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황교안 "패스트트랙 상정 철회하면 국회 들어가겠다" [세계초대석]

곽은산 입력 2019.06.18.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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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 선거법·공수처 설치법 민주주의에 반해 / 그걸 협의하고 통과시킬 생각 전혀 없어 / 문 대통령께 민생 현장 전달하고 싶었다 / 안보문제 심각.. 걱정·대안 말하고자 해 / 막말이 아닌데 막말처럼 덧씌운 것 많아 / 국민께 걱정·심려 끼치는 표현 자제해야 / '공정한 공천, 이기는 공천' 총선 공천 큰 틀 / 국민이 당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게 중요
“국회를 정상화하려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상정을 철회하고, 이 과정에서 국회의 비민주적 운영을 끌어왔던 분들은 사과해주십시오. 그렇게만 하면 우리는 바로 국회에 들어가겠습니다.”

제1야당 자유한국당을 이끄는 황교안 대표는 18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를 철회해야 국회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황 대표는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선거법(개정안)이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은 민주주의에 반하는 잘못된 법”이라며 “그걸 협의하고 통과시킬 생각이 전혀 없다”고도 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독재’라는 표현을, 선거법 개정안에 찬성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을 겨냥해서도 ‘2중대, 3중대, 4중대’라는 표현을 각각 사용해 강하게 비판했다. 말투는 유한 듯했지만, 선택한 언어에는 날이 서 있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 내 접견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그는 정치를 정의해 달라는 말에 “정치인의 진정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며 “정치인들은 말만 많이 하는 사람으로 국민에게 오해가 심어져 있는데 이건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재문 기자
황 대표는 무산된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과 관련해선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고 어떻게 하면 경제를 살릴 것이냐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말씀드리고 토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이뤄진 대표실 내 접견실 벽에는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세 명의 전직 대통령 사진이 걸려 있었다. 다음은 황 대표와의 일문일답.

―취임 100일, 정치 입문 150일이 조금 지났는데, 소회를 밝혀달라.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서 한국당이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당으로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는데 쉽지 않았다. 그래도 제일 의미 있는 일은 당에 계파분쟁이 거의 없어진 것이다. 지금 계파에 따라 움직이는 분들은 안 보인다. 옛날에 얘기하던 것이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거기 지금 리더가 있느냐, 없다. 또 친홍(친홍준표), 지금 당 안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 거 같지 않다. 또 하나는 이제 한국당이 힘을 합쳐 이 정권의 폭정을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게 의미가 크다. 힘을 모아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해온 게 국민들에게 나름대로 평가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독한 말’ 등으로 강경보수 이미지가 굳어졌다는 지적도 적지 않은데.

“제가 강성 보수다? 인터넷을 보면 ‘너무 부드럽다. 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더 싸워라’고도 말한다. 강성 보수라는 평가를 받으니 좋다(웃음). 주변에서 저를 두고 ‘외유내강’이라고 많이 말한다. 유연하게 할 때는 유연하게, 그러나 강하게 해야 될 때는 강하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강경 보수 이미지에 외연 확장과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지금 수도권에서 한국당에 대한 지지율이 기대만큼 나오진 않는 거 같다. 하지만 총선까진 10개월 남아 있고 변화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드리면 수도권도 우리가 이길 수 있다.”
―취임 일성으로 ‘싸워 이기는 정당’, ‘대안을 가지고 일하는 정당’, ‘미래를 준비하는 정당’을 내세웠는데, 평가하자면.

“‘정부도 못하지만 한국당도 참 못 싸운다’, ‘소재가 많은데 그걸 다 흘려보내고 있다’ 그런 말들이 많았다. 그런 말이 많다는 건 한국당이 국민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봤다. 당에 처음 들어와 맨 처음 치른 ‘전쟁’이 보궐선거였다. 두 곳 중 한 곳은 우리가 압승했고, 한 곳은 504표차로 아슬아슬하게 졌다. 당이 하나되면 아무리 어려운 지역구에서도 이길 수 있는 길이 보인다는 희망을 봤다. ‘대안 정당’은 정책을 갖고 싸우는 두 번째 과정이다. 2020경제대전환 프로젝트와 안보실정특위로 정권의 경제와 안보 실정을 국민에게 낱낱이 알릴 것이다. ‘미래가 있는 정당’을 위해 인재 영입도 계속 노력 중이다.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이라 할 수 있는 청년과 당의 큰 취약계층이라 말할 수 있는 여성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1대1회담이 불발됐는데, 대통령을 만나 꼭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나.

