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차려보니 수천만 원 '휙'.."가정도 파탄났다"

손은민 2019. 6. 1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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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요즘 여기저기서 '성인 PC방'이라는 간판을 쉽게 볼 수 있죠.

작고 허름해 보이는 곳이지만, 하룻밤에 수 천만원에서 수 억원이 오가는 불법 도박이 성행 한다고 합니다.

중독성을 무기로 주택가 까지 파고들고 있지만, 단속이나 적발이 쉽지 않다고 하는데, 그 실태를 손은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대구의 한 주택가.

곳곳에 '성인 전용'이라고 내건 PC방들이 눈에 띕니다.

50대 남성 A씨는 재미삼아 이런 PC방에 들렀다가 도박에 빠지면서, 지난 석 달간 1억 5천만 원을 썼습니다.

대출까지 받아 게임머니를 충당했고, 지인에게 수천만원을 빌리기도 했습니다.

[A씨 아내] "돈을 잃을 만큼 잃었고, 가정도 뭐 파탄 나기 일보 직전이고. 하룻밤에 1천만 원, 2천만 원 잃는다는 건, 카지노나 이런 데하고 다를 게 뭐가 있냐는 얘기죠."

PC방 운영자들은 순식간에 수백, 수천만 원을 날리는 건 일도 아니라고 말합니다.

[성인 PC방 운영자] "(게임당) 1분, 1분도 안 걸리죠. 한 20초, 30초." ("제한은 없어요?") "무한정이에요. 내가 1억 원 충전하고 싶다 그러면, 1억 원 송금해주면 돼요."

현금이 오가는 건 불법이지만, PC방 주인에게 돈을 주거나 송금하면 게임머니가 충전돼 도박을 하고, 이기면 현금으로 바꿔줍니다.

이런 PC방들은 본사격인 도박업체에 신청해 사이트와 아이디를 받은 뒤, 손님과 업체를 연결해주고 수수료만 챙깁니다.

어린이집 바로 옆에도 이렇게 도박 전용 PC방이 자리 잡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500미터 반경 안에만 성인 PC방이 무려 16곳에 달했습니다.

이들 도박 PC방은 전용계좌와 대포폰 등으로 단속에도 철저히 대비하고 있어, 적발이 쉽지 않습니다.

[문체부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 "단속이 이뤄진다 해도 그쪽(게임제공업체)에서 서버를 내린다든지, 접속을 차단하면 그 흔적을 확인하기 어렵거든요."

단속 사각지대로 방치된 사이 불법 도박 PC방은 우후죽순 주택가 골목까지 파고들고 있습니다.

[성인 PC방 운영자] "스트레스 풀러 오는 사람은 (100명 중에) 한 명이고. 중독이에요, 99%가. 여기에 중독돼 있는 사람들이에요."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대구))

손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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