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패스트트랙 상정 철회하면 국회 들어가겠다" [세계초대석]
제1야당 자유한국당을 이끄는 황교안 대표는 18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를 철회해야 국회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황 대표는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선거법(개정안)이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은 민주주의에 반하는 잘못된 법”이라며 “그걸 협의하고 통과시킬 생각이 전혀 없다”고도 했다.
―취임 100일, 정치 입문 150일이 조금 지났는데, 소회를 밝혀달라.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서 한국당이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당으로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는데 쉽지 않았다. 그래도 제일 의미 있는 일은 당에 계파분쟁이 거의 없어진 것이다. 지금 계파에 따라 움직이는 분들은 안 보인다. 옛날에 얘기하던 것이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거기 지금 리더가 있느냐, 없다. 또 친홍(친홍준표), 지금 당 안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 거 같지 않다. 또 하나는 이제 한국당이 힘을 합쳐 이 정권의 폭정을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게 의미가 크다. 힘을 모아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해온 게 국민들에게 나름대로 평가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독한 말’ 등으로 강경보수 이미지가 굳어졌다는 지적도 적지 않은데.
“‘정부도 못하지만 한국당도 참 못 싸운다’, ‘소재가 많은데 그걸 다 흘려보내고 있다’ 그런 말들이 많았다. 그런 말이 많다는 건 한국당이 국민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봤다. 당에 처음 들어와 맨 처음 치른 ‘전쟁’이 보궐선거였다. 두 곳 중 한 곳은 우리가 압승했고, 한 곳은 504표차로 아슬아슬하게 졌다. 당이 하나되면 아무리 어려운 지역구에서도 이길 수 있는 길이 보인다는 희망을 봤다. ‘대안 정당’은 정책을 갖고 싸우는 두 번째 과정이다. 2020경제대전환 프로젝트와 안보실정특위로 정권의 경제와 안보 실정을 국민에게 낱낱이 알릴 것이다. ‘미래가 있는 정당’을 위해 인재 영입도 계속 노력 중이다.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이라 할 수 있는 청년과 당의 큰 취약계층이라 말할 수 있는 여성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1대1회담이 불발됐는데, 대통령을 만나 꼭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나.
“패스트트랙을 태운 행태를 보라. 그냥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여당이 제1야당 말을 듣기는 하겠다는 건가. 듣는 형식을 취해 국회가 열릴 수 있도록 하는 형식적 요건을 갖춰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선거법도 2중대, 3중대, 4중대(다른 야당을 겨냥한 듯)와 함께해 민주당이 원하는 그런 정치지형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우리하고 충분한 협의가 됐나. 최소한의 협의도 제대로 안 된 상태다. 그런 상태에서 여권이 보이는 행태는 대화하겠다는 태도가 아니다. 그냥 의석수로 짓눌러서 자기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하니 독재라고 얘기하는 것이고, 그런 얘기를 하면서 우리가 장외로 나온 거다. 국회 파행 책임은 대통령과 여당에 있다. 국회를 정상화하려면 패스트트랙 상정을 철회하라. 이 과정에 국회의 비민주적 운영을 끌어왔던 분들은 사과하라. 그렇게만 하면 우리는 바로 국회에 들어간다. 당의 이해가 아니고 원칙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 원칙이 무너진 국회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겠나. 원칙을 안 지키고 나가서 불법세력과 함께 지낼 수가 있는 것인가.”
―장제원 의원 등 당 내부에서도 국회 등원 필요성을 제기하는데.
“지금 당 안에서도 한두 명이 국회로 들어가자 이런 얘길 많이 한다. 충정을 잘 안다. 그렇지만 의미 없는 국회가 열려봐야 뭐하겠는가. 선거법이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은 민주주의에 반하는 잘못된 법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협의하고 통과시킬 생각이 전혀 없다. 길이 보이지 않으면 지금 들어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그런 점에서 대다수의 당내 의원들은 뜻을 같이한다.”
―황 대표가 추진하려는 당 개혁 또는 정당 혁신의 포인트는 무엇인가.
“먼저 막말이라는 말을 할 때 대상이 된 것이 과연 막말인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할 거 같다. 언론에서 왜 막말했다고 비판하면 그게 다 마치 막말인 것처럼, 그래서 징계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우리가 알아보니까 실제로 막말이 아닌데 막말처럼 덧씌운 것들도 많다. 다만 국민에게 걱정과 심려를 드리는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대처하겠다. 다만 어떤 언행이 국민에게 큰 심려를 드렸다면 그런 건 하지 말아야 한다.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다. 필요하면 제재를 할 수도 있다.”
―내년 총선 공천의 원칙은.
“‘공정한 공천, 이기는 공천’이 내년 공천의 큰 틀이다. 구체적인 기준에 관해서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지금은 우리가 공천이나 총선에 직접적인 일을 할 때가 아니다. (인적쇄신 요구도 많은데) 기본적으로 선거에서 이기려면 국민 마음을 얻어야 한다. 마음을 얻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지금 말한 것과 같은 그런 방법도 있을 것이다. 국민이 한국당을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할 거 같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에 대한 입장은 뭔가.
“밖에서는 말하는 것도 평가하는 것도 쉽다. 실제로 정치를 맡아서 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치인에 대해 여러 지적을 하면서 마치 부도덕하거나 부족함이 많은 것처럼 평가하는데 저는 당 밖에서도 그런 생각 하지 않았고, 당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주변의 좋은 인재들에게 정치를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좋은 인재라 생각하는 분들이 정치 참여를 많이 할 수 있도록 권하고 있다. (정치관이 바뀐 건가) 정치관이 바뀐 건 아니다. 실제 정치인들이 하는 일들 하나하나 보면 밖에서 보는 것보다는 어려운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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