졌다. 홍익대 총학생회는 축제를 앞두고 ‘초상권을 지켜주세요’ ‘외모 평가 하지 마세요’ ‘차별을 조장하는 발언을 하지 마세요’ 등 홍익축제 5계명을 홍보하며 인권에 관한 주의사항을 내걸었다. 지난 14~16일 축제를 연 이화여대 학생들은 동아리 부스에서 수익 일부를 여성 단체에 기부하는 카페 부스, 여성인권과 관련된 굿즈를 판매하기도 했다.

‘버닝썬 게이트’의 장본인인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의 소속사였던 YG엔터테인먼트(YG) 가수들의 출연을 반대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명지대에서는 총학생회가 그룹 아이콘(iKON)을 섭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14일 “YG를 소비하는 행위는 악질적 범죄행위에 대한 간접적 동조로 비춰질 수 있다”는 자필 대자보가 학교에 게시됐다. 지난 18일 한양대 익명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그룹 위너(WINNER) 섭외 취소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변화하는 축제 문화에 대해 김범중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음주가 아닌 인권증진과 사회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프로그램으로 학우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은 의미 있는 시도”라며 “학생들도 깨어 있는 의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으로 개인의 권리가 향상되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박세원 이사야 기자 o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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