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고 욕하고'..도 넘은 세브란스 교수의 '갑질'

정재우 2019. 6. 5.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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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 문화에 대한 KBS 연속 보도 시간입니다.

오늘(5일)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전공의 담당 교수가 수술실에서까지 폭행을 하는가 하면, 출신학교를 비하하는 등 인격을 모독하는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는데요.

결국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병원 측에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정재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4년 차 전공의들입니다.

저마다 산부인과 A교수로부터 폭행을 당한 경험을 취재진에게 털어놓습니다.

[전공의/음성변조 : "회진 도는데 맘에 안 드시면 휴대폰으로 확 손을 내리쳐가지고 멍들기도 하고, 수술방에서 주먹으로 치시고... (주먹으로요?) "]

[전공의/음성변조 : "저도 수술방 들어갔을 때 머리를 많이 맞고 그랬었거든요. 손으로 이제 머리를 때리죠. 그게 저만이 아니고..."]

폭행도 참기 힘들었지만 인격마저 짓밟는 폭언을 들었을 땐 상처가 더욱 오래 남았다고 합니다.

[전공의/음성변조 : "너는 앞으로 전화할 때 '바보 누구누구라고 해라, 저는 바보 누구입니다'라고 한적도 있고. 작년에 졸업했던 선배님 중에서도 계셨고..."]

출신 학교 비하하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합니다.

[전공의/음성변조 : "머릿속에 뭐가 들었냐, 제대로 못 배운 게 지방대라서 그런 거 아니냐, 이런 식으로도 얘기하시고..."]

A 교수의 폭행과 폭언은 최근에만 벌어진 일이 아닙니다.

2015년엔 수술 도중 A 교수로부터 수술 도구로 폭행을 당한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하자, 긴급 교수회의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당시 피해 전공의/음성변조 : "그 교수님 수술 처음 들어가 보는 상황이었으며, 어시스트는 미흡하였고, 때문에 수술시간 동안 수술기구들로 왼손을 지속적으로 수차례씩 맞았습니다."]

회의 결과 피해를 입은 전공의에게 사과하라는 결론이 내려졌지만 A 교수는 끝내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연세대 측은 A 교수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채 사건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급기야 최근엔 전공의들과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A교수가 자신이 맡아야 할 환자의 진료마저 제대로 하지 않는 일까지 생겼다고 합니다.

[전공의/음성변조 : "'야 미친, 너 제정신이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시면서 자기는 그 산모를 볼 생각이 없으니 전공의 앞으로 입원시켜라... 저희가 처리할 방법이 없어서 다른 교수님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결국, 참다못한 산부인과 4년 차 전공의 12명 전원이 최근 학교에 집단 탄원서를 냈습니다.

A 교수는 교육과 환자의 안전을 위해 강하게 질책을 했을 뿐이라며 폭행이나 폭언을 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A 교수/음성변조 : "상대방이 폭언으로 받아들이면 폭언이 되는 거고 그건 어쩔 수 없는 거고 나중에 따져봐야 될 문제고. 교수는 심한 질책을 한 건데 상대방이 받아들일 때 자존감을 상하는 폭언이다. 그거는 다툼의 여지가 있는거죠."]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측은 우선 A교수와 4년 차 전공의 전원을 수련 과정에서 만나는 일이 없도록 분리 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재우입니다.

정재우 기자 (jj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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