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범죄인 인도법 반대' 사상최대 시위..최대 50만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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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입법위원회가 오는 12일 범죄 용의자를 중국에 넘겨줄 수 있도록 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 상정을 예고한 가운데 마지막 주말인 9일 홍콩에서 대규모 반대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CNN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에서 진행 중인 반대 시위에는 수만명 또는 수십만명에 달하는 인원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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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홍콩 입법위원회가 오는 12일 범죄 용의자를 중국에 넘겨줄 수 있도록 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 상정을 예고한 가운데 마지막 주말인 9일 홍콩에서 대규모 반대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CNN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에서 진행 중인 반대 시위에는 수만명 또는 수십만명에 달하는 인원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참가자가 홍콩 사상 최대인 5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시위 주최 측 전망을 전하기도 했다.
오후 4시(현지시간) 현재 시위 주최 측인 시민인권전선(CHRF)이 제안한 흰 옷을 입은 수만명의 홍콩 시민들은 홍콩 코즈웨이베이 빅토리아공원에 집결한 뒤 시가행진을 벌이고 있다. 시위대는 친중파인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한 시위대는 "이번 시위로 정부가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국제사회에 아직 홍콩 시민들이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집회에 참가했다"고 SCMP에 말했다.
연대 시위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홍콩 빅토리아항에서는 수십척의 선박이 이 법안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걸고 해상 시위를 벌였고, 호주 캔버라 등에서도 수백명이 시위에 나섰다.
홍콩 당국은 시위 참가 인파가 몰리면서 일부 지하철(MTR) 역사 운행을 중단했다. 빅토리아 공원 근처 도로는 극심한 교통 혼잡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친중 성향인 홍콩 입법부는 현재 홍콩 거주 범죄 용의자들을 중국 본토로 송환시킬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영국 식민지 시절 정립된 홍콩의 정치, 입법, 사법 체제를 1997년 반환 이후 2047년까지 적어도 50년간 유지하기로 영국과 합의했다. 일국양제 체제도 약속했다.
홍콩은 반환 이후 20년이 지나도록 중국과 범죄인 인도 협약을 맺지 않았고, 홍콩의 범죄 용의자들이 중국 본토로 소환되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범죄인 인도 법안이 개정되면 중국 본토와 대만 등 범죄인 인도 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지역으로 범죄 용의자를 넘길 수 있게 된다.
홍콩 당국은 현행 법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인도 여부는 홍콩이 사안별로 중국 본토와 개별적으로 결정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대만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도주한 남성을 대만에 인도하려면 다음달 초까지는 법 개정이 완료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홍콩 시민사회는 법 개정이 이뤄지면 형사 용의자는 물론 정치범의 중국 인도가 현실화돼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일국양제가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재계도 홍콩의 국제 무역허브로서 위상에 손상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이 최근 캐리 람 장관을 만나 우려를 표시하는 등 국제사회의 비판도 고조되고 있다. 영국의 마지막 홍콩 총독인 크리스 패튼은 홍콩 법치주의에 끔찍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각계각층이 반대 목소리를 높이면서 최근 몇주간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시위 주최 측에 따르면 지난 4월 반대 시위에 13만명(경찰 추찬 2만2800명)이 참여했다. 이는 2014년 민주화를 요구하며 전개된 우산시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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