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당 해고에 근로감독관 갑질까지.. "KT는 대기업이라 부담 된다"

박세원 기자 입력 2019.06.05. 17:03 수정 2019.06.05. 17:39

회사에서 갑질을 당해 노동청에 찾아간 노동자들이 근로감독관에게 2차 갑질을 당하고 있다.

KT 자회사 KT링커스 배송업무 노동자들은 노동청에 진정을 넣었다는 이유로 지난해 계약 해지를 당했다.

그 사이 회사가 계약 해지를 통보해 노동자들은 2차 진정을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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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회사에서 갑질을 당해 노동청에 찾아간 노동자들이 근로감독관에게 2차 갑질을 당하고 있다. KT 자회사 KT링커스 배송업무 노동자들은 노동청에 진정을 넣었다는 이유로 지난해 계약 해지를 당했다. 도움을 구하려 노동청에 찾아갔지만 근로감독관은 “대기업과 진행되는 사항이라 부담이 된다. 당신들이 이기면 다른 근로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며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8년간 KT링커스에서 근무한 최모(41)씨는 170만원 정도의 기본급을 받으며 매달 40만원의 차량 렌탈비를 내야 했다. 휴가 없이 일했지만 연차 수당은 받지 못했다. 참다못한 최씨와 동료 7명은 지난해 10월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에 “연차수당과 퇴직금을 보장하라”며 1차 진정을 접수했다. 노동청은 지난 2월 이들을 노동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당사자 간 체결된 계약은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민사상 계약”이라는 이유였다.

근로감독관의 말은 엇갈렸다. 최씨는 “담당 근로감독관은 근로자 지위가 인정된다는 보고를 올렸지만 윗선에서 안된다고 토로했고, 상급 감독관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KT링커스 노동위원장 출신이라 부담스러워서 잠을 못잤다’고 호소했다”고 말했다. “증거자료를 분실하고, 조사하다 화가 난다고 밖으로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 사이 회사가 계약 해지를 통보해 노동자들은 2차 진정을 접수했다. 하지만 근로감독관은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 해고를 인정하면 인용하겠다”고 책임을 미뤘다. 지난 4월 지방노동위가 이들을 근로자로 인정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성남지청 관계자는 “노동자들에게 이성적으로 수사에 임하라고 했을 뿐 대기업이라 부담이 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이어 “노동위와 노동부는 독립된 기관이라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KT 측은 지방노동위의 근로자 인정을 받아들이지 못해 지난달 중앙노동위에 재심을 신청했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근로감독관들이 개인 자료를 회사에 넘기고, 민사소송을 하면 무고죄로 고소당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는 제보가 수없이 들어온다”며 “현실에서는 근로감독관이 아니라 기업옹호관”이라고 비판했다. 박성우 노무사는 “영세 사업주에게는 노동자편에 서서 조사를 강도 높게 하지만 대기업 사건의 경우에는 사용자 편에 서서 봐주기 식 수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근로감독관이 잘못된 판단을 했을 때 제재를 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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