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화되는 韓日 '수소경쟁'.. "한국 견제하는 일본"

CBS노컷뉴스 송영훈 기자 2019. 6. 18.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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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韓中 빼고 미국·EU와 수소연대 선언
주요 경쟁국인 한국 견제 나선 일본
업계와 정부 "원론적 수준..韓 준비 잘 됐다"
전문가 "한국, 중국빼고 수소경제 실현 어려워"
현대차, 이미 각국 에너지, 인프라 기업과 손 잡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소 사회 실현을 위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본이 정부 주도로 '수소경제 연대'를 추진하는 등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

특히 일본은 수소경제의 주요 경쟁국인 한국과 중국을 배제한 채 미국, EU와 동맹을 추진하는 등 노골적인 견제에 나섰다. 다만 업계와 전문가는 이러한 일본의 조치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한국도 이미 정부와 업계를 중심으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데다 한국과 중국을 배제한 채 수소 사회 실현이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 노골적 견제 나선 日… "주도권 잡으려는 신경전"

일본이 수소경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선제적 행동에 나섰다. 그 첫 번째로 주요 경쟁국인 한국에 대한 견제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15일, G20 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G20 에너지환경 장관회의에서 미국 에너지부, EU 에너지총국과 함께 별도 회의를 열고 수소 에너지 기술 개발에 대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수소경제의 주요 경쟁국인 한국은 물론 가장 큰 시장으로 예상되는 중국을 배제한 채 '수소경제 연대'를 선언하는 등 노골적인 견제에 나선 것이다.

이날 일본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은 "수소와 연료전지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일본, 미국, EU가 협력을 강화해 세계를 주도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공동선언에는 구체적으로 '수소전기차에 들어가는 수소탱크의 규격과 수소충전소 안전 기준 등에 대한 국제 표준을 만든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일본의 이러한 조치에는 그 어느 때보다 수소경제 논의가 활발한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G20 정상회의를 맞아 수소경제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앞서서도 정부 차원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을 '수소올림픽'으로 선전하는 등 기선 잡기에 나선 상태였다. 토요타가 2014년 개발한 수소전기차 '미라이'의 1호 고객도 아베 신조 총리였다.

◇ 수소위원회 이끄는 한국… "韓中 빼고 수소사회 실현 어려워"

결국 수소경제 실현을 두고 한국과 일본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다만 정부는 물론 업계와 전문가들도 한국을 배제한 일본의 '수소경제 연대' 선언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원론적인 선언에 그친 데다 한국과 중국을 배제한 채 수소 사회를 실현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의 한국 견제 수준으로 보인다"며 "수소경제는 수소전기차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프라 구축과 수소 생산도 포함되는데 이미 현대자동차가 이끌고 있는 수소위원회에 해당 민간 기업이 모두 들어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술표준화 역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APEC 오토모티브 다이얼로그'에서도 논의하는 등 다양한 논의 채널이 많다"며 "일본이 주도한다고 해서 (수소경제에서) 다른 나라가 한국을 쏙 빼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미국과 EU, 일본 간 의견이 달라 애초 추진했던 양해각서(MOU)가 아닌 원론적인 선언 수준에 그쳤다"며 "미국과 EU 입장에서도 시장 추가 확대를 위해 중국이나 한국과도 연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국은 이미 수소경제를 이끄는 주요 국가로 분류된다. 일본의 노골적인 견제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계 수소경제를 이끄는 '수소위원회'는 현재 현대자동차가 공동 회장사를 맡아 이끌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출범한 수소위원회는 현대차 외에도 도요타, 프랑스 가스회사 '에어리퀴드', 다국적 에너지기업 '엔지' 등 글로벌 수소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각국의 주요 수소기업이 이미 수소위원회를 토대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에어리퀴드, 엔지와 함께 2025년까지 프랑스에 수소전기차 5,000대(상용차 포함)를 수출하는 MOU를 맺기도 했다. 수소차 제작사인 현대차와 충전소를 만드는 에어리퀴드, 수소를 생산하는 엔지가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당시 큰 관심을 받았다.

상용 수소전기차에 쓰일 충전부품 개발을 위한 MOU도 맺은 상태다.

현대차는 에어리퀴드, 수소 충전 설비회사인 넬(NEL), 수소전기트럭 회사 니콜라(NIKOLA), 에너지 및 석유화학 그룹 쉘(Shell), 도요타와 등 6개 사(社)와 함께 상용 수소전기차의 대용량 고압충전 표준 부품 개발도 진행 중이다.

수소경제를 두고 한국과 일본의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현대차도 계속해 협력관계를 넓혀갈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14일 열린 수소위원회 만찬 자리에서도 "수소에너지에 기반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글로벌 민관협의체에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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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송영훈 기자] 0ho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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