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카드영수증, 종이 아닌 카톡도 인정

이승윤,김강래 입력 2019.06.09. 18:09 수정 2019.06.09.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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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영수증 발급 의무화
이르면 내년초부터 폐지
年1200억 비용 절감 효과
카드사, 모바일 발급체계 구축..고객 요구 땐 종이영수증 발급
이르면 내년 초부터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결제 시 발행되는 종이영수증을 카카오톡 등 모바일로 받아볼 수 있게 된다. 출력 후 폐기되는 종이영수증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영수증 발급 의무' 규정 완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신용카드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카드 가맹점 종이 영수증 발행 의무를 완화하는 부가가치세법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종이영수증 발급 의무를 완화하는 쪽으로 정부 부처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법률 또는 시행령 개정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카드 가맹점들은 부가가치세법 제32조, 제33조, 제36조 등에 따라 결제 내역에 대한 종이영수증을 발급해야 한다. 종이영수증 발급을 줄이면 매년 많게는 1000억원대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정무위원회)이 13개 밴(VAN·부가통신업자)사를 거친 신용·체크카드 결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발급된 영수증 숫자만 128억9000만건에 달했다. 이에 따라 발생한 영수증 발급비용은 561억원이다. 전년도(509억원)에 비해 52억원가량 늘어났다. 여기에 밴사를 거치지 않고 카드사와 직접 카드 결제 승인 내역을 주고받는 백화점 등 대형 가맹점까지 포함하면 연간 약 1200억원의 종이영수증 발급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금융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종이영수증의 평균 발급 비용은 한 건당 7.7원이다.

종이영수증 발급 의무는 카드 결제 활성화 이후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지적돼 온 문제다. 종이영수증 발급 건수와 비용이 매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카드 승인건수는 198억건으로, 전년(179억건) 대비 20억건 가까이 늘어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재부가 부가세법 시행령 등을 개정하면 카드 가맹점 단말기 교체 등에 가속도가 붙어 내년 초 시행도 가능하다"며 "다만 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들의 전자영수증 발행비용 인하 등 업계와 추가로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부가가치세법 36조는 공급자가 재화나 용역을 판매할 때 대통령령에 따라 소비자에게 즉시 영수증을 발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영수증으로 인정되는 신용카드 매출 전표가 카드로 결제할 때마다 바로 발급되는 이유다. 기획재정부는 판매자와 소비자 간 영수증 발급을 '꼭 종이로 할 필요는 없다'는 취지로 규정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기존에 종이영수증 발급이 자동으로 되는 단말기를 'On·Off'가 가능한 단말기로 교체하고 기본적으로는 종이영수증 대신 전자영수증을 발급하되, 소비자가 요청하면 종이영수증을 출력해주는 방법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기존에 종이영수증 발행 비용은 100% 카드사가 부담한다. 카드업계는 카카오톡 등을 활용한 전자영수증 발행 비용이 종이영수증 발행 비용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아예 신용카드 매출 전표를 즉시 발급하지 않아도 되는 방향으로 규제를 개선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이영수증 발행 비용이 건당 7.7원, 카카오톡 전송 비용이 건당 5.5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는 것. 카드사로서는 전자영수증이 데이터로 저장만 됐다가, 소비자가 요청하는 건에 한해서만 전송되도록 하는 것이 비용을 가장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다.

 정부 관계자는 "규정이 완화돼도 꼭 카카오톡만 전자영수증 수단으로 사용할 필요는 없고 다양한 전달 수단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영수증 발급 방법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카드사 전체가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이용해 매출 전표를 전송하면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따라서 카카오에서도 독점적 플랫폼 지위를 남용하지 않고 건당 전송 비용을 대폭 낮춰줘야 한다고 카드사들은 주장한다.

 카드업계는 이미 모바일 영수증 발급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신한카드는 카카오페이와 함께 영수증 디지털화에 나섰다. 카카오페이 '영수증' 기능을 활용하면 신한카드 결제 내역을 영수증 형태로 스마트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를 통해 금융 거래를 하지 않는 고객도 별도 동의만 하면 영수증을 받아보고 관리할 수 있다. 하나카드와 롯데카드 등도 카카오페이 영수증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있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말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국면 때도 카드업계 비용 절감 방안으로 종이전표 발급 의무화 규정을 완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관련된 법이나 규정을 개정해 소비자가 요구하는 때에만 종이전표를 선택적으로 인쇄하자는 주장이다.

[이승윤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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