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늘며 '신선 채소' 남아돈다
[경향신문] ㆍ손질된 ‘간편 채소’ 소비는 증가…정부, 공급과잉 막을 기획단 구성
대전지역 중소기업에 다니는 이모씨(27)는 원룸에서 혼자 생활한다. ‘다이어트’와 ‘건강’을 동시에 중시하는 이씨는 평소 채소를 많이 먹는 편이다. 하지만 이씨가 채소를 시장이나 마트에서 사는 일은 거의 없다. 대부분 용기를 열면 소량의 채소를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손질해 놓은 ‘간편 채소’를 사다 먹는다. 이씨는 “다양한 채소를 간편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1인 가구’가 채소를 포기 단위로 사는 것은 오히려 낭비”라고 말했다.
1인·맞벌이 가구가 증가하면서 채소가 남아도는 사태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막 수확한 신선 채소를 사다 먹기보다는 양이 적은 간편 채소를 사 먹는 사람이 늘면서 신선 채소 소비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1인 가구(562만가구) 비율은 28.6%, 맞벌이 가구(533만가구) 비율은 45.0%로 각각 사상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농촌진흥청의 ‘2018년 소비자패널분석’ 자료를 보면 가구당 배추 구매액은 2016년 2만4275원에서 2017년 2만2897원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가구당 포장김치 구매액은 2015년 1만7801원에서 2016년 2만2177원, 2017년 2만6170원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신선 채소의 소비 감소로 나타나고 있는 채소 과잉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채소산업발전기획단’을 구성, 운영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농식품부는 기획단을 통해 채소 소비 감소의 구체적인 실태와 원인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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