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철거명령 무시한 애국당 불법천막 한달..갈등 커지는 광화문광장

황현규 입력 2019.06.10.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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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애국당 당원, 유튜버들과 다퉈 입건조치
세월호기억공간·서울시 공무원과의 충돌 여전
서울시, 자진철거 명령.."13일 이후엔 강제 철거"
대한애국당 "자진철거 없다"..시민, 통행불편 토로
지난달 10일 광화문광장에 대한애국당이 불법으로 설치한 천막 모습. 9일 35명의 당원이 천막을 지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무효’ 등을 주장했다. (사진=김보겸 기자)

[이데일리 황현규 김보겸 기자] 지난달 대한애국당(이하 애국당)이 광화문광장에 기습으로 불법 천막을 설치한 이후 크고 작은 충돌이 한달 째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자진 철거를 재차 명령했지만 대한애국당이 거부하고 있어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국당, 유튜버와 충돌·세월호 기억공간과 신경전

애국당은 지난달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등을 이유로 광화문광장에 불법 천막을 설치하면서 진보 인사·서울시·세월호 측과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애국당 당원 3명과 이들을 비판하는 유튜버 2명이 몸싸움을 벌여 서울종로경찰서에 입건됐다. 애국당 불법 천막 설치를 비판하기 위해 촬영하던 유튜버와 이를 저지하려던 당원들과의 싸움이었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인지연 애국당 대변인은 “우리 당 집회를 수시로 방해하는 세력이 있다”며 “2~10명 정도 집단적으로 농성을 반대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다”고 밝혔다.

애국당 당원들은 공무원들과도 갈등을 빚었다. 지난달 17일 천막을 추가 설치하려던 애국당원 28명과 이를 막으려던 공무원·경찰이 마찰을 빚은 것이 대표적이다.이날 애국당 측이 광화문 광장에 세 번째 천막을 설치하려다 충돌을 빚어 현장 경찰 1명, 애국당 측 인사 10명이 경상을 입었다. 특히 세월호 기억공간이 애국당 천막과 불과 60걸음 남짓 떨어져 있어 이들 사이의 충돌도 한 달째 계속되고 있다. 9일 세월호기억공간 관계자는 “애국당원들이 기억 공간 앞에서 시비를 걸거나 `박근혜 탄핵 무효` 등이 적힌 판넬 등을 기억공간 앞에 일부러 두는 경우도 많다”며 “애국당 천막이 생긴 이후 체감하는 협박과 조롱이 확 늘었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10일 광화문광장에 대한애국당이 불법으로 설치한 천막 모습. 9일 천막 앞에는 ‘박근혜 YES, 황교안 NO’라는 문구의 표지판이 걸려있다. (사진=김보겸 기자)


◇서울시, 자진철거 3번 명령…애국당 “철거하면 더 세울 것”

천막을 둘러싼 광화문 충돌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서울시는 애국당 측에 자진 철거를 세차례 명령했지만 애국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맞서고 있다.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현재 애국당 천막은 불법이다. 광화문 광장은 정치적 목적이 없는 문화생활 등을 위해서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서울시 설명이다. 박 전 대통령 석방 등 정치적 목적을 띈 애국당 천막 농성은 허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 조례를 근거로 지난 7일 불법 천막의 자진 철거를 다시 명령했다. 오는 13일 오후 8시까지 불법 천막을 자진 철거하지 않을 경우 강제 철거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만약 애국당 천막에 대한 강제집행이 이뤄지면 광화문 광장 천막이 강제 철거되는 첫 사례로 기록된다. 앞서 서울시는 천막의 자진 철거를 두 차례(5월 11·16일) 요구했을 뿐 강제 철거를 진행한 적은 없다.

그러나 서울시 명령에도 애국당은 여전히 “자진 철거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원진 애국당 대표는 지난 8일 “천막 2개 철거하면 4개 세울 것이고 4개 철거하면 8개 세울 것”이라며 “8대 철거하면 광장을 천막으로 다 덮어 버리겠다”고 주장했다.

◇“통행 불편…불법 농성에 피해입는 것은 결국 시민”

한편 애국당 천막 농성이 이어지면서 통행 불편 등 시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용인 수지구에 사는 고영철(36)씨는 “애국당 천막이 설치 된 이후 실제로 처음 본다”며 “외관상·목적상 좋아 보이지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씨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에 불법 천막이 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광화문 나들이를 나온 서민철(26)씨도 “광장 한복판에 천막을 쳐 놓으면 시민들이 불편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농성을 이어가는 것 같다”며 “왜 불법 천막 때문에 통행에 불편을 겪어야 하는지 일반시민으로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가 원칙대로 철거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애국당 천막 농성에 참여 중인 박모(60)씨는 “불법이든 아니든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정부 등은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정치적 농성이라는 이유로 애국당 농성을 불법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황현규 (hhky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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