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재 찾는 日기업들.."토익 860 넘으면 月1만엔" "주거비 지원"

공태윤 입력 2019. 6. 5. 18:11 수정 2019. 6. 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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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확 늘리는 일본 기업
문턱 높아진 美기업 취업

[ 공태윤 기자 ]

KOTRA는 지난달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미국, 일본 등 현지 기업 인사담당자를 초청한 ‘글로벌 일자리 대전’을 연 데 이어 이달 4~5일에도 코엑스에서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 지난 4일 박람회에 참석한 구직자들이 채용상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종합 영업·사무직 3명, 기술직 3명 채용. 연봉은 248만4000~274만8000엔(2710만~3000만원·보너스 2회 별도)’

전 세계 16만8000여 명의 직원을 보유한 일본 자동차 부품기업 덴소의 외국인 채용공고 내용이다. 덴소는 주5일 근무, 골든위크(5월 황금연휴)·여름휴가·연말연시 휴가 각각 10일, 유급·특별휴가 등 연중 121일의 휴가 제공 조건을 내걸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한국 인재를 뽑기 위해 날아왔다. KOTRA는 지난달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115개 일본 기업과 22개 미국 기업 등 총 184개사를 초청해 국내 취업준비생을 위한 ‘글로벌 일자리 대전’을 열었다. 일본 기업은 590명, 미국 기업은 102명 등 총 1121명을 뽑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사전 서류합격자 1258명을 대상으로 현장면접을 했다. 지난해는 이 행사를 통해 87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장상해 KOTRA 해외취업팀장은 “해외 취업을 통해 자신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면 3~5년 해외 근무 후 경력직으로 국내에 재취업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출퇴근 교통비 전액 지급

구인난에 시달리는 일본 기업들은 우수 외국인 인재를 뽑기 위해 다양한 복지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전자부품 제조기업 SMK는 토익 860점 이상 보유자에게 월 1만엔의 자격수당을 지급한다. 종합물류기업 산큐는 지방 근무자에게 월 1만엔의 수당과 기혼자에게는 임차료를 보조한다. 엔지니어링업체인 칼(CAL)은 전철·버스 등 출퇴근 교통비 실비 전액을, 고객관계관리(CRM) 전문회사인 트렌스코스모스는 통근수당으로 월 5만엔을 준다. 후지인팍스넷은 직무 관련 자격증 취득 때 최대 10만엔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이들 기업은 취업 합격자에게 항공료, 이사비 등도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급여 수준은 4년제 대졸자와 대학원 졸업자, 업종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난다. 농기계 제조기업 구보타는 대학 졸업자에겐 월 21만8500엔, 석사학위 취득자에겐 월 23만8500엔을 지급한다. 자동차 기업 닛산도 대졸자에겐 월 22만엔, 대학원 졸업자에겐 월 24만4000엔을 준다. 반면 호텔 체인인 호텔인은 학사·석사의 급여(월 19만엔)에 차이를 두지 않고 있다. 대부분 기업은 연간 두 차례 상여금과 한 차례 임금인상을 한다.

일본 취업에도 ‘묻지마 지원’은 금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승호 KOTRA 도쿄무역관 과장은 “신문에 소개된 기사, 도쿄증시 상장 여부, 복지혜택 등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지원할 일본 기업을 선택해야 한다”며 “다만 일본 대·중소기업의 월급은 20만~22만엔 수준으로, 한국 대기업과 직접 비교하면 실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2년 뒤에는 급여 인상폭이 커지고, 직급이 올라갈수록 한국 기업과 격차를 줄이며 따라잡는 급여 체계다.

이런 복지혜택을 내걸 만큼 인력부족이 심각해지자 일본 경제단체인 게이단렌은 대졸자 채용을 연중 채용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그동안 게이단렌 소속 1400여 개 기업은 봄에 채용하면서 매년 4월 1일 입사 기준으로 삼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10월에도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덴소는 입사 시기를 올 10월과 내년 4월 두 차례로 정했다. 가발 제조기업 스벤손도 채용담당자와 상담을 통해 올 9월과 내년 3월 각각 신입사원을 받기로 했다.

미국 취업을 위한 세 가지 방안

미국은 50년 만에 가장 낮은 실업률(4월 3.6%)을 기록했지만 일본과 달리 외국인 고용에는 다소 배타적이다. ‘미국 우선주의’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외국인들이 미국 내 고임금 일자리를 얻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취업비자인 ‘H-1B’를 석사 이상 학위자에게 더 유리하도록 추첨시스템을 바꾸는가 하면, 가족관계 대신 경력이나 기술력 등에 높은 가중치를 둬 영주권을 발급하고 있다. 미국은 매년 4월 1일 추첨을 통해 연간 6만5000명에게 H-1B 비자를 제한적으로 발급하고 있다. 해마다 21만여 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은 3 대 1에 달한다.

미국 취업장벽이 높아지긴 했지만 틈새는 있다. 박준섭 KOTRA 뉴욕무역관 과장은 미국 취업을 위해선 △비자문제를 해결해줄 기업을 찾을 것 △인턴 경험 등을 통해 경력을 쌓아 수시채용에 대비할 것 △직원 채용공고가 났을 때 추천받을 네트워크를 쌓아둘 것 등 세 가지 취업 방안을 제시했다. KOTRA 뉴욕무역관은 지난달 10일 한국 인재를 채용할 미국 내 기업 60여 곳을 발굴해 ‘커리어 페어’를 열었다. 이 가운데 20여 개사가 ‘글로벌 일자리 대전’을 찾았다.

미국 내 슈퍼마켓 체인을 운영하는 H마트는 구매, 인사, 정보기술(IT), 상품기획 등 분야에서 5명을 채용 중이다. 입사 첫해 연봉은 2만4000달러에서 4만달러 수준. 업무평가에 따라 취업비자 취득을 지원한다. 화장품 용기를 미주지역에 판매하는 삼화USA는 영업사원을 채용한다. 삼화USA는 J1인턴 비자 만료 시 한국 본사 또는 다른 해외지사 근무를 제시하고 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2019 글로벌 일자리 대전’에 온 해외취 업 성공자들과의 1문1답은 ‘모바일 한경’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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