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타고 1년 100일 출장"..IBS, '나랏돈 선심'·'쪼개기 계약'
[앵커]
국내최대규모 과학연구기관인 IBS의 부정채용 의혹, 어제(17일) 보도한데 이어 오늘(18일)은 이 기관의 돈 문제입니다.
정부 예산으로 비지니스석 타고 해외출장 100일 가서 A4 한장도 안되는 출장보고서 낸 교수가 이 기관에 있습니다.
이건 한가지 사례에 불과하고, 정부 예산을 이렇게 써도 되나, 하는 방만한 예산집행 행태가 부지기수입니다.
정아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IBS 산하 연구단의 한 교수.
연말이 되면 한 달씩 자신의 집이 있는 독일로 출장을 갑니다.
이 교수의 해외출장 보고서입니다.
비즈니스석을 타고 다녀온 출장 보고서는 간략한 일정과 본인 얼굴 사진이 전부입니다.
또 다른 교수의 출장보고서, 2017년에만 7차례, 100일간 해외출장을 갔습니다.
출장보고서는 다 합쳐서 A4 한 장 분량도 안됩니다.
KBS가 입수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특별 점검 보고서에도 "해외출장 예산 집행 여비 기준이 고위공무원 수준이다, 결과 보고서가 부실하다"고 지적합니다.
[IBS 특별점검 위원 : "긴 시간 동안 자주 갔을 때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고 공유가 안 된다고 하면 가야 될 이유가 무엇인가. 공공의 연구를 정부 돈으로 하는 측면에서 우려를 설명했던 부분입니다."]
예산을 쌈짓돈처럼 쓰기도 했습니다.
A 연구단장은 연구단 소속이 아닌 동료 교수 8명에게 허위견적서까지 만들어 재료비, 시험분석비 등 총 2억8천여만 원을 대줬습니다.
B 연구단장 역시 아는 교수 2명이 쓴 1억 4천여만 원을 재료비 명목으로 내줬습니다.
[과학계 관계자 : "그해에 소진을 못해버리면 그해에 예산이 깎인다는 거죠. 그렇다 보니까 그게 어떻게든 돈이 소진하려고 하다 보니 외부인들에게 쓰게 하고 그런 것 같은 문화인 것 같아요."]
실험장비를 살 때는 경쟁 입찰을 피하려고 계약금액을 잘게 쪼개거나 외부검증을 안 받으려고 적은 액수로 반복해서 사들인 게 6년간 100억 원이 넘었습니다.
[변재일/더불어민주당 의원 : "성실한 과학기술인들에 자긍심을 확보하는 길도 이번에 이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단해나가는 것이 자긍심 확보하는 길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기부는 외부 회계법인 등과 함께 추가 감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정아연입니다.
정아연 기자 (nich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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