“민생투쟁대장정을 다녀보니 1960년대 정치판에서나 들을 수 있었던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말이 나왔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축소 등의 정책이 일선 현장의 경제를 무너뜨리고 민생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말을 많이 했다. ‘대통령께서 한번 현장에 가보시라. 그래서 잘못됐으면 정책을 바꿔 살게 해주셔야 될 거 아니냐’는 민생의 울부짖는 목소리를 전달해드리고 어떻게 하면 경제를 살릴 것이냐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전부 말씀드리고 토론하고 싶었다. 안보문제도 정말 심각하다. 최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 주한 대사들을 만나 나눈 이야기를 토대로 안보에 대한 걱정과 대안 이런 걸 말하고자 했다.”
―국회가 60일 가까이 안 열렸는데, 한국당의 무리한 주장과 황 대표의 장외투쟁이 협상을 더 어렵게 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패스트트랙을 태운 행태를 보라. 그냥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여당이 제1야당 말을 듣기는 하겠다는 건가. 듣는 형식을 취해 국회가 열릴 수 있도록 하는 형식적 요건을 갖춰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선거법도 2중대, 3중대, 4중대(다른 야당을 겨냥한 듯)와 함께해 민주당이 원하는 그런 정치지형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우리하고 충분한 협의가 됐나. 최소한의 협의도 제대로 안 된 상태다. 그런 상태에서 여권이 보이는 행태는 대화하겠다는 태도가 아니다. 그냥 의석수로 짓눌러서 자기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하니 독재라고 얘기하는 것이고, 그런 얘기를 하면서 우리가 장외로 나온 거다. 국회 파행 책임은 대통령과 여당에 있다. 국회를 정상화하려면 패스트트랙 상정을 철회하라. 이 과정에 국회의 비민주적 운영을 끌어왔던 분들은 사과하라. 그렇게만 하면 우리는 바로 국회에 들어간다. 당의 이해가 아니고 원칙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 원칙이 무너진 국회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겠나. 원칙을 안 지키고 나가서 불법세력과 함께 지낼 수가 있는 것인가.”

―장제원 의원 등 당 내부에서도 국회 등원 필요성을 제기하는데.

“지금 당 안에서도 한두 명이 국회로 들어가자 이런 얘길 많이 한다. 충정을 잘 안다. 그렇지만 의미 없는 국회가 열려봐야 뭐하겠는가. 선거법이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은 민주주의에 반하는 잘못된 법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협의하고 통과시킬 생각이 전혀 없다. 길이 보이지 않으면 지금 들어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그런 점에서 대다수의 당내 의원들은 뜻을 같이한다.”

―황 대표가 추진하려는 당 개혁 또는 정당 혁신의 포인트는 무엇인가.

“변화다. 국민이 ‘자유우파’에 대해 원하는 건 변화다. 사람과 정책, 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하다. 의원정수 10% 줄이는 한국당 안처럼 내 것만 찾는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이 필요한 것을 찾아가는 역량 있는 국회를 만들자는 것이 우리 주장이다. 인재영입한다니 공천경쟁이 더 앞으로 당겨지는 거 아니냐는 걱정을 하는데 인재영입은 공천 자원을 확보하려는 게 아니다.”
―막말 때문에 수차례 사과했는데, 당내 막말 논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건가.

“먼저 막말이라는 말을 할 때 대상이 된 것이 과연 막말인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할 거 같다. 언론에서 왜 막말했다고 비판하면 그게 다 마치 막말인 것처럼, 그래서 징계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우리가 알아보니까 실제로 막말이 아닌데 막말처럼 덧씌운 것들도 많다. 다만 국민에게 걱정과 심려를 드리는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대처하겠다. 다만 어떤 언행이 국민에게 큰 심려를 드렸다면 그런 건 하지 말아야 한다.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다. 필요하면 제재를 할 수도 있다.”

―내년 총선 공천의 원칙은.

“‘공정한 공천, 이기는 공천’이 내년 공천의 큰 틀이다. 구체적인 기준에 관해서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지금은 우리가 공천이나 총선에 직접적인 일을 할 때가 아니다. (인적쇄신 요구도 많은데) 기본적으로 선거에서 이기려면 국민 마음을 얻어야 한다. 마음을 얻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지금 말한 것과 같은 그런 방법도 있을 것이다. 국민이 한국당을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할 거 같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에 대한 입장은 뭔가.

“나이도 많고 건강도 안 좋은데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가장 오래 수감돼 있다. 연세드신 분을 몸이 온전치 못한 상태에서 오래 가둬두는 것은 국민이 바라는 것이 아니다고 생각한다. (지난 전당대회 때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세모’ 표시를 했는데) 세모로 표시한 적이 없다. 표시할 방법이 없어서 중간 표시를 했다. (그 입장은 여전히 유효한가) 이제는 과거 이야기, 몇 년 전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니고 미래로 나가야 할 때라 생각한다.”
―밖에서 본 정치와 안에서 해본 정치, 어떻게 다른가.

“밖에서는 말하는 것도 평가하는 것도 쉽다. 실제로 정치를 맡아서 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치인에 대해 여러 지적을 하면서 마치 부도덕하거나 부족함이 많은 것처럼 평가하는데 저는 당 밖에서도 그런 생각 하지 않았고, 당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주변의 좋은 인재들에게 정치를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좋은 인재라 생각하는 분들이 정치 참여를 많이 할 수 있도록 권하고 있다. (정치관이 바뀐 건가) 정치관이 바뀐 건 아니다. 실제 정치인들이 하는 일들 하나하나 보면 밖에서 보는 것보다는 어려운 이들이 많다.”

대담=김용출 정치부장, 정리=이창훈·곽은산 기자 corazon@segye.com
 
황 대표는… ●1957년 서울 출생 ●성균관대 법학 학사·석사 ●사법고시 23회 ●창원지검·대검찰청·부산지검·부산고검 등 근무 ●법무부 장관(2013∼2015년), 국무총리(2015∼2017년), 대통령 권한대행(2016∼2017년) 역임 ●자유한국당 당대표(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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