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황교안 구미동원문자 원본 백승주 의원실에서 작성했다

정용인 기자 입력 2019.06.08. 19:04 수정 2019.06.1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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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구미보 방문 동원 문자’ 최초 원본 제작자가 백승주 의원실 관계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백승주 의원은 한국당 구미갑 지역구 의원이다. 그동안 이·통장 동원 등 선거법 위반 의혹은 같은 당 장석춘 의원 지역구인 구미을 지역의 사례를 통해 제기됐었다.

최초 원본 작성이 백 의원 쪽이었던 것이 확인되면서, 선거법 위반 논란 문자는 구미시 전역에서 더 광범위하게 유포되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최초 작성된 문자가 문자대량발송시스템을 통해 발송된 사실도 확인됐다. 그에 따른 선거법 위반 논란도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13일, 경북 구미시 선산읍 구미보‘민생투어’에 나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일행이‘4대강 보 철거반대’ 플래카드를 들고 구미보 위를 행진하고 있다. 4대강 보 철거반대 플래카드 뒤에 서 있는 순서대로 자유한국당 백승주 구미시 갑 의원, 나경원 원내대표, 황교안 대표, 장석춘 구미시 을 의원이다. 연합뉴스
황교안 대표 구미보 방문 동원 문자 의혹 기사가 나간 후 제보받은 백승주 의원 밴드에 올라온 동일한 형식의 문자.

<경향신문>은 앞서 ‘황교안 구미행사 동원문자, 자유한국당이 원본이었다’ 기사를 통해 이·통장들이 보낸 문자의 ‘원본’을 자유한국당 구미을 지역보좌관이 보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해당 지역보좌관은 “언제 처음 보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황교안 대표 구미 방문(5월 13일) 3~4일 전부터 보낸 문자이며, 문구는 ‘우리’가 만들었지만 누가 만들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기사가 나간 후, 또 5월 9일자로 된 다른 ‘동원 문자’를 제보받았다. 행사 4일 전이다. 앞서 입수한 5월 10일, 12일, 13일 문자와 동일하게 ‘휴대폰에서는 입력이 어려운’ 특수문자를 똑같이 썼다.

이 문자는 백승주 의원 밴드에 올라온 글로, 아래엔 백승주 의원의 지역사무실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 지역사무실 관계자에게 문자 작성 경위를 문의했다.

-밴드에 문자는 누가 등록했나.

“우리가 올리지 않았다. 서울 의원사무실에서 올린 것이다. 밴드 관리자가 서울에 따로 있다.”

-아래에 지역사무실 전화번호가 적혀 있는데.

“서울에서 그것도 써서 올린 것이다. 문자 보내는 사이트를 우리와 (서울이) 같이 쓴다. 서울에서 책임당원들에게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안다. 의원실로 연락해보라.”

백승주 의원실로 연락했다. 소셜미디어(SNS)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의원실 김모 비서관은 자신이 해당 문자를 작성해 보냈다고 했다.

“처음 쓴 것은 일시와 장소, 황교안 대표가 방문한다는 것이었다. 단문과 장문이 있는데, 처음에 쓴 것은 단문으로 문자를 보내는 사이트를 통해 책임당원들에게 보낸 것이었다.” -밴드에 지역사무실 번호를 넣어 올린 글도 김 비서관이 쓴 것인가.

“(검토한 뒤) 5월 9일자 올라간 것도 내가 쓴 글이 맞다. 직접 작성해서 올린 것이다.”

-휴대폰으로 입력할 수 없는 특수문자가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문자 내용이 이·통장이 쓸 수 없다는 의혹이 나왔었다.

“휴대폰이 아니라 PC로 써서 ‘뿌리오’라는 문자발송시스템으로 책임당원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통장 발송 경위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기자가 입수한 이전 동원 문자들은 전부 자유한국당 ‘비당원’들로부터 받은 것이다.

결국 정리해보면 구미갑 백승주 의원실에서 5월 9일 이전 작성해 만든 황교안 대표 구미보 방문 문자가 구미을 지역 이·통장을 비롯한 비당원들에게 ‘알 수 없는 경위로’ 유포된 것이다.

검찰에 동원 문자 의혹을 고발한 민주당 측 관계자는 “실제 우리가 제보받은 내용에 따르면 해당 동원 문자가 수만 건 뿌려졌고, 다양한 형태로 뿌려졌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진실을 밝히려면 문자를 작성한 PC, 대량발송메일시스템 서버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6월 5일 기자와 통화에서 “수사당국의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섣불리 선거법 위반 여부를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백승주 의원실은 6월 12일 논란과 관련 보도자료를 내고 “네이버 밴드에 방문일정을 게재하고 문자메시지를 통해 당원과 일정을 공유한 것은 통상적인 의정활동”이라고 주장했다. 백 의원실 측은 “일부 특수문자가 공교롭게 일치했다고 백 의원실 작성 공지가 원본이라고 주장해 지역민심이 동요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당하고 있다”라며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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