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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며 사 먹은 '회장님표' 김치.."성과급도 김치로"

장준성 입력 2019.06.17 19:58 수정 2019.06.17 21: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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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태광그룹 오너 일가가 자신들이 운영하는 골프장의 직원들을 동원해 김치를 만들고 이걸 그룹 직원들에게 비싼 값을 받고 사실상 강매해 왔다는 공정위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직원들에겐 성과급 대신 김치를 지급하고 오너 일가는 막대한 차익을 고스란히 챙겼다고 합니다.

장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 소유인 휘슬링락 골프장.

태광그룹은 2013년 가을, 갑자기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김치를 담그기 시작했습니다.

캐디와 코스 관리 요원들도 동원됐습니다.

[당시 골프장 관계자] "제 기억으로는 매년 한 2, 30톤인가, 그 정도 담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배추김치도 하고 나중에 알타리무(총각무) 김치도 했어요."

이듬해부터는 아예 인근 공장에서 매년 수십 톤씩 생산했습니다.

이렇게 2년 동안 담근 '골프장 김치'는 512톤, 무려 95억 원 어치.

누가 다 사 먹었을까.

그룹 내 19개 계열사가 일제히 나서서 사들였습니다.

공정위 조사 결과, 19개 계열사는 사내근로복지기금, 복리후생비 등 회삿돈으로 김치를 사들인 뒤, 성과급 등의 명목으로 직원에게 지급했습니다.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직원용 쇼핑몰에 '김치포인트'까지 만들어 직원 1인당 19만 점씩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김치 가격은 10kg당 19만원, 시중 김치보다 최고 2~3배 비쌌습니다.

오너가 소유한 회사의 이익을 키우기 위해 계열사가 비싸게 김치를 산 것으로 공정위는 판단했습니다.

[김성삼/공정위 기업집단국장] "일단 직원들에게 김치 포인트를 줘놓고, 살 사람들에 대해서, 휘슬링락 골프장에 명단 제출해서 김치 사는 것처럼 하고, 사후 정산으로 포인트를 빼 가는 식으로 했습니다."

태광 계열사들은 또 총수 일가가 100% 출자한 와인 유통회사에서 와인도 46억원 어치를 사들였습니다.

이렇게 김치와 와인을 통해 이호진 전 회장 일가가 벌어들인 돈은 최소 33억원이라고 공정위는 밝혔습니다.

태광 측은 "김치와 와인은 실제 직원 복지를 위해 쓰였다"며 "행정소송을 통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반박했습니다.

[박찬대 의원·김기유 태광 경영기획실장/2016년 국정감사] "김치를 복지성으로 구매해주고 있습니다. (복지성으로요? 19만5천원에 구매해오고 있어요. 이 가격 틀립니까?) 네. 프리미엄 김치를 대비해서 거기에 준해서 책정을 했습니다."

공정위는 이호진 전 회장과 계열사들을 검찰에 고발하고, 과징금 21억 8천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한편 태광이, 공정거래위원회 직원들에게 골프 접대를 한 의혹이 제기됐었는데, 여기에 대해 공정위는 아직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고 진전된 것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장준성입니다.

(영상취재 : 권혁용, 영상편집 : 장동준)

장준성 기자 (tomtom@m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