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버닝썬 여파에..여름 대형 페스티벌에 등장한 마약탐지견

박해리 2019. 6. 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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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MF는 올해 특수탐지견을 전문으로 하는 사설 보안업체 PFP와 계약을 맺고 마약탐지견 5마리를 도입했다. 세살된 리트리버 탐지견 '테리'가 관객들의 가방을 탐지하고 있다. 박해리 기자
“일렉트로닉 음악(EDM)을 좋아하는데 버닝썬 사건 이후에는 클럽을 가기가 꺼려졌어요. 야외에서 하는 페스티벌에서는 안전하게 즐길 수 있을 거 같아 오게 됐습니다.”
8일 용인 에버랜드에서 열린 울트라뮤직페스티벌(UMF)에 참석한 김유진(29)씨는 “입장 때 보안검색도 철저하고 마약탐지견도 있는걸 보니 더 안심됐다”고 말했다.
버닝썬 논란이 여름철 진행되는 대형 뮤직 페스티벌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최대 EDM 페스티벌인 UMF는 올해부터 마약탐지견을 도입하는 등 관객들의 소지품 검사를 한층 강화했다. 다른 페스티벌도 강남 클럽과 연계해 진행하던 ‘애프터 파티’도 열지 않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탐지견과 함께 사용되는 흔적탐지기. 마약이 묻을 가능성이 가장 많은 손바닥, 휴대폰, 주머니 등을 종이에 문지른 후 기계에 넣으면 코카인·대마초·엑스터시·헤로인·필로폰·케타민 등 총 6종의 마약을 감지할 수 있다. 박해리 기자

8일 오후 UMF가 열린 에버랜드는 입구부터 소지품 검사를 위해 줄이 늘어섰다. 관객들의 소지품은 육안으로 검색 후 수상한 물건이 있으면 탐지견이 냄새를 맡아 따로 탐지한다. UMF는 올해 특수탐지견을 전문으로 하는 사설 보안업체 PFP와 계약을 맺고 마약탐지견 5마리를 도입했다. 이전에도 폭발물 등을 찾는 특수탐지견을 도입했지만 마약을 전문으로 찾는 탐지견을 입구에 배치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펄이라는 이름의 세살 된 리트리버 탐지견이 관객들의 소지품 냄새를 맡았다. 탐지견은 4~5가지 종류의 마약을 구분할 수 있도록 훈련됐으며 마약을 감지하면 앉거나 엎드리게 된다. 보안업체에 따르면 탐지견도 100%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흔적탐지기라는 기계도 함께 사용한다. 손바닥·휴대폰 등 마약이 감지될 만한 곳을 종이에 문지른 후 기계에 넣으면 6종의 마약을 탐지할 수 있다.

김재원 PFP 대표는 “입구에서 탐지하는 것뿐 아니라 안에 있는데 수상한 행동이 발견되면 탐지견을 끌고 내부에도 간다”며 “어제도 코로 무언가를 흡입하는 듯한 행동을 보인 사람이 있다는 가드의 신고를 받고 탐지견을 이끌고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짐 검색에서 반입 금지 물품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회수해 폐기한다. 액체류 등도 반입 금지이며 개봉한 담배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담배 안에 대마초 등 마약을 넣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육안 검색이나 엑스레이 검색 등을 모두 거부하는 관객은 입장이 거부된다. UMF의 보안을 담당한 사설 보안업체 코어 관계자는 “가장 많이 회수되는 건 액체류이며 마약을 하는 사람들이 쓴다는 것으로 알려진 공갈젖꼭지 같은 경우도 금지 물품으로 지난해 회수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UMF는 입장하는 모든 관객을 대상으로 짐 검사를 한다. 일반 입장, 패스트트랙 입장, VIP 입장 등 총 5군데에서 소지품 검사를 실시한다. 금지된 물품이 발견되면 그자리에서 회수해 처분한다. 만약 짐 검색을 거부하면 별도의 환불 절차 없이 페스티벌의 입장이 거부된다. 박해리 기자

UMF와 지난 1~2일에 열린 월드디제이페스티벌은 강남 클럽 등과 함께 하는 애프터 파티를 올해는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통상 음악 페스티벌은 12시 전에 끝나기 때문에 일부 관객들은 이후 주변 클럽에 가기도 한다. 이에 페스티벌 측은 몇 개 클럽과 연계해 무료입장 혜택을 제공해 왔다. 클럽 버닝썬은 지난해 월드디제이페스티벌과 UMF의 애프터 파티 장소이기도 했다. 지난해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월드클럽돔 코리아 2018’에 참가했던 중국인들이 행사 후 부평구의 한 클럽에서 마약을 흡입해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건도 벌어진 바 있었다. 월드클럽돔코리아는 올해 개최하지 않는다.
UMF 주최 측인 울트라코리아 관계자는 “애프터 파티는 관객에게 혜택을 주는 차원에서 진행했던 것인데 버닝썬 사건 이후에 오히려 건강한 공연문화가 클럽 등과 엮이며 안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을 것 같아 올해에는 안 하기로 결정했다”며 “버닝썬으로 우려가 크기 때문에 올해에는 안전에 특별히 더 신경 써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7~9일 용인 에버랜드에서 열린 울트라뮤직페스티벌(UMF)은 국내 최대 EDM 페스티벌로 올해 개최 8회를 맞이한다. UMF 주최 측인 울트라 코리아 관계자는 "버닝썬 등의 영향으로 올해에는 보안 검색 등에 더 신경썼다"고 말했다. [울트라 코리아 제공]

또 다른 페스티벌 측 관계자는 “마약 등이 발견돼 문제가 된다면 폐스티벌 자체의 존폐가 결정되기 때문에 안전에 각별히 신경을 많이 쓴다”며 “하지만 인원이 워낙 많이 오기 때문에 외부에서 마약을 하고 들어오거나 하는 모든 경우를 다 관리하기에는 한계점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박해리·김혁준 인턴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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