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숨 천천히 쉬며 '내알바(내려놓고, 알아차리고, 바라보기)'로 푸세요

박효순 기자 2019. 6. 18.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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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이상현 교수의 ‘마음챙김’ 비결
ㆍ스트레스 피할 수 없지만, 해석과 반응에 따라 삶에 활력
ㆍ흙탕물을 잠시 두면 저절로 맑아지듯이…생각도 잠시 두면 절로 맑아져

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한다.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요인들도 복잡다단하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오래 받은 사람들은 불안과 우울 등의 심리증상뿐 아니라 이를 해소하기 위한 폭식, 음주, 흡연, 격렬한 운동 등의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인다. 이러한 증상과 행동들은 몸의 컨디션을 해치고, 혈압과 혈당 조절을 방해하며, 심한 경우 심장과 혈관이나 체력 등에 큰 부담을 준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이상현 교수는 최근 병원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스트레스 받을 때 마음 다스리기’ 건강강좌에서 “스트레스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을 바로 알고 평소 자신만의 방법으로 슬기롭게 대처해 극복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스트레스로 인한 음주나 흡연 등은 삼가야 하며, 증상이 심하면 병원을 찾아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스트레스는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는 존재이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석하고 반응하느냐에 따라 스트레스가 자극으로서 삶에 새로운 활력을 줄 수도 있다. 스트레스에 짓눌리면 심한 우울증이나 불안증, 원인 모를 통증이나 저림증, 만성피로 같은 여러 가지 병증들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흙탕물 잠시 두면 저절로 맑아집니다. 생각도 잠시 두면 저절로 맑아집니다.”(강미정의 시 ‘잠시 두기’ 중에서)

이 교수는 이러한 시 구절을 인용하면서 “복잡한 생각들로 머리는 꽉 차 있고, 심한 스트레스가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면 숨을 천천히 쉬면서 ‘내알바’를 떠올려보세요”라고 말했다. ‘내=내려놓고, 알=알아차리고, 바=바라보기’의 앞글자이다.

이상현 교수가 심한 스트레스를 겪는 환자에게 마음을 치유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제공

■ 지금 여기에 ‘내려놓기’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내려놓는다. 그런데 무엇을 내려놓을까. 우선 수없이 떠오르며 자신이 나의 주인 행세를 하려는 생각을 내려놓는다. 머리 위에서 과거와 미래를 원숭이처럼 바쁘게 돌아다니는 생각을 가슴보다 아래로 ‘지금 여기에’ 내려놓는다.

■ 처음처럼 그대로 ‘알아차리기’

숨을 들이쉬면서 들숨을 알아차려 본다. 즉 알고 정신을 차려 깨닫기이다. 아이는 세상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처음처럼 대한다.

숨 쉬는 것을 처음 해보는 아이들처럼 숨을 들이쉬면서 코로 들어오는 공기를 그대로 알아차려 본다. 들숨뿐만 아니라 내 몸 어딘가에서 통증이란 신호가 오면, 그 통증 부위에 초점을 맞추어 알아차려 본다.

■ 고요히 머무르며 ‘바라보기’

우리는 불안 상태에 놓이면 빠르고 얕게 숨을 쉬는데, 내쉬는 숨이 특히 짧고, 들숨과 날숨 사이의 멈춤이 거의 없게 된다. 들이쉬는 숨만 빠르게 쉬는 호흡은 우리를 숨 막히게 한다. 제대로 숨을 쉬려면 들숨과 날숨 사이에 잠시 쉬는 것도 필요하다. 천천히 숨을 들이쉬었다면 저절로 들숨이 끝나는 점을 느끼며 그곳에 잠시 머물러 본다. 그 머무름에는 ‘고요’가 따라온다. 들숨과 날숨 사이의 멈춤 공간에서 ‘고요히 머무르며’ 무언가를 그윽하게 바라본다.

이 교수는 “내알바는 한편으로 ‘내 알 바 아니다’라는 부정적 말도 되지만, 이제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천천히 숨을 쉬며 마음을 챙기는 ‘내알바’를 실천하면서 마음챙김을 해보라”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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