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기요금 원가공개?..논란 확산에 물러선 한전

세종=권혜민 기자 입력 2019.06.12. 16:15

한국전력이 올 하반기부터 영업기밀이라던 전기 공급원가를 공개하겠다고 밝히며 전기요금체계를 둘러싼 파장이 커지고 있다.

권기보 한전 영업본부장은 지난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공청회'에서 "하반기부터 전기요금 산정 원가 구성과 도·소매가격 등을 요금 청구서에 기재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원가는 산업용, 주택용, 농사용 등 용도별로 차이가 있다"며 "공급원가를 포함해 전기요금에 대한 투명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했다.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누진제 개편 공청회서 "용도별 원가 공개 추진" 밝혀..파장 커지자 "요금 구성 정보 알리겠다는 취지" 해명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누진제' 관련 주택용 전기요금 개편 공청회에서 강승진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오른쪽 두번째)가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한국전력이 올 하반기부터 영업기밀이라던 전기 공급원가를 공개하겠다고 밝히며 전기요금체계를 둘러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적자 누적 상황에서 누진제 개편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자 한전은 국민 '알 권리' 차원에서 발전·송배전·판매비용 등 요금 구성 내용을 소비자에게 안내하겠다는 취지라고 선을 그었다.

권기보 한전 영업본부장은 지난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공청회'에서 "하반기부터 전기요금 산정 원가 구성과 도·소매가격 등을 요금 청구서에 기재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원가는 산업용, 주택용, 농사용 등 용도별로 차이가 있다"며 "공급원가를 포함해 전기요금에 대한 투명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했다.

한전은 용도별 원가를 원가보상률 개념으로 2012년까지 공개하다가 영업기밀 등을 이유로 비공개로 전환했다. 현재 전기요금 고지서에서는 전기 사용량과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부가가치세 △전력산업기반기금 등 항목별 요금 청구 내역만 확인 가능하다.

권 본부장의 발언은 전기요금 정보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를 주제로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날 패널 토론에 참여한 강승진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는 "송전비용과 발전비용, 판매원가, 정책비용 등 소비자가 요금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알게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를 온전히 투명성 강화 차원으로 이해할 수만은 없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지금까지 한전이 원가 이하로 판매되는 전기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펼쳐왔기 때문이다. 이른바 '두부(전기요금)가 콩(원가)보다 싸다' 논란이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지난 1월 "지난해 원가 이하로 판 전기가 4조7000억원 정도"라며 왜곡된 전기요금 체계 정상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원가 정보를 공개할 경우 원가보다 낮게 책정된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누진제 개편에 대한 불만으로도 읽힌다. 전기가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되는 대표 사례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 1단계이기 때문이다. 현재 주택용 전기요금은 월사용량에 따라 △200㎾h 이하(1단계) 93.3원/㎾h △201~400㎾h 이하(2단계) 187.9원/㎾h △400㎾h 초과(3단계) 280.6원/㎾h의 요금을 낸다. 1단계 요금은 원가의 약 90% 수준으로 추정된다.

현재 정부는 여름철에 누진구간을 확대하거나 누진단계를 축소, 누진제를 전면 폐지하는 3가지 방안을 놓고 개편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누진제 폐지 안을 제외한 2가지 안은 모두 국민 부담이 줄어드는 대신 한전이 손실을 보게 되는 구조다. 적자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재무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 한전은 개편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한전은 12일 해명자료를 냈다. 전날 발언이 있었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발전비용, 송전비용, 배전비용, 판매비용 등 전기요금 산정에 들어가는 구성요소를 밝힐 필요가 있다는 뜻이었다"고 밝혔다. 주택용, 산업용, 일반용, 농업용 등 용도별 원가를 공개하겠다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물러선 것.

이 과정에서는 용도별 원가 공개가 이뤄질 경우 원가 대비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을 내던 소비자의 항의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전기요금은 원가 외에도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 정책적 목적을 반영해 결정되는 만큼 용도별로 차이가 있다. 권 본부장도 발언 당시 "공급원가의 용도별 차이에 대해 국민의 수용성 문제가 있어서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를 통해 최대한 공개할 방침"이라고 했다.

세종=권혜민 기자 aevin54@mt.co.kr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