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만에..한·미 올해 성장·실업률 동반 역전 가능성
한국, 3분기 연속 성적 뒤져
"소주성 정책 전면 전환 힘들면
최저임금만이라도 동결 필요"
지난해 한국과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역전된 데 이어 올해는 실업률에서도 한국과 미국의 지표가 역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연 단위로 한·미 성장률·실업률이 동반 역전된 것은 지금까지 1998년 외환위기 때가 유일하다.
1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0년 5.91%포인트까지 벌어졌던 한·미 실업률 격차는 8년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격차가 줄더니 지난해에는 0.07%포인트(한국 3.83%, 미국 3.9%)까지 좁혀졌다.
선진국은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실업률이 높은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양국 실업률 역전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9년 이후 한국의 연도별 실업률이 미국보다 높았던 때는 외환위기가 한국을 강타한 1998~2000년뿐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취업자 수를 늘리려고 정부 재정을 투입하니 비경제활동인구가 새롭게 고용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데, 이것이 역설적으로 실업률은 더 높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소득주도성장의 전면적인 방향 전환이 어렵다면 적어도 내년도 최저임금만이라도 동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 성장률은 미국에 추월당했다. 지난해 미국의 성장률은 2.86%로 한국(2.67%)을 앞선다.
OECD는 최근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을 2.6%에서 2.8%로 상향 조정한 반면 한국은 기존 2.6%에서 2.4%로 떨어뜨렸다.
OECD 전망대로라면 경제 규모는 한국의 12배, 인구는 6배나 더 많은 미국이 한국보다 2년 연속 성장률을 앞서게 되는 셈이다.
문제는 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성장률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아예 ‘마이너스’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를 기록하는 등 한국 경제의 ‘역주행’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는 경제 여건이 개선된 것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 전쟁 등으로 대외 악재가 커지고, 반도체 수출마저 감소세로 돌아섰다”며 “일반적으로 성장률이 떨어지면 실업률이 올라간다는 점에서 한·미 성장률·실업률 동반 역전 현상이 오래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