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때리는 '박근혜 사람들'
[경향신문] ㆍ박 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이용만 하고 챙기지 않는다고 판단
‘박근혜의 사람들’로 불리는 인사들이 18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동시에 비판했다. 황 대표가 보수진영 지도자감이 아니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뿐 챙기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시각이다. 황 대표는 박 전 대통령 시절 법무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냈고, 이런 이력 덕분에 쉽게 제1야당 대표에 올랐다. 하지만 실상 둘 사이의 거리감은 상당하며, 이런 현실이 박근혜 남자들의 황교안 비판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정규재 펜앤마이크 대표 겸 주필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황 대표에 대해 “콘텐츠가 없다” “주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이에 써주지 않으면 말이 안 나온다”면서 “자기의 것이라고 할 만한 사상이 없다. 그냥 범생일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또 “당원들을 애 보듯이 한다. 대표가 단상에서 말하는데 단하에서는 빈정거린다”면서 “삼삼오오 모이면 황교안 걱정이다. 본인만 이 사실을 모른다”고 했다. 정 대표는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후인 2017년 1월 박 전 대통령과 마지막 인터뷰를 한 당사자다. 정 대표는 탄핵을 부정하는 대표적인 친박 유튜버이다.
대한애국당에 입당한 친박 중진 홍문종 의원도 이날 황 대표를 비판했다. 홍 의원은 한국당 탈당 국회 기자회견에서 “탄핵은 거대한 정치음모와 촛불 쿠데타 등으로 만들어진 거짓의 산으로, 날조된 정황이 갈수록 기정사실로 되고 있다”며 “‘탄핵 백서’를 제작해 기록의 왜곡을 막자고 반복해서 말했고, 황 대표에게도 이를 당부했으나 별다른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지금 황 대표 체제는 보수세력을 아우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많은 이들이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과 중요한 정치적 문제에 대해 상의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도 했다.
‘박근혜 호위무사’인 유영하 변호사도 황 대표를 저격한 바 있다. 유 변호사는 한국당 전당대회가 한창이던 지난 2월7일 TV조선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이 언젠가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만나고 싶다는 뜻을 교도소 측에 전해왔고 대통령께서 거절했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황 대표가 전당대회 선거사무실 호수가 박 전 대통령 수인번호인 ‘503’과 같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 전 대통령 수인번호까지는 모른다”고 답변한 것을 두고 “자기를 법무부 장관으로, 그리고 국무총리로 발탁한 분이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데 수인번호를 모른다는 말에 모든 것이 함축돼 있다”고 했다.
박근혜의 사람을 자처하는 인사들이 황 대표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리는 것은 박 전 대통령과 황 대표의 심리적 거리감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황 대표가 탄핵 국면은 물론 그 이후에도 박 전 대통령을 적극 방어하지 않고 정략적 목적으로만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박 전 대통령 생각이라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황 대표를 불신한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박 전 대통령 측이 법원에 형집행정지를 신청한 4월17일 황 대표는 이 같은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여성의 몸으로 오랫동안 구금생활을 하고 계신다”며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고 있지만, 박근혜 사람들의 비판에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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