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달 탐사도 '아웃소싱'..민간기업 만든 착륙선 2020년 달에 간다

조승한 기자 입력 2019. 6. 3. 08:10 수정 2019. 6. 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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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달 착륙선 개발 민간기업 3곳을 지원해 달에 과학기술 임무용 화물을 실어 보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세 기업 중 하나인 ′아스트로보틱′의 달 탐사선 상상도다. 아스트로보틱 제공

미국이 민간 기업 세 곳이 만든 착륙선을 달에 보내는 도전에 나선다. 이들 기업이 만든 착륙선은 2020년부터 차례로 달을 향해 출발할 예정이다. 지난 4월 민간 탐사선으로는 세계 최초로 달 착륙에 도전한 이스라엘 스페이스IL의 미국판 프로젝트라는 평가다. 미국 정부는 이들이 성공하면 다가올 유인 달 탐사 시대에 상업 운송을 맡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달 착륙선을 개발하는 민간기업 ‘아스트로보틱’, ‘오빗 비욘드’, ‘인튜이티브 머신스’을 선정했다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들 기업은 모두 미국 기업이다. 선정된 기업은 달 표면에 NASA의 과학기술 임무를 수행할 화물과 계측기를 안전하게 보낼 수 있는 소형 착륙선을 개발해 달로 보내야 한다. 달에 성공적으로 착륙한 이후에는 NASA가 제시한 과학기술 임무도 수행해야 한다.

세 기업은 NASA의 민간 우주탐사 프로그램 중 하나인 ‘상업용 달 화물 서비스(CLPS)’ 파트너 기업이다. NASA는 지난해 11월 달에 NASA의 과학기술 장비를 민간이 실어나르는 10년간 26억 달러(약 3조 980억 원) 규모의 CLPS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9개 회사가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참여하는 기업들은 달의 과학을 연구하고, 착륙 위치를 파악하며 달의 방사선 환경을 측정하는 등 각종 과학기술 임무를 수행하는 기기들을 실어 보내게 된다. NASA는 “이번에 세 회사가 우선 선택됐고 나머지 6개 기업도 후속 입찰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로 미국은 아폴로17호를 마지막으로 멈춰있던 달 표면 탐사를 재개하게 됐다. 달에 탐사선을 보내는 것은 48년 만이다. 짐 브라이든스틴 NASA 국장은 “우리가 선정한 상업용 착륙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미국이 수십 년 만에 달로 돌아가는 것을 대표한다”며 “내년부터 우리의 과학기술 연구는 달 표면에서 행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빗 비욘드는 ′Z01′이라 임시로 이름붙인 달 착륙선을 2020년 9월에 달로 보낼 계획이다. 오빗 비욘드 제공

가장 앞서있는 기업은 오빗 비욘드다. NASA와 9700만 달러(약 1156억 원)의 계약을 맺은 이 회사는 2020년 9월에 ‘Z01’이라고 임시로 이름 붙인 달 착륙선을 스페이스X 의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NASA의 과학 화물 4개를 착륙선에 실어 달 북동부의 어두운 용암 평원인 ‘비의 바다’에 보내겠다는 계획이다.

오빗 비욘드가 계획대로 착륙에 성공하게 되면 민간으로써는 최초로 달에 부드럽게 내려앉는 ‘소프트 랜딩’ 방식으로 착륙한 기업이 된다. 지금까지 미국, 중국, 옛 소련 등 정부가 주도해 성공한 적은 있지만 민간에서 성공한 사례는 없다. 올해 초 이스라엘 비영리기업 ‘스페이스IL’이 달 착륙을 시도했지만 착륙하는 과정에서 고장으로 실패하면서 첫 민간 달 착륙선의 영예는 아직 공석이다. 스페이스IL과 일본의 우주벤처기업 ‘아이스페이스’가 2021년 시도 예정을 밝혔으나 오빗 비욘드보다 늦다.

아스트로보틱과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2021년 7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스트로보틱은 NASA와 7950만 달러(약 947억 원) 계약을 맺고 달 북동부에 있는 대형 충돌구인 ‘죽음의 호수’에 14개 화물을 실은 달 탐사선을 보낸다.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7700만 달러(약 917억 원) 계약을 맺고 5개 화물을 실은 탐사선을 ‘폭풍의 바다’에 보낸다.

착륙선은 NASA가 2024년까지 달에 사람을 보내는 아르테미스 임무의 목표인 달의 남극으로 향하진 않는다. 하지만 NASA는 이번 민간 탐사선이 이 임무를 돕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밝혔다. 크리스 컬버트 NASA CLPS 프로그램 매니저는 “우리는 달의 어디를 가든 미래 인간이 착륙할 때 도움이 되는 것을 배운다”며 “하강과 착륙 같은 기술을 시연하는 것은 달 어디에서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5개 화물을 실은 달 탐사선을 ′폭풍의 바다′에 보낸다. 인튜이티브 머신스 제공

NASA는 이번 민간과의 협력이 우주 과학을 한 단계 성장시킬 것이라 주장했다. 토마스 저버켄 NASA 과학담당 부국장은 “이 착륙선들은 달과 태양계, 그리고 그 너머의 많은 과학적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흥미진진한 상업적 협력의 시작일 뿐”이라며 “우주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바꿀 뿐 아니라 달과 화성에 대한 인간 임무를 준비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학 임무뿐 아니라 상업 우주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도 목적이 있다. NASA는 지난달 29일 지구 저궤도 상업화 청사진을 발표하면서 우주산업의 생태계 조성을 진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브라이든스틴 국장은 “상업용 착륙 서비스에 투자하는 것은 지구 저궤도를 넘어 상업 우주 생태계를 만드는 강력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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