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상업시설 입찰 마감, 속내 복잡한 롯데 왜?

김종윤 기자 2019. 6. 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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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한화와 북부역세권 개발 놓고 경쟁중 '미묘한 긴장'
'서울역 랜드마크' 조성 핵심 북부역세권개발도 오리무중
서울역 일대 모습(자료제공=서울시)© 뉴스1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서울역 상업시설 사업자 공모가 3일 마감한다. 최종 낙찰자가 6월말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마트'를 운영 중인 롯데의 속내가 복잡하다.

현재 한화가 서울역 상업시설 운영자로 재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롯데가 서울역에서 마트를 계속 운영하려면 '집주인' 한화와 임대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롯데와 한화는 '북부역세권개발'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부역세권개발은 롯데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가 서울역 상업시설을 따내면 '미운털'이 박힌 롯데와 재계약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 상업시설 사업권 재취득 노리는 한화…롯데마트와 재계약?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역 상업시설은 올해 말까지 ㈜한화역사가 운영한다. 롯데마트는 임차인 신분이다. 양측의 임대차 계약기간도 올해 12월 31일까지로 철도공단이 사업자를 선정하면 롯데마트는 사업권 보유자와 재계약을 해야 한다.

롯데는 상업시설 신규사업자로 입찰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한화역사가 사업권을 따내면 기존처럼 임차기간을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역사는 이번 입찰에 적극적으로 검토 중으로 사업권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서울역 롯데마트는 연 매출 1800억원에 이르는 알짜 사업지다. 서울역은 입지 특성으로 단순히 매출 숫자 이상의 상징성을 지닌 곳이다. 서울 관문으로 해외 관광객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롯데마트가 서울역점을 계속 운영하고 싶어하는 이유다.

이마트 입찰도 변수다. 대형마트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이마트가 관심을 보인다면 한화의 재취득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이마트는 인근 용산·공덕에 지점이 있는 데다 새로운 사업자는 주변 상인과 상생방안 마련이 필요한 것은 부담이다. 한화역사 재입성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화역사가 상업시설 사업을 재취득한다면 롯데에게 운영권을 넘기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면서도 "북부역세권개발 논란이 끝나지 않아 확답하긴 이르다"고 귀띔했다.

서울의 한 롯데마트(자료사진)© News1 안은나 기자

◇ 롯데·한화, 서울북부역세권개발 동시 입찰…마트로 불똥 튈까

업계에선 코레일이 진행하는 사업비 약 1조4000억원의 서울북부역세권개발에 롯데와 한화가 동시에 입찰했다는 사실을 주목했다. 북부역세권개발은 호텔·오피스·오피스텔·레지던스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삼성도 관심을 표했던 대규모 사업이다.

한화가 강한 의지를 갖고 참여한 북부역세권개발에 롯데도 참여했다.

일단 롯데는 약 2000억원 이상 많은 금액으로 입찰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유력하다. 한화 입장에선 임차인 롯데에 북부역세권개발을 빼았겼다고 느낄 수 있는 상황이다. 결국 괘씸죄에 걸려 롯데마트와 재계약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화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하지만 롯데의 북부역세권개발 입찰을 비공식적으로 방해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업계 관계자는 "임차인이 임대인 눈치를 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입찰 전부터 양측의 신경전 양상도 있었다는 뒷이야기가 있다"고 전했다.

◇ 서울역 랜드마크 추진한 롯데 '노심초사'

서울역북부역세권개발 우선협상대상자는 지난달 선정될 예정이었다. 최근 이상 기후가 감지되고 있다. 우선협상자 대상을 앞두고 코레일이 롯데 자격을 의심하고 있어서다. 롯데가 북부역세권개발과 롯데마트를 통해 '서울역 랜드마크'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코레일은 금융위원회에 출자자 구성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롯데에 전달했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가 있어 확인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금융회사가 비금융회사에 의결권이 있는 주식 20% 이상을 출자한다면 금융위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롯데는 메리츠종금(30%)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롯데는 입찰 과정에서 논란이 될 것을 우려해 법무법인에 자문을 구한 결과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반면 코레일은 추후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잡음이 날 것을 우려해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와 한화 모두 입찰 결과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대규모 사업권이 걸려 있어 기업간 보이지 않는 갈등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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