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여섯살 손녀를 품에서 놓지 않았다

부다페스트/표태준 특파원 입력 2019. 6. 13. 03:05 수정 2019. 6. 13.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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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뉴브강 유람선 인양할 당시 선실서 꼭 끌어안은 두 사람 발견
가해 선박 선장, 보석으로 풀려나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허블레아니호가 인양된 지난 11일(현지 시각) 객실 입구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김모(6)양은 숨진 외할머니가 끌어안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 구조대 관계자는 12일 "시신 수습을 위해 선실로 진입한 구조대원이 나이 많은 여성이 팔로 아이를 안고 입구에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신원 확인 결과 김양과 김양의 외할머니로 확인됐다"고 했다.

인천에 사는 유치원생인 김양은 어머니(38), 외할아버지(62), 외할머니(60)와 함께 가족 여행을 왔다가 침몰 사고로 숨졌다. 김양과 김양의 외할머니는 11일 30대 여성과 함께 지하 선실 입구에서 발견됐다.

허블레아니호 수색 작전에 참여했던 헝가리 대테러청 관계자는 "이들 3명은 선실에 있다가 배에 물이 차오르자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려 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함께 발견된 30대 여성은 여행사 소속 여행 가이드로 확인됐다. 앞서 김양의 어머니는 지난 5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헝가리 법원은 가해 선박 바이킹시긴호의 우크라이나인 선장 C(64)씨에 대한 조건부 보석을 허가했다. C씨는 지난달 29일 밤 앞서가던 허블레아니호를 추돌한 후 구금됐다. 검찰은 C씨를 과실에 의한 다수 살해 혐의로 기소했다. 법원은 보석금 1500만포린트(약 6200만원), 전자발찌를 부착하고 부다페스트를 벗어나지 않는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했다. 검찰이 항고했지만 기각돼 풀려났다. C씨는 무죄를 주장하고 있으며 사고와 관련해 일절 진술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양된 허블레아니호는 11일 오후 사고 현장에서 30여㎞ 떨어진 체펠섬으로 옮겨졌다. 한국 정부는 12일 헝가리 당국과 함께 허블레아니호 선체를 다시 수색하고 있다. 11일 수색 당시 선체에 물과 진흙이 차 있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실종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현재 허블레아니호에 탑승했던 한국인 33명 중 생존자는 7명, 사망자 22명, 실종자 4명이다. 선체가 인양된 이후 실종자 수색 주관 기관은 헝가리 대테러청에서 경찰청으로 넘어갔다. 송순근 주(駐)헝가리 대사관 국방무관은 "헝가리 경찰과 협조해 마지막 실종자 한 명이 발견될 때까지 수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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