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10대 폭행치사 가해자들의 황당한 이유.."심심해서 때렸다"

황희규 기자 입력 2019. 6. 1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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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한 직업전문학교에서 만난 A군(18) 등 10대 4명, 이들은 지난해 4월 광주 북구에 사는 B군(19)과 함께 원룸에서 지내기 시작했다.

여느 때처럼 A군 등은 광주 북구 한 원룸 안에서 그저 심심하다는 이유로 B군을 놀리며 폭행했다.

경찰은 B군에 대해 부검을 진행하고 있으며, A군 등에 대해서는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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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으로 시작해 상습 폭행으로 숨져
가해자 4명 영장 실질심사 포기
광주 한 원룸으로 들어가는 가해자들의 모습.(광주지방경찰청 제공) © 뉴스1

(광주=뉴스1) 황희규 기자 = 광주의 한 직업전문학교에서 만난 A군(18) 등 10대 4명, 이들은 지난해 4월 광주 북구에 사는 B군(19)과 함께 원룸에서 지내기 시작했다.

비슷한 처지에서 동고동락했던 이들이 어쩌다 한명의 꽃다운 생명을 죽음으로 내몰았던걸까.

처음에는 장난으로 한대씩 때리던 것이 상습 폭행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B군을 주먹으로 때리고, 쓰러트린 뒤 온몸을 발로 차고, 그것도 부족해 방에 있는 철제 목발과 우산으로 B군을 향해 휘둘렀다.

이유가 황당했다. 심심해서, 시킨 심부름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마구 때렸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9일 새벽. 여느 때처럼 A군 등은 광주 북구 한 원룸 안에서 그저 심심하다는 이유로 B군을 놀리며 폭행했다.

10대들은 B군이 안 놀리면 안 놀린다고 때리고, 놀리면 놀림 받은 친구가 때렸다.

이들은 이날도 B군에게 다른 친구를 지목하며 "야 쟤 때리면서 놀려. 쟤 부모님 욕해봐"라며 무료함을 달랬다.

B군의 심정은 이래도 맞고 저래도 맞은 상황이라 A군이 시키는 대로 다른 친구를 쉽사리 놀리지 못하자 A군은 "왜 놀리지 않느냐?"며 B군을 가차 없이 쓰러트리고 온몸을 발로 차는 등 폭행을 가했다.

가해자 중 한 명이 쓰러져있는 B군의 가슴 부위를 발로 차려고 하자 B군은 고통스러워하며 몸을 웅크렸고, 가슴을 향하던 가해자의 발은 그대로 B군의 머리를 가격, B군은 결국 의식을 잃었다.

10대들은 당황하며 숨을 쉬는지 확인하고 심폐소생술을 하기도 했지만, B군은 결국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날 오전 1시30분쯤 B군이 숨졌다는 것을 알게 된 10대들은 약 2시간을 고민하다 '현장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에 렌터카를 타고 자신들의 고향인 전북 순창으로 도주했다.

얼마쯤 달렸을까. 이들은 범죄를 숨기려는 의도였는지 다시 원룸으로 돌아가 집 안에 있던 소지품과 B군의 휴대폰을 들고나와 다시 고향으로 향했다.

이들은 이 사실을 부모에게 알렸고 다음날인 10일 오후 10시40분쯤 순창경찰서에 찾아가 "광주 한 원룸에 우리가 때려 죽은 친구 시신이 있다"고 자수했다.

사건 내용을 전달받은 광주 북부경찰서 형사과 강력팀 형사들은 해당 원룸으로 출동, 원룸 안에는 B군이 운동복 하의만 입은 채 반듯하게 누워 숨져있는 것을 확인했다.

강력팀은 시신을 확인하고, 순창경찰서로부터 이들을 인계받았다.

10대들은 경찰 조사에서 그동안 B군을 오랜 기간 동안 괴롭혀왔던 것을 털어놨다.

경찰은 지난 11일 A군 등 10대 4명을 상대로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가해자들은 변호사를 통해 경찰과 법원에 실질심사 포기 서류를 제출했다.

경찰은 B군에 대해 부검을 진행하고 있으며, A군 등에 대해서는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h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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