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관광지 된 '체르노빌'..안전은?

KBS 2019. 6. 10.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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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이혜성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주제는요?

[답변]

네, 1986년 4월에 있었던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자력 폭발 사고, 기억하실 겁니다.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지금까지도 수백만 명이 후유증을 호소할 정도로 피해가 컸는데요.

올해로 33주기를 맞았는데, 체르노빌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요?

버려진 건물 안을 둘러보는 사람들.

곳곳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여느 관광지와 다름없어 보이지만, 이곳은 30여 년 전 원전 폭발 사고가 있었던 체르노빌입니다.

최근에 이처럼 관광객들이 모여들면서 마을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브라질 관광객 : "정말 좋아요. 대단해요. 비어있는 건물을 이렇게 구경할 수 있다니 환상적입니다."]

관광객들은 폐쇄된 원자로 주변도 돌아볼 수가 있는데요.

여기서는 현지 가이드가 체르노빌의 역사와 문화 등에 대해 설명합니다.

마지막 일정은 방사선의 피폭 정도를 측정하는 대형 방사 선량계 안에서 검사를 받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앵커]

그럼 체르노빌을 찾는 관광객이 얼마나 되나요?

[답변]

2017년에는 5만 명이, 지난해에는 약 6만 명이 체르노빌을 방문했습니다.

1일 투어 비용은 100달러, 12만 원 정돕니다.

체르노빌을 찾는 관광객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셉니다.

현지 여행사에 따르면 5월에는 예약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었고, 6, 7, 8월 예약도 40% 늘었습니다.

외신들은 원전 사고를 다룬 HBO 미니 시리즈 <체르노빌> 방영 이후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드라마 영향도 물론 있겠지만, 다른 이유도 있을 것 같아요.

[답변]

네, 체르노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이른바 '다크 투어리즘'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은 전쟁 등 역사의 현장이나 재난·재해가 일어났던 곳을 둘러보는 여행을 말합니다.

다시는 비극적 아픔이 일어나지 않도록 반성하고 기억하자는 목적에서 시작됐습니다.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나 캄보디아의 킬링 필드 등이 이미 잘 알려져 있죠.

체르노빌 또한 원전 안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살아있는 교육 현장입니다.

[폴란드 관광객 : "저는 버려진 장소들을 좋아해요. 그곳을 직접 방문하고 역사를 들여다보는 것이 좋아요."]

체르노빌을 찾는 관광객의 70% 이상이 외국인인데요.

우크라이나 정부도 이러한 역사적, 교육적 가치를 강조하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우슈비츠 수용소처럼 다크 투어리즘은 해외에서 더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호주에서도 원폭 실험을 했던 곳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1950~60년대에 걸쳐 모두 7차례 원자 폭탄 실험이 시행됐던 곳인데요.

2016년부터 일반인 관광객에게 개방됐습니다.

관광객들은 실제 원폭 실험이 진행됐던 장소나 공항 활주로 등 흔적을 둘러볼 수 있는데요.

단연 눈에 띄는 건 커다란 구덩입니다.

원폭 실험으로 인해 생긴 건데, 깊이가 15m가 넘습니다.

지금은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콘크리트로 덮여 있습니다.

[로빈 매슈스/현지 가이드 : "방사성 물질이 남아있는 구덩이가 4곳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1~2년 정도, 매일 먼지를 들이마시고 살지 않는다면 방사성 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호주 정부는 820억 원을 들여 정화 작업을 벌인 뒤 각종 시설을 마련해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문제는 안전입니다.

호주에선 마랄린가 지역이 괜찮다는 입장이고, 체르노빌은 어떻습니까?

[답변]

우크라이나 정부 또한 안전에 자신하고 있습니다.

위험 지역은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원자력 발전소는 현재 둥근 형태의 구조물이 씌워져 있습니다.

강철과 콘크리트로 만들었는데, 관계 당국은 백 년 이상 핵연료를 안전하게 봉인할 수 있는 장치라고 설명합니다.

[막심 쿠드린/환경 연구원 : "체르노빌의 출입이 완전히 자유로워진 것은 아닙니다. 현재 방문객들의 입장 건에 한해 일부만 확정된 것이고, 여전히 검토 중입니다."]

또한, 이 일대에 방사능 수치도 많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르히 미르니/생태학자 : "1986년 여름 체르노빌 지대에서 측정한 방사선 수치와 비교해 보면, (지금은) 천 배가 줄어들었습니다. 이것은 모두가 알아야 하는 매우 중요한 사실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관광객들이 비행기에서 1~2시간 비행할 때와 같은 방사선에 노출되는 정도입니다."]

[앵커]

그런데 안전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죠?

[답변]

그렇습니다.

그린피스 등 환경 보호 단체들은 체르노빌 일대가 여전히 방사능 유출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발전소 인근에 있는 이 마을은 30년 넘게 방치돼 있습니다.

녹이 슨 관람차만이 덩그러니 남았을 뿐입니다.

자원 봉사자들이 구석구석 치워보지만, 역부족입니다.

더 큰 문제는 사고 당시 잔해들도 섞여 있어 방사성 물질 노출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BBC에 따르면 체르노빌 인근 연못에선 평상시 60배에 달하는 방사선 수치가 검출됐습니다.

[앵커]

논란이 있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관광산업을 활성화해 도시를 살려보겠다는 것일 텐데요.

그렇다면 주민들 입장에서도 도움이 될 테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체르노빌 인근 마을 주민들도 관광객 유치로 마을 경제가 다시 살아나기를 바라는 분위깁니다.

올해 85세인 이 여성은 여동생과 단둘이 살고 있는데요.

고향을 떠날 수 없어 이곳에 머무르고 있지만, 식수조차 구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오면서 상황이 나아졌습니다.

[하나/85세/주민 : "관광객들 덕분에 기름, 국수 같은 것들이 생겼어요. 그분들은 저희에게 필요한 물품들을 가져다주고 있어요. 정말 고마워요."]

우크라이나 정부는 올해 10만 명이 체르노빌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외신들은 체르노빌 관광이 여행자들에게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주민들에게는 경제적 도움을 준다고 전했는데요.

하지만 이와 함께 안전에 관한 우려도 크다며 연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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