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의 솔직한 베네수엘라 야권 평가.. "단결 유지 힘들어"

김정우 2019. 6. 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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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로 극심한 정국 혼란을 겪은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여전히 건재한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베네수엘라 야권에 대해 "통합 유지가 힘들다"고 밝힌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외교협회의 남미 전문가인 섀넌 오닐은 그의 발언에 대해 "냉정하지만 정확한 견해"라며 "베네수엘라 야권은 마두로 정권과의 대화 참여 여부, 군부와의 관계 설정 등에 있어 사분오열돼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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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비공개 모임 발언 녹음파일 입수… 마두로 정권 유지 비결은 ‘야권 분열’ 진단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로 극심한 정국 혼란을 겪은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여전히 건재한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베네수엘라 야권에 대해 “통합 유지가 힘들다”고 밝힌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과 서방 세계 지지를 받는 ‘임시 대통령’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지난 4월 말 주도한 군사봉기가 실패로 끝난 진짜 원인은 ‘야권 내부의 분열과 경쟁’이라고 진단한 것이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 비공개 모임에 참가한 폼페이오 장관이 발언한 내용을 담은 녹음 파일을 입수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WP는 당시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에 대해 “베네수엘라 야권에 대한 그의 솔직한 평가”라며 “이는 ‘베네수엘라 야권은 과이도 의장 중심으로 단합돼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공식 노선과는 뚜렷하게 다르다”고 평가했다..

WP가 전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의 난제는 베네수엘라 야권의 단결을 지속시키는 게 지독히 어렵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는 것’이라며 “마두로 대통령이 물러날 때, ‘내가 차기 대통령’이라고 손을 들 사람은 40명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야권 인사들)은 모두 마두로 대통령에 맞서고자 계획을 세우지만, 슬프게도 스스로를 위한 음모도 꾸미고 있다”고 덧붙였다. 겉으로는 ‘반(反) 마두로’ 대오를 형성하고 있으나, 사실은 저마다의 정치적 이익을 꾀하느라 진정한 야권 통합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쓴소리’인 셈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마두로 정권 퇴진’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마두로 축출이 중요하고 필요하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베네수엘라의 변화는 상당히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결국 마두로는 쫓겨날 테지만, 그 시점을 말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는 WP 보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평소 신중한 언행으로 유명한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비공식 발언은 매우 이례적으로 ‘드문 순간’이며, 마두로 대통령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트럼프 행정부가 직면한 도전을 보여준다고 WP는 전했다. 미국외교협회의 남미 전문가인 섀넌 오닐은 그의 발언에 대해 “냉정하지만 정확한 견해”라며 “베네수엘라 야권은 마두로 정권과의 대화 참여 여부, 군부와의 관계 설정 등에 있어 사분오열돼 있다”고 지적했다. 싱크탱크인 라틴아메리카워싱턴사무소의 게오프 램지도 “슬픈 진실은 베네수엘라의 많은 야권 인사들이 실용적인 길을 찾기보단 자신을 넬슨 만델라급 인물로 세우는 데 더 관심이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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