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삼키고 전기·수소 내놓는다

윤신영 기자 2019. 6. 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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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전기와 수소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을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김건태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와 김창민, 김정원 연구원팀이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전기와 수소를 생산하는 물 기반의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현재 기업과 공동개발을 논의하는 한편, 다른 불순물이 많은 공장의 배기가스 등에서 효율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선별해 수소와 전기를 생산하는 부가 기술을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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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태 UNIST 교수팀..세계 첫 독자 개발 상용화 연구 진행中
김건태 UNIST 교수팀이 이산화탄소를 물에 녹여 수소와 전기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제공 UNIST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전기와 수소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을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수소를 빠른 속도로 생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이산화탄소도 없애고 전기까지 생산할 수 있어 공장이나 발전소 등에 두루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김건태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와 김창민, 김정원 연구원팀이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전기와 수소를 생산하는 물 기반의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수소 생산은 정부의 수소경제로드맵 등 수소를 이용하는 기술 계획에서 가장 큰 난제로 꼽히는 분야다.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기술이 대표적으로 연구되고 있지만, 전기를 이용해야 해 효율이 낮고 값비싼 촉매를 재료로 써야 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김 교수팀은 이산화탄소를 물에 녹이면 쉽게 다른 물질로 바뀐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산화탄소는 물에 녹으면 탄산 이온과 수소 이온을 발생시킨다. 김 교수는 “이 때 나온 수소이온을 기체로 바꾸면 이산화탄소도 없애고 수소도 생산할 수 있을 거라는 아이디어를 내고 연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먼저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순수한 이산화탄소를 모아 물이 있는 수조에 넣었다.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으면서 탄산 이온과 수소가 발생됐다. 그러나 수조에 들어 있는 촉매를 입힌 전극(양극)을 통해 전자가 공급됐고, 전자를 공급 받은 수소 이온은 수소 기체가 돼 기포 형태로 나왔다. 이산화탄소는 사라지고 수소가 생산된 것이다.

왼쪽부터 김정원 UNIST 연구원, 김건태 교수, 양예진 연구원, 김창민 연구원, 주상욱 연구원

이 과정에서 부산물도 나왔다. 수소 이온과 함께 발생한 탄산 이온은 따로 공급된 물 속 나트륨 또는 칼륨 양이온과 결합해 탄산수소나트륨이나 탄산수소칼륨이 돼 가라앉았다. 김 교수는 "나트륨보다는 칼륨을 넣었을 때 수소 생산 효율이 더 높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전기도 생산됐다. 수소 이온에 전기를 공급하는 과정은 촉매를 입힌 전극에서 이뤄지는데, 전자는 이 전극에 연결된 도선을 통해 물에 흘러간다. 이 과정에서 전류는 반대로 양극에서 음극으로 흐른다. 김 교수는 “기업과 계산해 보니 1t의 이산화탄소를 물에 주입하면 전기와 수소, 고체 부산물(베이킹소다 등)이 나와 현재 기준으로 총 200달러(약 23만 6000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효율을 계속 개선하며 빠르게 상용화에 접근하고 있다. 김 교수는 “처음 넣은 이산화탄소가 다른 물질로 얼마나 변환되는지 효율을 측정해 보니 최고 57%로 나타났다”며 “이산화탄소 주입 방법을 조절하면 이 효율을 80~90% 이상으로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전극 및 촉매 소재를 더 저렴하고 효율적인 것으로 바꿔 계속해서 효율과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김 교수는 현재 이 기술의 대형화와 응용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가로세로 1m 크기의 전극을 개발해 올해 안에 10kW급의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을 만드는 게 목표다. 나아가 이 시설을 이용한 수소생산시설을 정유회사나 철강기업 등 기업에 설치해 이산화탄소도 제거하고 수소도 생산하게 할 계획이다. 현재 기업과 공동개발을 논의하는 한편, 다른 불순물이 많은 공장의 배기가스 등에서 효율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선별해 수소와 전기를 생산하는 부가 기술을 연구 중이다.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 5월 22일자에 발표됐다.

[윤신영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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