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南北美, 6·12 1주년에 친서·조문·연설로 소통..교착반전 주목(종합)

입력 2019.06.1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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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전혀 대화없던 것 고려하면 새 가능성 열려..상당히 고무적"
北, 김여정 보내 판문점서 故이희호 여사 조의전달..정의용과 대화내용 주목
트럼프, 김정은 친서 받은 사실 공개 (PG) [장현경, 권도윤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맞은 12일 남북미 3국의 최고지도자들이 친서 전달과 공개, 조의 전달, 연설 등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소통해 한반도에서 정세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12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면서 교착상태인 비핵화 협상의 분위기가 반전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공교롭게도 싱가포르 회담 1주년인 12일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인 고(故) 이희호 여사 별세와 관련한 북측의 조의전달을 계기로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만날 예정이어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 관심거리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는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2차 정상회담의 결렬 이후 북미가 이렇다 할 직접 소통을 하지 못하며 협상의 동력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나왔다.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아름답고 따뜻하다"고 묘사한 점에 비춰 싱가포르 합의 이행의 의지를 비롯한 긍정적인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하노이 회담 결렬에도 불구하고 북핵 협상의 가장 중요한 동력이 됐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신뢰는 훼손되지 않았다는 점이 다시 확인되면서 3차 정상회담을 향한 '톱다운' 외교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위원장의 친서는 이전에도 지지부진하던 비핵화 협상의 분위기 반전을 이끄는 신호탄이 된 적이 있다.

작년 11월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북미 고위급회담이 전격 연기되는 등 북미협상이 난항을 겪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1월 2일 김 위원장에게서 친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을 시작으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급물살을 탔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이날 서울에서 한 연설에서 이와 관련, "그동안 전혀 대화나 콘택트(접촉)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북미 간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북한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국과의 대화 시한을 올해 연말까지로 못 박고 '셈법'을 바꾸라고 요구하는 대미 압박 행보에서 벗어나 다시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을지는 예단하기 힘들다.

북한은 미국에게 새 계산법을 들고나오는 게 먼저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은 미동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국은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압류하고 국무부 홈페이지를 통해 대북제재 위반 사례를 신고하면 500만 달러의 포상금을 지급한다는 포스터를 게재하는 등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북한은 이날도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제2차 조미수뇌회담이 파탄된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에 있다"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북한은 이날 오후 5시 판문점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을 통해 고 이희호 여사 별세와 관련한 조화와 조의를 전달할 예정인데,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생각을 파악할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호 통일부 차관이 직접 김여정 제1부부장을 맡으러 나갈 예정이어서 조의 전달을 넘어서는 의미 있는 대화가 오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김 제1부부장은 작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북한 대표단으로 남쪽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 등과 면담하고 한반도가 평화모드로 진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다만 북한이 조문단을 서울로 파견했다면 이 계기에 남북 당국간에 보다 허심탄회한 대화가 가능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에서 열리는 포럼에서 할 기조연설의 내용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 6·12 정상회담 1주년에 맞춰서 하는 이번 연설을 통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남북관계 발전을 추동하기 위한 구상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

문 대통령이 2017년 독일 쾨르버 재단 초청 연설 당시 내놓은 '베를린 구상'이 지난해 시작된 정세 변화의 초석이 됐듯이 '오슬로 구상'도 정체된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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